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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2년 사이 우버, 리프트 등으로 대변되는 자동차 공유 서비스가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2009년 창립한 우버의 기업가치는 100년 전통의 GM은 물론, 포드나 혼다보다도 높게 평가받고 있죠. 사용자들은 큰 비용을 들여 자동차를 구매하거나 소유하지 않고도 언제든지 원할 때 ‘사용’할 수 있으며, 자동차 소유자들도 유휴자원을 활용하여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성장의 주 요인일 텐데요. 그런데요. 최근 핀란드에서는 개인의 자동차만 공유하던 초기의 공유 서비스 모델에서 더 나아가, 공유 대상을 공공의 대중교통까지 확장시킨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핀란드 스타트업 ‘MasS Global社’의 앱인 ‘Whim’입니다.
핀란드의 교통 공유 솔루션 기업인 MaaS Global은 2016년 10월 헬싱키 市정부와 손을 잡고, 교통 공유 앱 ‘Whim'을 출시합니다. 눈에 띄는 점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개인 소유의 자가용뿐만 아니라 대중교통인 트램, 버스, 전철, 택시 등의 모든 교통수단을 결합하여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인데요. MaaS Global社의 공동창업자 겸 최고 고객 경험 경영자인 카즈 피티아는 “Whim이 기존 공유 경제모델보다 훨씬 더 저렴하고 편리하게 교통수단을 공유할 수 있기 때문에, 자동차를 더 이상 소유할 필요가 없게 될 것이며, 결국엔 미래 교통의 모습까지도 바꿀 것”이라고 공언했는데요. 과연 Whim의 전략이 무엇이기에, 미래의 교통까지도 바꿀 수 있다고 하는 걸까요?
교통을 이용하는 대다수 사용자의 목적은 교통수단에 상관없이 기다리는 시간은 짧게, 그리고 빠르고 편리하게 ‘이동’하는 것에 있을 텐데요.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에 한정돼 있다면 다음 교통수단을 타기 위해 이동하거나 기다려야 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Whim의 가장 큰 강점은 무엇보다도 대중교통뿐 아니라 모든 교통수단을 연계하고 조합해 가장 빠르고 편리한 최적의 경로를 제시한다는 점에 있는데요. 이는 사명인 ‘서비스로서의 이동성’ 즉, MaaS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Whim은 교통당국이 운영하는 버스나 전철, 트램뿐 아니라 택시, 공유 자동차/자전거, 렌터카에 이르기까지 헬싱키市의 모든 교통자원을 연결해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앱에서 출발지, 목적지를 입력하면 여러 경로와 예상 소요시간이 제시되고, 사용자는 경로를 선택하기만 하면 대기 없이도 교통수단과 연계되는데요. 예를 들어 전철에서 내려 택시를 타고 렌터카 대여점으로 이동하는 경로라면, 승객이 전철에서 내릴 시간에 맞춰 전철역에 택시가 미리 기다리고 있고, 택시를 타고 렌터카 대여점으로 가면이 미 대여할 자동차가 준비되어 있는 식입니다. 또한, 행선지가 이미 등록되어 있어 택시기사에게 설명할 필요가 없고요. 내릴 때 QR코드를 보여주면 자신의 포인트에서
차감되기 때문에, 카드나 현금으로 지불할 필요도 없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동일한 경로더라도 그때그때마다 다른 경로가 추천되는데요. 당시의 도로 상황이나 날씨, 대기 없이도 즉시 승차 가능한 교통수단에 따라서 최적의 경로가 제시되기 때문입니다. 만약, 교통이 혼잡하거나 인근에 택시, 공유자동차가 없다면 가까운 전철역이나 버스정류장으로 안내해 주는 것이죠. 또, 교통이 혼잡하지 않다면 택시나 공유자동차를 호출해 주고요. 만약 비가 오는 등의 궂은 날씨일 때는 집 앞까지 택시를 부르도록 앱이 제안합니다.
다음으로 간편한 결제 방식에 있습니다. Whim은 월정액 방식의 구독 모델을 적용해 한 번의 결제로 한 달간의 모든 교통요금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즉, 매번 이용할 때마다 요금을 지불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매우 간편한데요.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에 따라 라이트, 미디엄, 프리미엄 요금제 중에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에 사용자는 자신의 주머니 사정이나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적합한 요금제를 선택하면 되고요. 요금제 내에서도 매월 잔여 포인트에 따라 교통수단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잔여 포인트는 이월 가능하기 때문에, 다음 달 여행 등으로 인해 장기간 자동차 이용계획이 있는 사용자라면, 이달 포인트를 절약하고 다음 달 렌터카를 이용하는 식으로 포인트 제도를 적극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모든 교통수단의 연계나 월정액 간편 결제와 같은 서비스의 중심에는 헬싱키 市정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보통 대중교통 시스템은 일반적으로 지방정부의 소관 하에 있고, 도시 등 행정구역별로도 상이한데요. 만약 헬싱키 市정부의 강력한 주도가 아니고선, Whim의 교통혁신은 불가능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市정부는 Whim이 헬싱키의 교통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탄소배출량 감축에도 기여할 것이라 판단, 적극 지원에 나선 것입니다. 특히, 실시간으로 교통/기상정보 등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택시나 렌터카 등 민간 사업자들의 참여까지 독려한 덕분에, Whim 서비스는 그저 대중교통 수단의 환승 시스템을 확대하는 정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미래 교통’의 모습까지도 제시할 수 있었습니다.
헬싱키에서의 성공을 시작으로, MaaS는 2017년 상반기부터 영국 웨스트 미들랜드市에 시범서비스를 추진했습니다. 게다가 서울을 포함한 전 세계 60여 개 도시로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합니다. MaaS Global社의 카즈 피티아 주장처럼 Whim이 자가용 없는 헬싱키, 나아가 자가용 없는 세상을 만들 수 있을까요? 개인용 자가용이 전혀 없는 세상은 어찌 보면 허황된 얘기일지도 모르지만요. 앞으로 생산가능 인구의 절반 이상이 밀레니얼 세대이며, 이들은 과거 세대보다 자동차 공유에 더욱 긍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점, 그리고 점차 과밀해져 가는 도시의 ‘대기 질’과 ‘교통 문제’ 개선에 대한 각국 정부나 사람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는 점 등을 생각해 본다면, Whim이 그리는 미래 ‘교통’의 모습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더 빨리 실현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