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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세계 최대 연료식 에어컨, 위앤다

biumgonggan 2021. 5. 31. 11:32

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을 아시나요? 흑묘백묘론은 1980년대 중국식 시장경제를 대표하는 용어인데요. 흰 고양이든 검은 고양이든 쥐를 잘 잡는 게 좋은 고양이라는 뜻으로, 성장만 할 수 있으면 이념과 수단을 가리지 않겠다는 중국 정부의 의지를 담고 있죠. 이런 파격적인 개방개혁 정책으로 중국은 미국에 이어 2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했지만 짝퉁 대국, 환경오염의 주범, 정경 유착 등 그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런데 이 모든 오명과 무관한 중국 기업인이 있습니다. 바로 세계 최대 연료식 에어컨 생산기업 위앤다(遠大) 그룹CEO 장위애(張躍)인데요. 미술교사 출신인 그는 직접 발명한 특허만 40개가 넘을 정도로 위앤다 그룹의 연료식 에어컨 기술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시켰고요. 전기식 에어컨보다 에너지 절감 효과가 두 배나 높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크게 낮춘 연료식 에어컨으로 환경오염을 최소화하는데 앞장섰는데요. 이 뿐만이 아닙니다. 1988년 3만 위안으로 시작한 기업이 창업 이래 단 한 번도 적자를 내지 않고 2008년에는 무려 60억 위안의 매출을 달성하자 ‘위앤다 신화’라는 말까지 생겨났는데요. 2002년 중국 10대 민영기업, 2002~2005년 동안 4년 연속 중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으로 선정되었고, 2009년《비즈니스위크》선정 중국 녹색경제 대상을 수상한 위앤다 그룹. 오늘은 기본과 원칙보다 편법이 난무하던 중국에서 정공법으로 승부한 위앤다 그룹의 창업주 장위애의 성공 노하우를 소개하겠습니다.

장위애의 첫 번째 성공비결은 창업 이념인 설중송탄(雪中送炭)에서 비롯됩니다. 설중송탄이란 눈으로 고립되어 있을 때 땔감을 보낸다는 뜻으로, 사람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꼭 필요한 제품을 만들겠다는 그의 의지를 대변합니다. 1988년 창업 당시 그의 고향인 후난성 창사는 난방시설이 거의 없어 겨울나기가 매우 힘들었습니다. 그는 겨울나기 고통을 덜어주고자 보일러 회사를 설립하게 되는데요. 기존 보일러에는 치명적인 결함이 있었습니다. 자체 온도가 100도를 넘으면 물이 압력을 받아 폭발 위험이 있었던 것이죠. 장위애는 여러 차례 실패를 거듭한 끝에 1989년 폭발 위험이 없는 무압력 보일러를 개발했고, 이 발명품은 인류의 역사를 바꾸어 놓았다는 평가를 받으며 1991년 세계발명상을 받습니다. 그러던 중 숨이 막힐 듯한 여름의 찜통더위 속에서 그는 건물에 설치하는 에어컨이 시급하다고 느낍니다. 곧바로 무압력 보일러 특허를 타사에게 양도한 후, 에어컨 개발에 매달리는데요. 에어컨은 전기를 사용해 제냉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당시 중국은 전력 부족으로 정전이 잦았고 그 때문에 공장을 멈춰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전기 낭비를 줄일 수 있는 연료식 에어컨을 개발해야겠다고 생각한 그는 1992년 중국 최초로 연료식 에어컨 개발에 성공합니다. 보일러와 에어컨. 모두 1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개발한 그를 두고 주변에서는 뛰어난 천재라고 평가하는데요. 하지만 그는 “다른 사람이 충분히 열심히 일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열정만 있으면 누구라도 자신처럼 일하게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두 번째 성공비결은 그의 철저한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입니다. 기업가가 돈을 버는 것은 당연한 본문이지만 돈 버는 행위가 반드시 사회와 후대에 이바지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능력이 뛰어날수록 가진 것이 많은 기업일수록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몸집 키우기와 이윤 추구에만 급급한 기업은 결코 오래가지 못한다는 것이죠. 그런 관점에서 위앤다 그룹이 생산하는 연료식 에어컨은 생활의 편의는 물론 후대를 위해 환경까지 생각한 제품입니다. 일반 전기식 에어컨과 비교했을 때 반년동안 이산화탄소 배출을 약 4만 톤 줄일 수 있으며, 이는 나무 40만 그루가 반년 동안 흡수하는 이산화탄소의 양과 동일하다고 합니다. 역대 엑스포 중 가장 큰 규모로 치러졌던 2010년 상하이 엑스포는 친환경 엑스포를 표방하며 “전 인류가 직면한 도시 문제를 해결하고 더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는데요. 친환경 기업의 대표주자인 위앤다 그룹은 민영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상하이 엑스포의 글로벌 협력 파트너로 선정되었습니다. 특히, 엑스포가 열리는 모든 건축물에 중앙 에어컨을 공급해 ‘녹색 엑스포’를 만드는데 기여하면서 전 세계의 주목을 끌었죠.

마지막 성공비결은 솔선수범입니다. 장위애는 직원들에게 일하라고 말하기 전에 본인이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고, 도덕성을 논하기 전에 자신이 청렴결백함을 몸소 실천하는데요. 그는 기업가가 너무 많은 시간을 인맥 쌓는데 보내기보다는 기술 개발 등에 힘써야 한다며 매일 14시간씩 일을 한다고 합니다. 지금도 회사의 엔지니어 책임자가 그를 찾아와 세부적인 기술 협의를 할 정도로 에어컨 기술에 정통하다고 하죠. 또한 그는 뇌물수수나 수뢰를 하지 않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외부의 간섭을 받지 않고 청렴한 경영원칙을 고수하기 위해 장위애는 지금까지 3불 원칙을 지켜오고 있습니다. 첫째, 합자기업을 만들지 않는 것. 둘째, 상장하지 않는 것. 셋째, 채무를 지지 않는 것인데요. 창업 이래로 위앤다 그룹은 단돈 1위안도 대출을 받아본 적이 없고 인력을 감축한 일도 없다고 합니다. 엉뚱하게도 에어컨 회사의 CEO 장위애의 소원은 “단열과 통풍의 효율을 높여 에너지 소모를 막고 결국에는 에어컨이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고 합니다. 늘 새로운 시각으로 시장을 바라보고, 편법이나 뇌물이 없어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몸소 보여주고 있는 장위애. 지금도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 보일러, 에어컨이 아닌 또 다른 제품을 구상하며 누구보다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