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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C

중고차 판매 스타트업, 카바나

biumgonggan 2021. 9. 5. 20:01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자동차가 거래되는 나라가 어디일까요? 예상하셨듯이 미국입니다. 미국은. 신차뿐 아니라 가장 많은 중고차도 거래되는데요. 연간 거래량이 4,500만 대에 이를 정도 로어 마 어마 한 시장규모를 자랑하다 보니, 수많은 중고차 딜러들이 성업 중입니다. 그렇지만 이들의 운영방식은 대동소이하죠. 중고차를 사들여 손 본 다음, 전시장에 차를 세워뒀다가 손님에게 직접 보여주고, 수수료를 붙여 판매하는 식입니다. 하지만 중고차는 동일 모델에 연식이나 주행거리가 비슷하더라도 어떻게 사용했느냐에 따라 품질 차이가 있다 보니, 이러한 방식이 가장 보편적인 형태라 할 수 있는데요. 최근 이런 중고차 판매와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는 한 스타트업이 있습니다. 바로, 오늘 소개할 카바나입니다..

 

카바나는 2013년 미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설립된 중고차 판매업체입니다. 설립자 ‘어니 가르시아’의 아버지는 드라이브 타임이라는 중고차 유통회사의 대표인데요. 가르시아는 수십 년간 아버지를 옆에서 지켜봤지만, 아버지의 사업은 미 전역의 그 어느 중고차 판매상들과도 다를 것이 없었고,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와도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고 느꼈습니다. 그러던 차에 “중고차 사업은 정말로 바꿀 수 없어서 바뀌지 않았던 것일까?” “중고차 판매를 조금 색다르게, 재미있게 바꿀 수는 없을까?”는 생각이 스쳤고, 여러 시장조사를 거쳐 2013년 온라인 판매와 재미있는 경험을 표방하는 중고차 판매업체, 카바나를 창업합니다.

 

최근 판매자와 구매자를 이어주는 플랫폼 비즈니스나 온라인 정보를 적절히 활용해 고객 편의와 효율성을 높이는 중고차 판매업체가 속속 등장하고 있는데요. 카바나는 온라인 전략은 좀 더 특별합니다. 중고차 판매에 온라인을 활용한다기보다는 오히려 전적으로 의존한다고 보는 것이 정확할 텐데요. 대다수의 중고차 기업이 온라인으로 정보를 제공하더라도, 실제 구매時 매장을 찾아 실물을 보고 선택하도록 하는 것과 달리, 카바나는 중고차에 대한 정보 제공, 계약 및 대금 지불 등 구매의 전 과정을 온라인상에서 해결하고 있습니다. 또, 미 전역에 판매 전시장을 단 한 곳도 두지 않고, 5개 지역에 중고차를 검사하고 보수/보관하는 시설만 두고 있는데요. 그렇다 보니 오프라인 매장 유지나 딜러 인건비 등을 크게 절감할 수 있어, 유사한 조건의 차량을 경쟁사 대비 평균 1,600달러 정도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중고차의 특성상 고객 입장에선 차량을 인도받기 전까지 시승이나 육안 확인이 불가능한 판매 시스템에 거부감이 들 수 있는데요. 카바나는 엄격한 품질관리와 인터렉티브 한 정보제공, 파격적인 환불정책을 내걸어 이를 극복하고 있습니다. 연식이 4년 이상이거나 주행거리가 긴 차량은 매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엄격하게 지키고 있고요. 매입된 차량은 150여 가지의 검사를 통과해야만 판매 차량으로 등록이 됩니다. 소비자는 차량의 자세한 검사 결과와 내/외장 사진을 온라인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요. 고정밀 카메라로 전시장을 방문해 실제 보는 것 이상의 정밀한 영상을 제공하고, 이것으로도 부족하면 24시간 운영하는 전화상담을 통해 추가적인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 또, 시승 없이 구매하다 보니 인도 이후에도 주행 성능 등에 대한 불만이 발생할 수 있을 텐데요. 카바나는 판매 7일 내에는 이유를 불문하고 무상 환불을 보장하고요. 주행거리 4189마일 / 판매 후 100일 이내의 차량은 무상수리를 보증하고 있습니다. 이런 파격적인 환불, 보증 정책은 어쩌면 경영상에는 다소 무리가 될 수도 있을 텐데요.. 하지만 엄격한 품질관리 덕분에 실제 반품률은 그리 높지 않다고 합니다. 약 2% 정도 반품되기는 하지만, 그중 절반은 카바나의 다른 차량으로 교환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반품률은 1%에 그치고 있습니다.

 

카바나는 중고차를 전달하는 과정에서도 또 하나의 차별화를 시도했습니다. 바로, 중고차를 구매한 고객이 차량 자판기에 대형 동전을 넣고 마치 자판기에서 물건을 사듯이 차를 인도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인데요. 조지아주 애틀랜타와 테네시주 내슈빌에 자리한 차량 자판기는 총 5층, 총 20대까지 차량을 세울 수 있을 정도로 거대한 규모에 유리 외장에 화려한 조명으로 꾸며져 있어, 이 자판기를 보기 위해 먼 곳에서 비행기를 타고 방문하는 고객들까지 있을 정도라고 합니다. 이러한 고객들에게 카바나는 200달러의 저렴한 가격으로 애틀랜타나 내슈빌까지의 항공권을 제공하고, 공항에서 자판기까지 고급 리무진으로 에스코트 서비스까지 제공한다고 하니, 고객들은 차를 가지러 번거롭게 먼 도시까지 가야만 한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중고차를 산 덤으로 낯선 도시를 여행하고 재미있는 볼거리까지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하겠습니다. 카바나의 기발한 시도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자판기뿐 아니라 대형 헬리콥터에 중고차를 매달아 배달하는 카 콥터,, 열기구나 잠수함을 통한 배달 등 다소 엉뚱한 계획을 밝히고 있는데요. 고객들이 새로 산 차량을 처음으로 만나는 순간을 특별한 경험으로 선사하겠다는 카바나의 철학이 돋보입니다.

 

최근 카바나는 1억 6천만 달러의 투자를 추가로 유치해 미 남동부에 치우친 사업영역을 美 전역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 계획은 2016년 말까지 20개 이상의 도시에 자동차 자판기를 설치하는 것까지 포함하는데요. 벌써부터 사람들의 반응은 매우 뜨겁습니다. 가까운 도시에 카바나 자판기가 들어서는 연말까지 중고차 구입을 미루겠다는 고객이 있을 정돈 데요.. 앞으로 카바나가 미국 중고차 시장의 모습을 얼마나 변화시킬 수 있을지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