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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비결

biumgonggan 2021. 8. 19. 10:53

조직 內 긍정적인 발전을 위해 많은 창조가들이 필요할 텐데요. 그렇다면 창조가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조직의 성과창출에 유리할까요? 오늘은 이와 관련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2013-2014 시즌 유럽 축구계의 돌풍은 단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였습니다. 10년 동안 9번의 우승을 나눠가진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를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지요. 자국 리그뿐만 아니라 유럽 최강 클럽들끼리 맞붙는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뛰어난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레알 마드리드에게 패해서 준우승에 그쳤지만, AC 밀란, 바르셀로나, 첼시 등 세계 최강팀들을 연이어 격파하고, 유일하게 무패로 결승전에 진출했습니다. 놀라운 건 아틀레티코의 연봉 총액이 전통 명문 팀들의 3분의 1밖에 안된다는 사실입니다. 바르셀로나의 메시와 네이마르, 두 사람의 연봉이면 거의 아틀레티코를 운영할 수 있습니다. 레알 마드리드의 호날두와 베일의 연봉을 합쳐도 마찬가지죠.

 

축구 전문가들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이처럼 적은 연봉으로 놀라운 성적을 거둔 비결을 세 가지로 분석합니다. 첫째, 압박과 역습에 능합니다. 약속된 플레이로 전방부터 압박을 하다가도 찬스가 나면 재빠른 역습을 통해 골을 넣습니다. 둘째, 탄탄한 조직력으로 이런 전술을 실행하며, 셋째는 이들을 받쳐줄 수 있는 강인한 체력이 있다는 것입니다. 스타 플레이어 없이 강팀을 만들다 보니 협력 플레이에 방점을 두어 경쟁력을 키워나간 것이죠. 이 이야기를 좀 더 해볼까요. 핵심인재가 부족함에도 어떻게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는지, 저와 똑같은 의문을 품은 심리학자들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최근 연구에서 프로스포츠 팀에 창의적이고 월등한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스타급 선수들이 얼마나 필요한지 실증분석을 했습니다. 국제축구연맹 FIFA, 미 프로농구 NBA, 메이저리그에서 선수들의 실력과 팀 성적을 분석했습니다. 무척 재미난 결과가 나왔는데요. 뛰어난 선수들의 비중이 늘어날수록 팀의 성적이 올라가다가, 어느 수준을 넘어서니까 팀 성적이 하락하는 것이었습니다. 스타 선수들이 너무 많으면 해롭다는 과유불급 현상이 나타난 것이죠. 연구자들은 스타 선수들끼리 서열 경쟁을 하느라 협력을 하지 않아서 이런 현상이 생긴다고 설명합니다. 핵심인재들의 자리싸움 때문에 팀워크에 마이너스가 생긴다는 것인데요.

 

그런데 세 종목의 결과가 다 다릅니다. 농구는 뛰어난 선수가 50%를 넘으면 팀 성적이 하락했고요, 축구는 70%를 넘었을 때부터 하락했습니다. 재미있는 건 야구인데요, 여기서는 뛰어난 선수가 늘어나도 팀 성적이 하락하지 않았습니다. 이건 협력적인 플레이를 하는 곳이 농구 > 축구 >> 야구 순이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팀 스포츠인 야구는 성과측면으로 바라볼 때는 팀 스포츠보다는 개인 스포츠에 가깝다는 게 드러난 것입니다. 또 다른 이유로 역할이 부적절하게 배분되기 때문입니다. 핵심인재가 넘치다 보면 자신의 능력에 적합한 역할을 맡지 못할 경우가 많습니다.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가없는 것입니다. 즉 슈퍼스타가 많다고 모든 팀이 강팀이 되는 건 아니란 얘깁니다. 핵심인재가 많다고 고성과 조직으로 그대로 이어지는 건 아니란 뜻이죠. 불확실한 환경에서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창의적인 인재의 중요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많은 기업들이 혁신적인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창의적인 인재를 얻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창의적 인재를 많이 뽑기만 한다고 능사는 아닐 겁니다. 그들이 능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점점 더 업무가 복잡해지면서 한두 사람의 능력만으로는 해결하기 힘든 경우가 많아 협력이 필요한 일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여러 사람이 일을 나눠서 하다 보면 어떤 사람은 이끌고, 어떤 사람은 보조하며, 어떤 사람은 따라줘야 합니다. 창의적 인재들이 능력을 최대한 펼칠 수 있도록 하려면 누군가는 이들을 받쳐줘야 한다는 것이죠. 즉 리더가 구성원들이 각자 맡은 여러 역할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실행하도록 만들어줘야, 창의적 인재의 역량이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아르헨티나의 수비형 미드필더 출신인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이 아틀레티코를 그렇게 만들었습니다. 아틀레티코를 거쳐간 공격수들을 보면, 여기서 피크를 치고 성적이 하락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페르난도 토레스, 세르히오 아구에로, 디에고 포를란, 라다멜 팔카오, 등 많은 선수가 아틀레티코에서 최고의 시즌을 보냈습니다. 왜일까요? 개인플레이보다는 팀플레이가 강조되었던 아틀레티코에서는 동료들이 이들에게 골을 넣을 수 있는 찬스를 몰아줬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성적에 죽고 사는 프로 선수들을 어떻게 그렇게 만들었을까요? 시메오네는 신뢰와 이익이라는 두 가지 묘약을 활용했습니다. 시메오네 감독은 선수들의 장단점과 플레이 스타일을 정확히 파악해서 전술을 펼칩니다. 각각의 선수에게 가장 적합한 역할을 줘서 그가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도록 만듭니다. 그래서 새로운 선수를 영입할 때도 최고의 스타플레이어가 아니라, 어떤 구상을 갖고 그것을 실현시키는 데 필요한 선수를 데려옵니다. 이런 시메오네식 축구가 점차 성과를 내기 시작하자 감독에 대한 선수들의 신뢰가 쌓였고, 이런 방식으로 승리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주공격수가 아닌 선수들은 비록 자신이 골을 넣지 않더라도 자신이 맡은 역할에 충실하다면 결과적으로 팀의 승리에 보탬이 되리란 걸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팀의 승리가 궁극적으로 자신들에게 이익이 된다는 사실을 확신하게 됐습니다.

 

2013-2014시즌 프리메라 리가 사무국이 선정한 베스트 11에 7명이 올라 많은 선수들의 몸값이 폭등한 게 그 증거죠. 시메오네가 강팀을 이긴 비결은 신뢰와 이익이라는 두 개의 수레바퀴로 모든 선수들의 역량을 끌어올릴 수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아무리 강팀이라도 선수들의 역량을 100% 활용하기는 어렵습니다. 기업 역시 창의적 인재의 역량을 전부 활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핵심은 다른 직원들에게 있습니다. 그들이 맡은 일을 잘해줘야 창의적 인재의 역량이 피어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