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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유명 기자이자 언론사주였던 에밀 드 지라드댕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한마디 말의 힘은 엄청나다 말 한마디로 출격하는 군대를 멈추게도 하고 패배를 승리로 바꾸기도 하며, 국가를 구하기도 한다” 말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잘 표현한 말입니다. 실제로 인류의 역사를 살펴보면 동양과 서양, 고대와 현대를 막론하고 중요한 고비나 상황에서 리더의 말 한마디는 세상을 바꿔 놓았는데요.
2012년 3월 16일,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에 있는 수단 대사관 앞 감색 점퍼를 입고 수염을 더부룩하게 기른 한 중년의 남성이 시위 도중 수갑을 찬 채 경찰에 끌려갑니다. 그리곤 웃으며 한마디를 던지는데요. “나 브래드 피트야” 실없는 농담에 그를 자세히 본 경찰은 깜짝 놀랐습니다. 그 사람은 할리우드 스타 조지 클루니였습니다. 자칫 감정이 격해질 수 있는 상황에서 미소와 농담을 함께 대처한 것이었죠. 그가 수갑을 차고 경찰에 끌려가는 모습은 곧 세계적인 뉴스가 됐습니다. 당시 현장에서 그를 알아본 기자들이 연행 이유에 대해 물었는데요? “NOT ON OUR WATCH! 수단의 무고한 시민들을 구해야 합니다”라고 단호히 대답합니다. 미국인 배우가 왜 자신과 관계없는 아프리카 수단 국민들의 안위를 걱정하며 목소리를 높였을까요?
이날 조지 클루니는 수단의 독재자였던 오마르를 반대하는 집회에 참석 중이었습니다. “요구는 아주 간단합니다. 무고한 수단 시민을 죽이는 것을 멈추세요 ” 당시 수단은 끊임없는 내분과 쿠데타, 양민 학살 등으로 반세기 동안 200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후였죠. 2003년 북부 아랍계 세력과 남부 기독교 주민 간의 갈등 속으로 20만 명 이상이 숨지는 <다르푸르> 학살사태가 일어나기도 해 세계를 경악시키기도 했었는데요. 2006년 조지 클루니는 이 다르푸르 학살 사태를 고발하는 다큐멘터리를 만들기 위해 수단을 처음 방문합니다. 참혹한 학살 현장에서 굶주림과 질병에 고통을 겪는 원주민을 목격한 클루니는 단순한 인도적 차원의 지원으로는 수단 문제를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보다 전체적이고 정치적인 차원에서 해결책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관심과 개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이죠 이후 그는 수단의 학살과 내전의 참상을 알리고 이를 막기 위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개입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게 됩니다.
" NOT ON OUR WATCH " 2007년 만든 그가 만든 시민 단체의 이름은 그래서 매우 상징적입니다. 그러니까 눈으로 직접 보는 현장에서는 학살이나 파괴를 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클루니는 비록 자신이 정책을 만드는 정치인도 아니고 직접적으로 학살과 파괴를 막을 수 있는 군인은 아니지만, 이런 방법을 통해서 수단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그 실상을 정확히 세계에 알리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그의 평화 운동은 무엇보다 아주 실천적이고 구체적인데요. 흔히 할리우드 스타들은 일거수일투족을 몰래 찍는 파파라치 때문에 곤욕을 치릅니다. 클루니는 바로 이 파파라치에서 힌트를 얻어 학살과 방화 등 범죄가 일어나는 현장을 24시간 감시하는 위성을 띄웠습니다. 구글 어스와 디지털 글로브라는 회사에 75만 달러의 거액을 지불하고 인공위성을 띄워 사진을 찍은 거죠, 이 아이디어는 큰 위력을 발휘했습니다. 예를 들어 수단 정부군이 국경선에 대규모 병력이나 탱크, 헬리콥터 등을 배치한다면 곧 공격을 할 것이라는 짐작할 수 있습니다. 또? 어떤 마을을 공격해서 초토화한다면 공격 이전과 이후의 모습을 비교해서 꼼짝할 수 없는 학살의 증거로 제시한 것입니다.
그리고 대하기에 익숙한 언론사를 100%, 아니 200% 활용했습니다. CNN, NBC 등 언론을 가리지 않고 인터뷰에 나섰습니다. 조지 클루니의 환한 미소가 담긴 인터뷰를 시청자들이 마다할 리는 없었으니까요 그의 유명세만큼이나 수단 문제는 세게 곳곳에 전해졌습니다. 마침내 조지클루니는 수단 문제의 직접적인 해결을 요구하는 유엔 연설까지 직접 하게 됩니다. “유엔이 아니면 누가 하겠습니까? 수단 사태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역사로 남을 것입니다. 그곳은 여러분의 르완다, 캄보디아, 아우슈비츠입니다. 단 한마디 예스라고만 말하면 우리는 수단을 구할 수 있습니다.” 그의 강력한 한마디는 세상을 움직였죠. 결국 국제형사재판소는 오마르 수단 대통령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했고, 2011년 수단 독재정권에 의해 끊임없는 박해와 학살에 시달리던 남 수단은 국민투표에 의해 독립을 얻게 됩니다. 유엔 외교가에서는 "클루니가 없었다면 남수단의 독립은 어려웠을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죠
조지 클루니의 활동이 무엇보다 돋보이는 이유는, 단순히 돈을 기부하거나 일회성으로 보여 주기식 봉사 행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아주 구체적인 목표와 방법을 세우고 지속적으로 해나가기 때문입니다. '왜 혼자서는 이뤄질 가능성이 없는 일을 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그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어떤 사람이든 능력 밖의 일을 시작했을 때 잘 되지 않는다고 그만둔다면 잘못했다고 느낄 것이다. 나는 그런 잘못을 안고 평생 살아갈 수는 없기 때문에 계속할 수밖에 없다." 비록 능력에 부치는 일이어도, 또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치더라도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신념을 흔들림 없이 행동으로 옮기는 조지 클루니는 영화 속에서 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우리에게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