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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는 수많은 전자제품과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전자제품을 사용하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배터리가 방전되어 충전할 곳을 찾아다닌 경험이 있을 텐데요. 모바일과 웨어러블 시대에는 전기 생산도 모바일 웨어러블에 맞게 진화해야 하죠. 미래에는 땅 위에 거대하게 지어진 화석연료 발전소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 어디서든 전기를 생산해서 충전을 할 수 있는 그런 시대가 될 것입니다. 최근 패널형 태양전지가 계속 더 얇아지면서 가방이나 옷의 겉면에 부착되어 전기를 생산하는 패션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모바일 웨어러블 시대에는 좀 더 유연하고, 가볍고, 어디서든 발전이 가능한 제품이 필요할 텐데요. 그래서 과학자들은 친환경적이면서 작고 가벼운 소재를 만들어 냈습니다. 바로 섬유 스스로 전기를 만들어 내는 ‘발전 섬유’입니다. 오늘은 바로 이 발전 섬유 중 가장 큰 가능성을 보이는 태양전지 섬유와 압전 섬유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태양전지 섬유에 대해 소개하겠습니다. 태양광 발전이란, 반도체의 원리를 이용하여 만든 태양전지로 태양빛을 직접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는 방식입니다. 이전까지 태양광 발전은 대부분 태양전지판을 사용했지만 태양전지 섬유는 태양전지판 대신 섬유를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한 것입니다. 태양전지 섬유를 만드는 방식은 반도체를 이용한 것과 특정 염료를 이용한 것, 크게 두 가지로 개발되고 있습니다. 먼저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의 John Badding 교수팀은 반도체를 만드는 실리콘으로 머리카락보다 가는 크기의 섬유 형태의 태양전지 섬유를 만드는 데 성공했습니다. 연구진은 고압 화학 기상 증착 기술을 이용해 반도체 물질을 광섬유 안에 증착시켰는데요. 이 섬유는 수십 미터 길이까지 확장이 가능해 태양전지 섬유의 상용화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한국전기연구원에서는 옷 감형 염료감응 태양전지 개발에 성공했는데요. 연료감응 태양전지는, 태양빛을 받으면 전자를 내놓는 염료를 이용해 만든 전지를 말합니다. 연구진은 금속과 세라믹 섬유를 이용해 태양전지의 전극 구조를 옷감처럼 직조하고 스크린 프린팅 공정으로 광전극과 염료를 프린팅 해서 옷감 형태의 태양전지를 만들어냈는데요. 이 태양전지는 옷감처럼 유연하고 재봉과 재단이 가능해 그 응용범위가 넓습니다. 이렇게 제조된 섬유를 구성하고 있는 반도체와 염료가 태양빛을 받아 전자를 내놓게 되면, 그 전자가 전극을 타고 흘러 전류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죠. 이 섬유로 천을 짜면, 유연하고, 가볍고, 저렴한 전기가 생산되는 혁신적인 옷을 만들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압전 섬유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압전 섬유는 압전 효과로 전기를 발생시키는 섬유입니다. 압전효과란 특별한 성질을 갖는 물질에 압력을 가하면 전기가 발생하는 현상을 뜻합니다. 즉, 힘을 주어 구부리거나 누르는 것, 다시 말해 역학 에너지가 전기 에너지로 변환되는 현상인데요. 이러한 현상을 이용한 발전 장치가 압전소자입니다. 그동안 압전 소자는 마이크, 스피커, 음향센서, 전자 라이터 등, 산업 곳곳에서 사용되어왔습니다. 연구원들은 이런 압전효과를 응용하여 밟으면 전기가 생성되는 발판이나, 과속방지턱 등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2008년 미국 조지아 공대 연구팀은 압전효과와 나노기술을 결합해 전기가 생산되는 섬유를 만들었는데요. 연구팀은 우선 산화 아연으로 코팅된 머리카락보다 가는 마이크로미터 단위 직경의 전선을 만들고, 금으로 코팅한 또 다른 섬유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둘이 맞비벼질 때 발생하는 압전 효과를 이용해 전기가 발생하게 한 거죠. 이렇게 압전 섬유로 만든 옷을 입고 움직이면 미세한 움직임에도 전기가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우리가 옷을 입고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휴대폰을 충전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물론 이런 발전섬유가 아직 상용화되기엔 부족한 부분도 많습니다. 현재 기술로는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전자제품을 충전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전력을 생산하기 어렵고, 아직은 내구성 또한 낮은 수준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연구 추세라면, 머지않아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렇게 태양전지와 압전소자 등의 원리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섬유는 미래의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 것입니다. 발전 섬유로 옷감이 만들어지고, 그 옷을 사람들이 입고 다닌다면, 어떻게 될까요. 우리가 입고 다니는 점퍼나 모자가 작은 발전소가 될지도 모릅니다. 그것에 스마트폰을, 지금 한창 개발되고 있는 웨어러블 기기를 연결해 충전시키면 또 어떨까요. 모바일 웨어러블 시대를 가속화시킬 새로운 전기 생산 방식, 발전 섬유가 앞으로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꿀지 기대해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