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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플라자 호텔, 라벤슨 이야기

biumgonggan 2021. 8. 4. 13:24

미국 플라자 호텔의 대형 연회장에 전 직원이 모였습니다. 무슨 일인지 궁금해하는 직원들 앞에 CEO 제임스 라 벤슨이 말문을 여는데요. “직원 여러분 오늘부터 일할 때 딸기를 생각하세요.” 과일가게도 아닌 호텔 CEO가 직원들에게 딸기를 생각하라니 모두들 의아해했는데요. 도대체 그는 왜 무슨 의미로 이 알쏭달쏭한 말을 한 것일까요?

 

1972년 거액의 적자로 허덕이던 뉴욕 플라자 호텔에 제임스 라벤슨이 부임합니다. 광고 회사 경영자였던 그의 발탁은 당시 아주 파격적이었죠. 하지만 당시 직원들은 호텔 경험이 없는 그를 신뢰를 하지 못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호텔 내부 분위기가 좋지 않게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비서와 함께 호텔 로비를 걸어가고 있던 라벤슨이 한 광경을 목격합니다. 그날은 호텔에서 공연이 있던 날이었는데요. 공연 시간에 늦은 손님이 헐레벌떡 들어와 문 앞에선 직원에게 물었습니다 “오늘 호텔에서 가수 공연이 있죠?” 그러자 직원이 대답합니다. “잘 모르겠습니다” 숨을 고른 손님이 다시 한 번 질문하는데요 “많이 늦어 그런데 어디로 가야하는지 알려 주시겠어요” 그러나 돌아오는 답은 같았습니다. “저는 객실담당이라 모릅니다. 담당자를 찾아보세요.” 그 자리에서 손님은 돌아 가버렸습니다. 이후 라벤슨은 어떻게 했을까요? 다음날 직원들을 한 곳에 불러 모았습니다. 심각한 분위기를 상상했던 직원들의 예상과는 달리 라 벤슨은 직원들에게 담담히 말을 이어갔습니다 “여러분이 나를 잘 믿지 않는 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부탁 하나만큼은 오늘부터 지켜주길 바랍니다. 여러분 이제부터 일을 할 때는 딸기를 생각하세요” 라 벤슨은 왜 딸기를 생각하라고 했을까요?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여러분도 잘 알다시피 딸기는 무르기 쉬운 과일입니다. 만약 딸기를 그날 당장 판매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물러진 딸기는 팔지 못하고 버려지겠죠. 라 벤슨은 호텔 서비스 역시 고객의 요청을 기다리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영업해야 한다는 사실을 부드럽게 표현한 것이었는데요. 실제로 당시 호텔업계 뿐만 아니라 유통업계 항공사, 등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실제로 빈자리가 있는 비행기를 그대로 띄우기보다는 티켓 할인이나, 경유 등의 방법을 통해 비행기 좌석을 최대한 채우는 전략과 비슷한 맥락이기도 합니다. 도대체 라벤슨은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게 됐을까요?

 

라벤슨은 부임 직후부터 아주 면밀하게 플라자 호텔의 문제점을 살폈습니다. 그는 기존의 호텔 CEO라면 보이지 않았을 문제를 찾아내는데요. 호텔 직원들의 특유의 품위 있고 수동적인 모습이 호텔 경영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겁니다 그는 플라자 호텔 전 직원의 세일즈맨 화를 선언합니다. "Everybody sells". 하지만 라 벤슨은 무턱대고 직원들에게 높은 열정과 서비스를 강요하지는 않았습니다. 자신도 플라자 호텔의 세일즈맨임을 자청했는데요. “여기서 Everybody란 룸메이드 캐셔 웨이터 지배인 그리고 사장인 저까지 포함하는 말입니다 예외는 없습니다”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했다고 합니다. 프런트 데스크에 벨이 울리면 직접 전화를 받기도 하고 바에서 웨이터 대신 주문을 받기도 했다는데요 그리고 직원들이 바뀐 회사의 방침에 따라 태도를 바꾸고 업무를 개선해서 좋은 실적을 낼 경우 거기에 반드시 상응하는 인센티브를 반드시 제공했습니다.

 

그 결과 어떻게 되었을까요? 플라자 호텔의 전 직원들을 고객중심의 영업팀으로 완전히 바뀌어 놓게 되었고, 5년간 적자를 면치 못했던 플라자 호텔은 라 벤슨 부임 첫해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게 됩니다. 라벤슨은 플라자 호텔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은 후 경쟁사에 유리한 조건으로 호텔 매각을 성사시키고 3년 만에 경영일선에서 물러납니다. 퇴임 식 당일 그는 직원들로부터 커다란 딸기 스티커를 선물로 받았다는데요. “직원 여러분 계속해서 딸기를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우린 무엇이든 팔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 딸기 덕분에 굶지 않겠네요” 라며 유쾌한 마지막 인사를 남습니다. 라벤슨이 떠나고 직원들은 많이 아쉬워했다고 합니다. 당시 플라자 호텔에는 1400여 명의 직원들이 근무했는데요. 최악의 경영난을 함께 겪으며 함께 이겨나갔던 직원 대다수가 그 시기를 가장 즐겁고 근무 환경이 좋았던 때로 기억한다고 하니 라 벤슨의 리더십은 꽤나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겠죠. 라벤슨이 플라자 호텔을 경영하던 때로부터 40년 이상 긴 세월이 흘렀습니다. 현재 기업의 경영환경은 많이 달라졌지만 그러나 라 벤슨이 가졌던 문제의식과 개선을 위한 노력은 오늘날에 비견해도 여전히 유효한 것 같습니다. 그를 따라 다시 한 번 말해볼까요? "딸기를 생각하라!"? 곱씹어 볼수록 딸기의 달콤한 향기와 식감이 연상되는 괜찮은 한마디인 것 같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