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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 총액이 147억 엔, 우리 돈으로 약 1,500억 원. 일본 버블경제 붕괴의 파도에 회원제 리조트도 휩쓸려갔습니다. 파산 직전의 리조트, 리조나레 코부 치자와는 한 리조트 경영자에게 재건을 부탁하는데요. 그의 손을 거치고 3년 후, 이 리조트에는 연일 가족 고객들의 웃음소리가 넘쳐나게 되었습니다. 연간 방문객 수만 8만 명에 이를 정도로 인기가 치솟았죠. 이 리조트를 기사회생시킨 경영자는 지금도 일본 각지에서 상처 받은 리조트를 되살리는 작업에 경주하고 있는데요. 혁신적인 경영으로 업계의 주목을 이끄는 호시노 리조트의 사장, 호시노 요시하루의 스토리를 들려드리겠습니다.
호시노 요시하루는 대대로 호시노 온천 리조트를 운영하는 가문의 3대째 장손입니다. 일본 명문대인 게이오기주쿠를 졸업하고 미국 코넬대학 호텔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죠. JAL 호텔에서 시카고 호텔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한 후 29세에 부친인 선대 사장의 요청으로 귀국한 엘리트입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리조트 사장 자리를 약속받은 후계자로 보이지만 그 과정이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입사한 지 겨우 반년 만에 사표를 내고 외국계 금융기관으로 전직하는데요. 그 사연은 이렇습니다. 부친의 회사에 입사해서 그가 목격한 것은 공과 사를 혼동한 행동이 횡행하는, 규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경영이었죠. 이에 개혁을 요구했지만 그의 말을 듣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호시노가 떠난 이후 상황이 급변합니다. 리조트 개발을 촉진하는 법이 제정됨에 따라 전국 각지에서 새로운 리조트가 생겨나면서 회사 수익이 점점 하향곡선을 그렸습니다. 이에 부친은 호시노에게 전권을 넘겨주는 조건으로 그의 복귀를 요청합니다. 다시 돌아온 호시노는 미국에서 배운 경영기술을 바탕으로 개혁에 착수합니다. 일류 리조트를 목표로 한 호시노는 가장 먼저 상세한 접객 매뉴얼을 작성했습니다. 인사하는 방법에서 몸가짐까지 하나에서 열까지 탑다운 방식으로 지시를 내렸는데요. 얼마 못가 큰 벽에 부딪히게 됩니다. 요리에 대해 지적하자 조리장이 그만두는 등 베테랑 사원들이 그의 방법에 반발해 차례차례 그만두기 시작한 겁니다. 몇 개월 사이에 1/3의 직원이 사직했습니다. 결국, 경험이 풍부한 사원들이 다 그만두었고 호시노는 현장의 젊은 직원을 새로운 책임자로 임명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호시노는 일을 마치고 남아, 책임자들에게 운영에 필요한 기초지식을 가르쳤습니다. 이것이 그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이었죠.
나머지는 책임자들에게 맡기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몇 개월이 지나자 놀라운 변화가 생겼습니다. 처음에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호시노와 상담하던 결혼예식 부문의 책임자는 점점 스스로 생각해 결정하는 것에서 일의 보람을 발견했죠. 스스로 일을 즐기게 된 겁니다. 이 책임자는 다른 사원들과 함께 결혼예식 부문을 새롭게 기획하고 14억 엔을 들여 시설을 전면적으로 개장했습니다. 그 결과 담당 부문의 업적이 급신장했습니다. 얼굴에 생기가 도는 직원들을 보며 호시노의 마음속엔 하나의 확신이 자리를 잡았는데요. ‘맡기면 사람은 스스로 생각한다. 그리고 움직이기 시작한다’는 사실이었죠. 현재 호시노 리조트의 현장 지휘는 유닛 디렉터라는 각 부문의 책임자에게 일임되고 있고, 그 선정도 호시노가 지명하는 것이 아니라 직원이 스스로 입후보하고 직원들의 의견을 모아 선정하는 방식을 따르고 있습니다. ‘수평적인 조직’이라는 대담한 개혁이 직원 스스로 즐겁고 주체적으로 일하도록 하는 변화를 낳은 것입니다.
호시노가 리조트를 운영하면서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것이 있는데요. 바로 경영 교과서입니다. 그 대부분은 해외의 비즈니스 스쿨 교수가 과거의 성공사례, 실패사례를 검증하고 도출해낸 경영이론인데요. 그는 경험이 일천한 사람의 직감만큼 위험한 것은 없다고 생각하고 자신의 판단보다 비즈니스 스쿨 교수들이 도출한 법칙을 더 신뢰한 것이죠. 한 예로 스키 리조트의 재생을 맡게 된 호시노는 문제의 시작이 자신들의 업무가 서비스업임을 망각하고 있는 사원들의 의식에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를 극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미국 경영학자 크리스토퍼 하트의 ‘서비스 100% 보증 시스템’이라는 논문을 참고했는데요. 스키장 레스토랑의 주메뉴인 카레가 맛이 없을 경우 지불한 금액을 전액 반환하는 ‘서비스 100% 보증 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사원 스스로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하게 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경영은 99%의 과학과 1%의 아트를 기본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 호시노 요시하루의 생각입니다. 기존의 경영 사례를 과학적인 근거로 하여 성공사례는 반영하고 실수 사례를 참고하여 리스크에 대비하고 여기에 직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아트 1%를 추가하여 가장 완벽하다고 생각되는 자신만의 경영 철학을 완성시킨 것입니다.
호시노는 개발, 소유, 운영이라는 종래의 일본 리조트 사업의 개념을 바꿔 운영 분야로 특화해왔는데요. 자신의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운영부문을 특화시켜 그의 철학과 경영방침을 일본 전역으로 뻗어나가게 한 것입니다. 이런 경영 수법에 대한 업계의 평가는 상당합니다. 일본 관광업계의 원로인 오카모토 노부유키 교수는 “호시노 요시하루는 일본 관광업계에서 피터 드러커의 ‘기업의 목적은 고객 창조에 있고 이를 위해 기업은 마케팅과 이노베이션의 기능을 보유한다’는 주장을 가장 잘 실현하고 있는 경영자”라고 평가했습니다. 호시노 사장의 시선은 이제 세계를 향하고 있습니다. 2016년 도쿄에 타다미가 깔린 순 일본식 리조트인 호시노야 도쿄가 완성될 예정인데요. 이곳에선 외국인도 반드시 신발을 벗어야 한다고 합니다. “도요타 자동차가 해외의 주요 도시에서 달리는 것처럼 일본 리조트가 외국계 호텔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시대도 반드시 올 것이다”라고 확신하는 호시노 요시하루. 그는 이 리조트를 통해 일본의 문화를 전하고 싶다고 하는데요. 호시노 사장이 운영하는 리조트처럼 한국 고유의 문화를 제공하는 세계적인 호텔기업이 생겨나길 기대해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