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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6월부터 시작된 중국 주식시장의 폭락, 8월의 위안화 환율 급등을 계기로 중국 경제지표가 발표될 때마다 전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습니다. 8월 21일 중국의 PMI가 47.1로 금융위기 이후의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사실이 발표되었을 당시 미국의 다우 지수는 3.12%, 유럽 주가는 평균 3.17% 폭락하였으며 이날 한국의 코스피 지수는 2.01% 하락하였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전 세계 경제성장의 40%를 차지할 만큼 중국의 위상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IT와 서비스업, 유럽은 공산품 한국/일본/대만은 중간재를 중국에 수출하고 있어 전 세계에서 중국의 영향을 받지 않는 나라는 없는 상황입니다. 오늘은 중국 경제가 얼마나 불안하고, 불안의 원인은 무엇인지 그리고 전 세계가 걱정하는 것처럼 중국에서 경착륙이 발생할 가능성은 있는지 검토해 보고자 합니다. 중국은 2015년 들어 7%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데, 2014년의 7.4%에서 다소 둔화된 모습이기는 하지만 중국 정부의 목표 수준은 달성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전통적으로 1,000만 명 신규 고용이 가능한 수준을 경제성장 목표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 8%였지만, 고용효과가 큰 서비스업의 비중이 커지면서 7%로도 신규고용 목표의 달성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표면상 큰 문제는 없어 보이지만, 성장의 내용이 좋지 않다는 점에 문제가 있습니다.
첫 번째 문제는 경제성장률을 계산하는 물가가 마이너스이며, 두 번째 문제는 불황형 무역수지 흑자로 7% 성장률에 턱걸이했다는 것입니다. 첫 번째 문제인 마이너스 물가는 경기침체를 의미합니다. 물건을 사는 사람이 없어 상품 가격이 떨어지며 물가가 마이너스인데, 소비자들은 상품 가격이 더 하락할 것으로 짐작하고 나중에 구매하기 위해 현재의 소비를 줄이고, 기업은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설비투자를 하지 않기 때문에 마이너스 물가가 발생하면 경기가 침체하게 됩니다. 단적인 예가 버블 붕괴 이후의 일본인데요, 90년대에 마이너스 물가를 기록하면서 심각한 불황을 겪은 바 있습니다. 한마디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초로 마이너스 물가를 기록한 중국 경제에 침체의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두번째 문제인 불황형 흑자는 수출은 별로 증가하지 않고 수입이 크게 감소해서 무역흑자가 커지면서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것을 의미합니다. 당장은 경제성장률을 높이는 효과가 있기는 하지만, 수입이 무한정 줄어들지 않는 한 조만간 불황형 흑자의 효과는 소멸하게 됩니다. 반면에, 수입 감소가 의미하는 소비와 투자 부진은 성장세를 둔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실제로, 중국의 소비와 투자의 내수 성장률만을 보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경제성장률 7%는 유지하고 있지만 내수 침체로 성장률이 더 하락할 수도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만은 NYT에 발표한 여러 편의 글을 통해 ‘최근 전 세계 금융불안을 촉발한 중국의 증시 폭락과 위안화가 평가절하는 시장이 적절한 가격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중국 정부의 증시 및 환율 정책이 미숙하여 시장 리스크를 확대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첫째 증권 시장을 정부의 의도대로 상승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 증시 부양정책이 주가 폭락의 단초를 제공했다고 비판을 했습니다. 중국정부의 투자 주도 성장정책은 기업 부채가 급증하는 결과를 초래했고, 부채가 너무 많아지자 정부는 기업들이 증시에서 주식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증시 부양정책을 실시했으며, 그 결과 지난 10개월 간 주가가 150% 폭등했지만, 기업이익은 하락하고 있었기 때문에 결국 증시의 버블이 붕괴했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급격한 위안화 평가절하는 불필요하게 금융시장의 불안을 초래한 것으로 비판하고 있습니다. 3일 동안 4.6%라는 큰 폭으로 평가절하를 한 결과 전 세계 금융시장에서 중국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 것이 아닌가를 추측을 불러일으켜 글로벌 금융 시장을 혼란에 빠지게 하였는데, 만일 정부가 점진적으로 소폭으로 평가절하를 했다면 이러한 혼란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크루그만은 지금처럼 중국 지도부가 갈피를 잡지 못한다면 중국뿐 아니 라전 세계의 미래가 밝지 않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전 세계 금융시장은 중국의 금융위기 및 이로 인한 5% 이하의 성장을 하는 경착륙을 우려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이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과거 다른 나라의 경우 ①기업이 연쇄적으로도산하거나, 부동산 가격이 급락해서 금융부실이 증가하면, ②금융권은 대출했던 자금을 회수하면서 신용경색이 발생하고, ③자금이 부족해진 기업의 도산이 더 늘어나 소비와 투자가 급감하면서 경착륙이 발생했습니다. 그러나 중국은 정부의 금융 산업에 대한 영향력으로 기업의 연쇄 도산을 억제할 수 있는데, 정부 영향력 하의 국유은행들이 기업이 필요한 자금의 50∼60%를 공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부도가 다소 증가해서 금융부실이 증가해도 자금 공급을 지속하기 때문에 신용경색이 발생하지 않을 것입니다. 부동산 가격은 2015년 들어 대도시를 중심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단기간 내에 부동산 버블 붕괴의 가능성도 크지 않습니다. 한마디로 당분간 성장세는 둔화되지만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적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의 개입에도 불구하고 폭락세가 지속되는 증시에서 볼 수 있듯이 시장의 힘이 커지고 정부의 힘은 축소되고 있으며, 정부의 대응력도 한계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과잉 설비/공급, 과도한 기업부채라는 중국의 고질적인 문제는 악화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중국 경제의 불안의 원인을 살펴보고 향후 전망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정리하자면 단기적으로는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성장세가 빠르게 둔화될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