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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산업혁명을 이끈 사람들

biumgonggan 2021. 8. 2. 10:32

산업혁명 이래 자본주의 경제는 눈부신 혁신과 성장을 달성해왔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는데요. 통상 신기술이 출현하고 과열과 광풍이 불었으며, 버블이 붕괴된 후 성장과 침체라는 굴곡과 위기로 점철된 드라마였습니다. 하나의 경제체제나 사회질서가 근본적으로 변화하는 것을 “물결”에 비유하는 일이 많은데요. 이 개념의 원조는 토플러의 “제3의 물결"입니다. 제3의 물결의 출발점은 3차 산업혁명이지만 토플러의 물결 개념은 산업혁명보다 더 큰 단위입니다. 첫 번째 물결은 농업혁명, 두 번째는 공업혁명, 그리고 세 번째가 컴퓨터를 앞세운 정보혁명입니다. 산업혁명은 2 물결부터 시작됐는데, 이는 과학 기술의 발달에 따라 1차와 2차의 산업혁명으로 나뉩니다. 최초의 기계를 사용한 초보적 공장 시대가 1차라면, 첨단 과학기술이 적용된 대규모 공장 시스템이 2차라고 할 수 있죠. 그리고 토플러가 주목한 제3의 물결이 오는데, 이는 2 물결이 둘로 나뉘듯, 3차와 4차로 나뉩니다. 바로 현시점이 4차 산업혁명으로의 진입기가 됩니다. 세계 경제의 변동이 파도라면 경제 주체들은 파도를 타는 서퍼에 비유할 수 있겠죠. 그런데 작은 파도와 큰 파도는 타는 방법이 다릅니다. 쓰나미라면 물속으로 잠수를 하는 것이 상책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적정 규모의 파도라면 “인생 서핑”을 체험할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파도를 타려면 파도의 주기와 세기, 기타 여러 가지 특징을 알아야 합니다. 경제사 연구가들은 지나간 산업혁명을 연구해서 공통된 패턴을 발견해 냈습니다. 베네수엘라 출신의 경제학자 칼로타 페레즈의 모델을 기초로 혁명의 패턴을 간단하게 살펴보면, 우선 출발점은 종자가 되는 핵심 기술의 출현입니다. 1차 산업혁명기의 증기기관, 2차의 전기, 3차의 정보기술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핵심 기술은 특정 산업에 국한되지 않고 전산업으로 파급되면서 사회 전체의 모습을 바꾸어갑니다. 이때 신기술에 대한 기대와 신뢰가 도를 넘으면서 걷잡을 수 없는 광풍으로 번집니다. 이로 인한 버블의 팽창과 붕괴가 일어나는데, 1차 혁명기의 철도 버블, 2차의 대공황, 그리고 3차의 닷컴버블이 그것입니다. 버블 붕괴의 충격은 엄청나지만 혁명의 불길은 꺼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진짜 강자가 선별되고 시스템이 구축되어 황금시대라고 불리는 전성기가 찾아옵니다. 1차 혁명기의 벨 에포크, “아름다운 시절”과 2차의 “전후 고도성장” 그리고 3차의 “대 안정기”, 즉 Great Moderation이 그것입니다. 이윽고 기술이 안정화되면서 성숙기가 찾아옵니다. 이 패턴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드라마'입니다. 흥미로운 드라마가 갖춰야 할 요소가 다 있습니다. 눈에 띄지 않는 주인공이 홀연히 나타나, 갑자기 정상으로 치솟았다가 단번에 바닥으로 추락하고 다시 재기하여 전성기를 누린 후 서서히 저물어가는 것이죠.

 

시대가 이렇게 극적이라면 그 시대를 살다 간 사람들의 인생은 어땠을까요? 개인의 인생도 그처럼 영욕과 부침의 롤러코스터가 되기 쉬웠습니다. 영국의 철도왕 조지 허드슨은 격동의 시대를 삶의 영욕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는 가난한 농민의 아들로 태어나 포목상의 직공이 되었고 젊은 나이에 상점의 주인이 됩니다. 1차 산업혁명의 핵심 업종인 섬유산업에서 비즈니스맨으로서 스타트를 끊은 셈입니다. 그가 청년기에 들어서던 1820년대는 영국의 철도산업이 태동하던 시기였습니다. 허드슨은 철도가 영국의 미래라는 것을 간파하고 철도 산업에 투신, 뛰어난 사업수완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당시 독립 철도회사들이 난립하여 기차를 갈아탈 때마다 새로 표를 구입해야 하는 상황에서 허드슨은 “철도청 산소"를 운영, 승객의 편의성을 극대화시킵니다. 동시에 그는 영국 전역으로 뻗어나가는 철도 건설에 참여하여 명실상부한 '철도왕'으로 불렸습니다. 그러나 투자 붐이 과열로 이어지면서 버블이 붕괴하고 그는 몰락합니다. 그는 내부자 거래 등 석연치 않은 혐의로 인해 부는 물론 명성과 신뢰도 잃었습니다. 그는 사기 혐의로 투옥되었으며, 그의 사업 거점이던 요크시는 그에게 헌정한 “허드슨 스트리트”라는 거리 이름을 “레일웨이 스트리트”로 변경하였습니다. 채무에 시달리던 허드슨은 친구들의 도움으로 경제적 안정을 되찾았으며 외국 도피생활에서 벗어나 영국에 돌아와 만년을 보냈습니다. 그가 임종했을 때 거리의 상인들이 상점에 블라인드를 내려 조의를 표했다고 합니다. 비록 철도 버블에 대해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지만, 그가 산업 발전에 끼친 평생의 공로를 지울 만큼은 아니었다는 것이죠. 요크시는 그의 사후 100주년이 되던 1971년에 레일웨이 스트리트로 바뀌었던 거리 이름을 “허드슨 스트리트”로 복원하였습니다.

 

지난 세 차례의 산업혁명 이야기, 특히 그 시대를 움직였던 사람들의 이야기는 오늘 우리에게 보물이 가득한 창고와도 같습니다. 과거를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정답은 아닙니다. 그들이 그들만의 전략을 만들었듯이 우리도 우리의 전략을 창조해야 합니다. 다만 그들의 다양한 도전과 응전의 패턴은 우리의 영감을 자극합니다. 철제 터빈으로 산업혁명의 문을 연 존 스미턴, 전신조차 없던 시절 글로벌 네트워크를 꿈꾸었던 미셸 슈발리에, 최초의 항공 지도와 해저 지도를 만든 엘리 젭슨과 매튜 모우리, 여성으로서 아폴로 착륙선의 운영 프로그램을 코딩한 마가렛 해밀턴 등은 기술이 세상을 바꾸는 격변기 삶의 교훈을 생생하게 전해 줍니다. 이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우리는 밀려오는 파도를 무서운 재앙이 아니라, 최고의 서핑 기회로 새롭게 보게 됩니다. 지나간 산업혁명의 물결에서 변화의 최전선을 달려온 다양한 인물들을 만나보고, 이들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을지를 살펴보는 여정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