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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는 지금 이중고에 직면해 있습니다. 엔저로 인한 수출 감소와 메르스로 인한 내수 위축이 바로 그것인데요. 오늘은 우리 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약화시켜 온 엔저 장기화의 흐름에 변화가 없을지, 일본의 경상수지 동향을 통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최근 엔/달러 환율은 주요 인사들의 발언에 급등락을 하면서 변동성이 커지는 양상입니다. 2015년 5월 28일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24.3엔을 기록하며 2002년 12월 이후 12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6월 22일 최고치인 123.14엔을 돌파한 기록인데요, FRB 옐런 의장이 5월 22일에 '연내 금리 인상이 적절하다'는 발언을 한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6월 10일에는 구로다 일본은행 총재가 '엔저가 상당히 진행된 것은 사실'이라며 '더는 엔저로 갈 것 같지 않다'는 발언을 한 후,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 값이 장중 2엔 가까이 오르면서, 단기 엔고를 연출하기도 했었죠. 그런데 이런 엔/달러 환율의 변동성을 키울 또 한 가지 재료가 생겼습니다. 바로 일본 경상수지의 흑자 확대입니다. 단기 또는 중장기 환율 동향을 보기 위해서는 외환시장에서 엔의 수급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를 보는 것이 중요한데요. 이때, 외환 시장의 수급을 분석하는 기본이 되는 것이 바로 베이식 밸런스라는 것입니다. 국제수지 중에서 환율에 크게 영향을 미칠 만한 변수들만 골라서 집계하는 통계인데요, 명확한 정의는 없지만 일반적으로는 경상수지+주식투자+직접투자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베이식 밸런스 內 엔화 매도세가 커지면 엔저가 진행되게 된다고 이해하시면 되는데요, 이 통계치를 아베노믹스가 시작된 최근 2년간에 적용해 보면, 우선 이 기간 일본 국내 투자가에 의한 해외주식 투자로 엔화의 순매도가 발생합니다. 여기에 직접투자와 관련된 엔 매도는 12조 엔이 발생했으므로, 이 둘을 합치면 대략 13.3조 엔 정도의 엔 매도가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반면 이 기간 무역수지가 대폭 적자로 돌아서면서 경상수지 흑자는 빠르게 축소되었는데요. 경상수지 흑자에서 발생하는 엔화 매수는 1.9조 엔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일본은 경상수지 흑자국으로 엔 매수가 대량 발생해 왔는데, 무역수지 적자 전환으로 경상 흑자에 의한 엔 매수가 줄어든 것이죠. 이로 인해 최근 2년간 베이식 밸런스에서는 약 11조 엔 정도의 엔 매도세가 유지되었고, 여기에 일본은행에 의한 양적, 질적 금융완화의 효과가 더해지면서 엔화 값이 대폭 하락하게 된 것입니다. 금융과 실물 양측이 모두 엔을 한 방향으로 움직이게 한 셈이죠.
하지만, 2015년에 들어서 이러한 움직임에 변화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금융 측면에서는 여전히 엔저 추세가 유지되고 있지만, 2015년 2, 3월 경상수지 흑자 확대로 엔 매수가 증가하면서 실물 측면의 엔고 요인과 충돌하고 있는데요. 특히 3월 일본의 경상수지 흑자는 2.8조 엔을 기록하면서 작년 전체의 흑자액인 2.6조 엔을 넘어서 버렸습니다. 한 달 만에 작년 전체 규모를 넘어선 건데요, 그 결과 2015년 1분기 경상 흑자액은 4.3조로 작년 같은 기간의 0.9조 엔 적자에서 5.2조 엔으로 흑자가 늘어났습니다. 가장 큰 기여는 무역수지 개선 효과로, 엔화 환산 수출이 크게 늘어난 반면, 저유가로 에너지 수입비용이 줄어든 탓인데요, 2015년 전체 경상수지 흑자액은 작년의 2.6조 엔에서 17.2조 엔으로 폭발적인 확대가 예상됩니다. 물론 경상수지 흑자의 대부분이 여전히 소득 계정에 의해 발생하고 있고, 수출이 완전히 회복되었다고 보기 어려워, 2016년 이후까지 추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이지만, 경상수지 개선은 시차를 두고 엔/달러 환율에 충격을 줄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지금까지는 비교적 엔/달러 환율이 비교적 안정된 범위 내에서 한 방향으로 움직여 왔지만, 향후에는 경상수지의 흑자에 따른 엔 매수세 확대로 엔/달러 환율의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특히 연내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에 더해 2016년美 대통령 선거, 일본의 참의원 선거와 같은 다양한 정치 이벤트까지 더해져, 엔의 변동성은 더욱 커질 텐데요. 일방적인 엔저도 우리 기업을 어렵게 하지만, 변동성의 확대는 자금관리를 포함해 외환시장 변화에 대한 대응을 더욱 어렵게 할 것입니다. 흔히들 환율 예측은 신의 영역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환율에 대한 전망은 어렵다는 의미일 텐데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모아서, 외환의 수급을 결정하는 요인들의 향방을 예측하기 위해 노력을 합니다. 오늘은 엔저 장기화를 유발한 요인들과 향후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경상수지 동향을 살펴보았는데요. 엔저가 현 추세를 유지하거나 변동성이 커지는 것 모두 우리 기업에게 반가운 일은 아닙니다. 향후 발생되는 엔의 변동성에 예의 주시하는 한편, 엔저-엔고 변동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사업 구조를 갖추기 위한 부단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