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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C

스타트업 피자회사, 줌피자

biumgonggan 2021. 9. 5. 17:50

여러분, 피자 좋아하시죠? 잘 반죽된 도우 위에 토마토소스와 치즈를 얹고 다양한 토핑을 뿌려먹는 이탈리아 음식인 피자. 제가 어렸을 적 만해도 피자는 특별한 날에만 먹을 수 있는 특별한 음식으로 기억됩니다. 하지만 이제는 배달음식의 대명사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건데요. 전화 한 통화면 어디서든 다양한 종류의 피자를 쉽게 즐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요. 외식업계에 첨단 기술로 새롭게 도전장을 내민 한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이 있습니다. 바로 오늘 소개해 드릴, 줌피자입니다.

 

한때 넥슨 북미지사와 MS 엑스박스 부서를 담당했고, 또 모바일 게임의 신화라고 불렸던 징가 스튜디오에서 CEO로 일하던 알렉스 가든은 2015년 엉뚱한 선언을 합니다. 갑자기 피자를 팔겠다고 나선 거죠. 정확히 말하자면 피자를 시작으로 세상의 먹는 방식을 바꾸겠다고 선언한 것입니다. 그 계기는 가든이 2014년 초 어느 날 친한 지인이던 레스토랑 운영자 줄리아 콜린스와 만나 우연히 자신이 좋아하던 피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둘은 어떻게 하면 가장 맛있게, 그리고 건강하게 피자를 먹을 수 있을지를 서로 이야기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데요. '가장 맛있는 상태의 갓 구운 피자를 더 싸고 편리하게 먹을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은 없을까?'라고요. 가든은 곧바로 IT기술의 경험을 살려 피자 생산에서 배달까지 로봇 등 첨단기술을 활용할 것을 고민합니다. 사람이 하던 피자 제조공정을 로봇에 맡기고, IT로 주문 동시에 자동으로 배달트럭에서 피자를 구워, 목적지에 도착과 동시에 피자가 완성되는 시스템인 겁니다. 그리고 얼마 후 이러한 아이디어는 실현되죠. 가든이 직접 자신의 차고에서 피자 만드는 로봇을 만들어 실험해본 뒤, 외식업계의 배테랑인 콜린스와 함께 2016년에 스타트업 피자회사 줌피자를 설립한 것입니다.

 

줌피자가 뛰어든 미국 피자배달업계는 연 97억 달러, 한화로 11조 7천억 원 시장입니다. 전체 시장에서 독립 피자점이 절반을 차지하고, 나머지 절반에서 피자헛, 도미노, 파파존스가 3강 체계를 이루고 있죠. 여타 외식업이 그렇듯 기존 피자업체들은 인력기반의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직접 반죽을 하고 도우를 만들고 피자를 굽고, 배달을 하는 일련의 과정이 모두 사람의 손을 거치기 때문입니다. 반면, 줌피자는 혁신의 명제를 새롭게 제시합니다. 바로 'no human, all robots'입니다. 기존 업체가 인력을 통해 피자를 제작, 배달하는데 반해 줌피자는 최초 반죽부터 최종 배달까지 로봇이 모든 것을 해내는 심리스 시스템을 도입한 겁니다. 예를 들어 '마르타'라고 불리는 컨베이너 벨트 형태의 소스 로봇이 피자 도우에 소스를 바르면 사람들이 치즈와 토핑을 하고, '브루노'라고 불리는 로봇이 오븐에 자동으로 피자를 넣습니다. 그다음으로 로봇이 굽기 전 피자를 완성하여 배달트럭에 입고하면 트럭이 배달지역을 돌다가 주문과 동시에 갓 구운 피자를 전달하고요. 차 안에 갖춰진 원격조정 스마트 오븐이 목적지까지 거리를 자동으로 계산하여 굽기를 조절, 갓 구운 신선한 피자를 배달하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고객 주문에 바로 대응할 수 있게 만든 것입니다.

 

이러한 줌피자의 사업모델은 무엇보다도 비용혁신을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즉석조리를 기본으로 하는 외식업에서는 그때그때 조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자동화가 어렵고 많은 인력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비용이 인건비에서 발생하게 되는데요, 줌피자의 로봇 적용은 인력 의존도를 크게 줄일 수 있는 대안으로 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2016년 포브스,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는 유력 경제지들은 줌피자를 집중 보도하면서, 이러한 혁신이 단지 피자 배달업에 국한되지 않고 외식업계 전반의 비용절감을 위한 기술혁신으로 이어질 것이라 전망했죠. 실제로 피자배달업계의 강자인 도미노피자는 줌피자와 유사한 로봇기술 적용을 시험하고 있으며, 치즈 샌드위치 기업인 스마트박스도 IT기술을 이용한 배달시스템을 구축 중에 있다고 합니다.

 

줌피자의 새로운 시도는 비용절감뿐 아니라 생산혁신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우선, 로봇을 활용해 정확한 계량과 프로세스로 피자를 만들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나 동일하게 최상의 맛을 제공합니다. 또한, IT기술을 활용한 배달트럭 내 즉석조리시스템은 언제나 바삭한 맞춤형 피자를 기존의 절반 이하의 시간으로 고객이 받을 수 있게 해 줍니다. 더군다나 줌피자는 자동화를 통해 낮아진 비용을 활용하여 품질 제고에 재투자할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실제로 줌피자는 원가 절감분을 활용하여 GMO가 아닌 질 높은 밀가루를 사용하고, 지역 농장에서 공수한 신선한 소스를 사용하는 등 품질 제고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피자업계에서 첨단기술을 도입하는 줌피자의 도전, 어떻게 보셨나요? 아직까지 줌피자의 성공을 이야기하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있습니다. 설립 초기인 데다가 대당 10만 달러에 달하는 로봇 가격을 생각하면 일정 이상의 매출 규모를 갖춰야 사업이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분명한 것은 줌피자의 새로운 혁신모델이 외식업계의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동안 첨단기술을 이용한 푸드테크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있었지만, 이를 실현하여 사업화하려는 시도는 적었습니다. 하지만 줌피자의 새로운 도전은 기술을 통한 신선한 변화가 외식업계에서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줌피자의 창업자 알렉스 가든은 이렇게 말합니다. “지금은 피자일 뿐이지만 미래에는 모든 음식이다”라고요. 여러분도 줌피자의 향후 도전을 기대해보시면 어떨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