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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7년 UCLA는 NCAA(미국대학경기협회) 농구대회 결승전에 올랐습니다. 데이턴 대학과 경기를 앞두고 당시 우든 감독은 탈의실에 선수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그러고는 칠판 쪽으로 걸어가서 뭔가를 그리기 시작했죠. 선수들은 결승전에서 활용할 비장의 전술이라고 생각했지만, 아니었습니다. 국가가 흘러나올 때 선수단이 어디에 서야 하는지를 설명하려고 그림을 그렸던 겁니다. 또 경기가 끝난 후에 선수들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알려줬습니다. 하지만 상대 팀에 대한 정보나 전술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경기 전에 가르칠 건 이미 다 가르쳤다고 생각했던 겁니다. 우든 감독은 연장전 승률이 아주 높았는데요, 연장전에 들어가기 전에도 전술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고, 이런 말만 했습니다. “점수판 보지 말고, 각자 최선을 다 해라. 모든 걸 쏟아부어라. 후회 없는 경기를 하면 그것으로 됐다.” 이런 감독을 보고 오히려 선수들은 평정심과 자신감을 갖게 됐고 수많은 경기를 승리했습니다. 1948년부터 75년까지 27년간 UCLA 농구팀을 맡았던 우든 감독은 그저 그런 팀을 최고의 명문으로 변화시켰습니다. 올 코트 프레싱 같은 창의적인 농구를 고안해서 88연승의 위대한 업적을 쌓았고, NCAA 7년 연속 우승을 포함한 총 10회 우승, 4차례의 무패 퍼펙트 시즌을 창조해냈습니다. 그동안 UCLA는 620승 147패로 승률이 8할이 넘었죠. 농구 명예의 전당에 헌액 되었고, 2009년 스포팅 뉴스는 그를 ‘모든 종목을 통틀어 역사상 가장 위대한 감독’으로 뽑았습니다. 그는 어떻게 실력이 출중한 농구팀을 창조해 낼 수 있었을까요?
그는 구성원들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는데 뛰어난 수완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1959-60년 시즌은 우든 감독의 재임 기간 중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마지막 경기에서 가까스로 이겨서 14승 12패로 시즌을 마무리했죠. 팬들과 언론은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에 불평했습니다. 그러나 우든 감독은 그 시즌이 자신의 부임 기간 중 가장 성공적인 시즌이었다고 말합니다. 바로 전 해 주전 가운데 네 명이 졸업했고, UCLA 미식축구팀이 NCAA 규정을 어기는 바람에 모든 스포츠팀이 다른 지역의 우승팀들과 맞붙는 포스트시즌 토너먼트에 출전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그 때문에 유망주가 들어오지 않게 됐죠. 경험 부족, 실력 있는 선수 부족, 포스트시즌 자격 박탈 등 어려움이 겹쳤던 해입니다. 그런 장애 속에서도 5할 승률을 넘긴 것입니다. 4년 후 UCLA는 30연승을 거뒀고 팀 역사상 처음으로 NCAA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언론은 우든 감독이 마침내 성공을 거뒀다고 보도했는데요, 그는 오히려 4년 전과 비교해 더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그가 성공을 판단하는 기준은 챔피언십 우승 여부가 아니라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했느냐이기 때문입니다. 1959-60 시즌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서 자기 기량을 100% 이상 발전시켰습니다. 우든 감독은 그 시즌이 감독 인생에서 최고의 가르침을 펼친 한 해였다고 회상했습니다. 아마도 심리학자들은, 우든 감독이 성과목표보다는 학습목표에 무게를 둔다고 해석할 것입니다. 성과목표는 우승이나 1등 같은 성과를 추구하는 것이고, 학습목표는 일의 과정을 통해 구성원들이 뭔가를 배우는 성장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성과목표를 가지면 항상 남들과 결과를 비교하게 되지만, 학습목표를 지니면 나의 발전에 보다 관심을 두게 됩니다. 특히 실패했을 때 가장 큰 차이를 보입니다. 성과를 추구하는 사람은 실패했을 때 능력이 모자란다고 판단해서 쉽게 포기하지만, 성장을 추구하는 사람은 실패를 통해 실력을 쌓았다고 판단해서 다시 한번 도전에 나섭니다. 그래서 성과 추구형은 가능하면 쉬운 일을 찾아 하려고 하지만, 학습 추구형은 도전적인 과제를 시도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성과목표도 우리에게 필요한 장점이 있습니다. 초기에 사람들에게 더 큰 동기를 부여해서 일에 착수할 추진력과 몰입도를 증가시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자발성이 줄어드는 부작용이 생기므로, 학습목표를 통해 추진력을 지속적으로 유지시켜야 합니다. 그래서 성공한 경영자들은 대부분 두 목표를 똑같이 강조했고 똑같이 중시했다고 합니다. 우든 감독은 고등학교 때 아무리 뛰어난 활약을 펼친 유망주라고 하더라도 1학년에게는 경기에 출전할 기회를 주지 않았습니다. 미국 프로농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하나로 불리는 카림 압둘 자바도 그랬죠. 대학에 들어오자마자 경기에 나갈 수 있는 실력이 충분히 됐지만 1년 동안 연습만 시키고 엔트리에 집어넣지 않았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먼저 자신의 능력을 키우는 법을 먼저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남들과 비교해서 아무리 뛰어나다고 하더라도 더 발전할 부분이 있다는 점을 깨우치게 한 것이죠. 그래서 더 어려운 기술에 도전해서 잠재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도록 말입니다. 카림 압둘 자바가 농구 역사에 남는 위대한 선수가 될 수 있었던 건 끊임없는 성장을 목표로 하는 마음가짐으로 도전과 발전을 멈추지 않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든 감독은 경기에서 이기라는 말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건 성과를 경시해서가 아니라, 매일매일 승리와 패배가 엇갈리는 스포츠 현장에서, 성장의 중요성도 일깨워 성과와 학습, 결과와 과정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였을 겁니다. 눈앞의 실적에 급급하기보다 구성원들의 장기적인 성장에 더 관심을 쏟는 것이 어떨까요? 잠재력 발현을 통해 조직에 창조가들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기업의 실적은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