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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 <에어비앤비>, <우버> 등 요즘 잘 나가는 기업들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바로, 매개입니다. 이들 기업은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연결해주는 ‘중개 플랫폼’을 구축하여 큰 성공을 거두었는데요. 이렇게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연결을 주도하는 매개 비즈니스가 헬스케이 시장에서도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자, 어떻게 사업에 활용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지 2곳의 스타트업을 통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혹시 이런 경험 있으신가요? 실제 있었던 일입니다. 런던에 사는 제이슨 씨는 갑작스럽게 췌장암 진단을 받아 수술이 시급했습니다. 하지만 런던에 있는 병원에서 수술받으려면 6개월 이상 기다려야 했죠. 인근 도시에 있는 큰 병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래서 무작정 순서 올 때까지 기다리기보단, 췌장암 수술을 잘하는 외국병원에서 수술받는 것을 고려했는데요. 하지만 해외 어느 병원에서 췌장암 수술을 잘하는지 찾기가 쉽지 않았고, 또 원하는 정보를 찾기도 매우 어려웠습니다.
2014년 5월에 설립된 <메디고>는 이런 문제를 해결해주는 헬스 스타트업입니다. 창업자인 ‘Ugur Samut’는 메디고 설립 전, 이미 온라인 마케팅 회사와 온라인 여행사 등을 3번 창업한 경험이 있었는데요. 그는 유럽 사람들이 비용 절감과 의료 관광 등의 이유로 동유럽이나 태국, 싱가포르 등을 찾는 것을 보고 이 부분에 아이디어를 착안, 동료들과 함께 메디컬 트래블 기업인 <메디고>를 설립합니다. 이 회사는 제이슨과 같은 환자를 위해 맞춤형 병원을 대신 찾아주고, 무료상담 등을 통해 원하는 병원과 의료진을 연계해주고 있습니다. 실제로 홈페이지에는 심장계통 질환, 정형외과 등 질환별로 특화된 병원 정보를 제공하고 독일, 터키, 중앙아메리카, 호주 등 국가별로도 구분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 병원 별로 이용자들의 후기와 별점이 매겨져 있고, 치료별 가격이 명시되어 있는데요. 설립 이후 현재까지 약 2만 명에 달하는 환자들이 해외 의료기관에서 치료받도록 중개했고, 전 세계 23개국에서 의료서비스를 인정받는 500여 개 병원을 협력기관으로 보유하고 있습니다.
메디 고의 특징을 총 3가지로 살펴볼 수 있는데요. 먼저 메 디고에서 인증한 시설과 의료 퀄리티를 보장하는 의료기관을 소개하고요 검사 및 수술비용, 이용 후기 등을 공개하여 사용자의 판단을 돕고 있습니다. 또한, 병원 예약, 항공, 여행, 숙박 등을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고 통번역이나 비자발급 등의 컨시어지 서비스도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메디고>의 주요 수익원은 어떻게 될까요? 바로, 진행 단계별 수수료입니다. 기본적으로 환자나 병원으로부터 비용을 받지 않고, 일의 진행단계에 따른 수수료만 받고 있습니다. 이때 단계별로 12%가 붙죠. 향후 의료관광이 점차 활발해지면서 많은 환자들이 점차 자국 병원이 아닌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데요. 이런 추세에 발맞춰 <메디고>와 같은 비즈니스 모델이 큰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만약 가족 중 누군가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면, 신경 쓸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닐 겁니다. 특히, 퇴원 후 사후관리가 필요한 환자의 경우, 가족들이 케어를 하지만 결국엔 간병인을 고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텐데요. 이때 어떤 간병인이 오게 될지는 정말 운에 맡길 수밖에 없습니다. 또, 전문성이나 비용 등이 정확하지 않아 크고 작은 갈등도 겪게 되고, 반대로 간병인에게 휘둘리게 되는 경우도 빈번합니다. 2014년 12월에 설립한 영국의 헬스 스타트업 <홈 터치>는 홈케어 서비스를 원하는 환자, 보호자에게 검증받은 전문 간병인을 연결시켜주고 있는데요. 실제로 홈페이지에서 전문성, 사용언어, 이용후기 등을 고려한 후 간병인을 선택, 케어 일정이 잡히면 비용을 지불합니다. 이후 케어 기간 동안 ‘에스크로 서비스’에 보관해두었다가 계약이 만료되고 고객이 ‘OK’ 사인을 내리면 간병인 계좌로 돈이 입금됩니다.
특히, <홈 터치>는 간병인 선발 자체부터 매우 까다롭다고 합니다. 수천 명의 신청자 중에서 자체 검증절차를 통해 보통 7% 정도만이 간병인으로 선발된다고 합니다. 또, 이들의 프로필, 전문성, 시간당 가격이 홈페이지에 모두 투명하게 공개되고 있습니다. 설립 후 현재까지 200여 명의 간병인이 <홈 터치>를 통해 환자 및 보호자에게 소개되고 있고, 치매환자의 경우 관련 자격증을 갖춘 치매 전문 간병인까지 연결시켜 주고 있습니다. 주요 수익모델은 중개수수료 방식인데요. 간병인이 받는 총금액의 20%를 수수료로 가져갑니다. 또, 간병인을 채용한 경험이 있는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이용후기를 적게 하여 다음 고객이 참고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과거와 달리 서로 다른 고객군을 매개하는 플레이어들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전문분야로만 여겨졌던 헬스/의료 분야에서도 전문적 지식 활용 없이도, 매개 비즈니스가 가능하다는 점인데요. 오늘 소개한 두 기업 역시 환자와 해외 병원정보, 간병인과 케어가 필요한 환자를 연결하는 ‘매개 비즈니스’로 시장을 빠르게 장악해 나간 것은 물론, 소비자와 공급자 모두 win-win이 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매개를 통해 새로운 서비스를 상상해 보시면 어떨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