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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구독료 방식의 사업 모델하면 어떤 서비스가 떠오르세요? 아마도 신문이나 잡지, 또는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떠올리게 되실 텐데요. 미국 <포춘지>는 “지금은 구독 경제시대이고 당신은 그 안에 살고 있을 뿐이다”라며 전 세계에 불고 있는 구독 경제 트렌드를 설명한 바 있습니다. 최근에 들어서는 음악, 영화, 꽃, 의류 등 거의 전 산업분야로 이러한 구독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이 확대되고 있는데요. 오늘은 이러한 구독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을 적용한 헬스케어 스타트업 한 곳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바로, 온라인 약 배달 서비스 기업 ‘필 팩’입니다.

 

헬스케어 스타트업인 필 팩은 고객이 병원이나 약국에 가지 않아도 복용해야 할 약을 날짜와 시간에 따라 분류한 다음, 파란색 종이박스에 담아 정기적으로 배송해주는 온라인 약 배달 서비스 기업입니다. 필 팩의 창업자인 T.j 파커는 어릴 적부터 부모님이 운영하는 약국에서 환자들이 주기적으로 여러 개의 약병을 받아가면서 매번 언제 약을 먹어야 하는지, 부작용은 무엇인지 등을 물어보는 걸 보고 다른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는데요. 이후 매사추세츠 약대를 졸업한 그는 한 모임에서 ms 출신의 엔지니어 엘리엇 코헨을 만나 기존의 약국 시스템을 바꿔보기로 의기투합하고 2013년 2월, 온라인 약 배달 서비스社인 필 팩을 창업합니다.

 

이 서비스의 이용방법은 간단합니다. 고객이 홈페이지에서 회원가입을 하고 평소 이용하던 약국 정보를 입력하면 필 팩 담당자가 해당 약국에 연락을 취해 이용고객의 처방전과 처방약을 양도받게 됩니다. 만약 병원에서 처방전을 다시 받아야 한다면 필 팩에서 해당 병원에 연락해서 처방전까지도 대신 받아줍니다. 사용자는 필 팩을 통해 병원으로부터 처방받은 약은 물론, 비타민 등 처방전이 필요 없는 건강보조제도 정기적으로 배송받을 수 있습니다. 설립 이후 급격한 성장세를 이어온 필 팩은 현재 100만 명이 넘는 정기 고객을 확보했으며 미국 내 대부분 주에서 약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 온라인에만 국한하지 않고 2016년 말부터 샌프란시스코와 뉴욕의 역세권에 오프라인 약국을 배치,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유통망을 구축하였습니다. 이렇게 단기간 내 고속성장을 거둔 주요 특징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그 첫 번째는 주문부터 배달까지 모든 프로세스의 자동화인데요. 필 팩은 환자가 처방받은 약을 찾아서 환자 상태에 맞는 맞춤 정보를 약봉지에 인쇄하고 포장 및 배송하는 모든 프로세스를 자동화하였습니다. 이러한 프로세스는 창업자가 유년 시절 지역 주민들에게 직접 약을 배달한 경험과 약사로 근무했던 경험이 농축되었던 건데요. 더 나아가 고객이 약이 필요한 시점을 계산하여 주기에 맞게 자동화된 배송 시스템을 구축한 점도 차별화된 강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장기간 복수의 약을 복용해야 하는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 환자에게 매우 유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으로 편리하고 정확한 배송 서비스를 들 수 있습니다. 필 팩은 약을 배달하기 前 이용자에게 문자를 보내 해당 약의 종류와 주소가 맞는지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는데요. 만약 이용자가 해당 약을 장기간 복용해야 할 경우 이용자의 주치의와 상의하여 2주에 한번 약을 리필해 줍니다. 그리고 홈페이지 대시보드를 통해 고객이 알아야 할 정보도 날짜별로 보여줍니다. 예를 들면 오늘 아침 8시에 먹어야 할 약의 종류와 정보, 약이 언제 배달됐는지, 언제 약이 배달될 예정인지, 비용은 얼마가 청구되는지 등에 대한 정보가 대시보드를 통해 제공됩니다. 또한 고객은 필 팩에 근무하는 약사와 언제든지 전화, 홈페이지, 이메일, 채팅을 통해 궁금한 점을 물어볼 수 있는데요. 사용자는 연령대가 높은 고객 특성을 고려하여 주 7일, 24시간 필 팩의 전문 약사들에게 전화로 궁금한 점을 물어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렴한 서비스 이용료를 들 수 있습니다. 필 팩은 서비스 비용의 대부분을 이용자가 아닌 이용자가 가입한 의료보험회사로부터 받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용자는 co-pay 비용을 포함해 월 20달러만 지불하면 편하게 집에서 약을 받아볼 수 있는데요. 이 금액은 실제 집 근처에 있는 약국에 가서 약을 구입하는 비용과 별 차이가 없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있습니다. 심지어 미국 내 31개 주에 보내는 배송료도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국내에서도 이러한 온라인 약 정기배송 서비스가 가능할까요? 아쉽게도 국내에서는 약사법상 온라인 약국이나 의약품 온라인 판매가 허용되지 않아 당분간 필 팩과 같은 서비스는 볼 수 없을 전망입니다.

 

그동안 음악이나 영화와 같은 콘텐츠 분야와 소프트웨어 이용 시 주로 사용됐던 정기구독 방식의 서비스 모델이 이제는 헬스케어 분야까지 확대, 적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소비자 수요를 미리 예측할 수 있고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히는데요. 이러한 구독 방식의 서비스는 공유경제와 함께 기업들이 선호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