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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맛있는 음식이 무엇일까요? 사람마다 모두가 다를 겁니다. 그래서 음식을 맛보기 전에 음식 맛을 가르는 2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첫째 배가 고프냐 하는 거죠. 얼마나 먹고 싶으냐에 따라 음식의 맛이 다르다는 겁니다. 둘째는 분위기입니다. 누구하고 어디에서 먹느냐 하는 겁니다.
골프도 이와 같습니다. 내가 얼마나 골프를 좋아하느냐? 어디서 누구와 골프를 하느냐? 시멘트로 가득한 도시를 떠나서 골프장으로 향하는 길, 새벽안개가 걷히면서 드러나는 대자연의 싱그러운 풍경, 산과 바다, 나무와 꽃, 그리고 티잉 그라운드에 섰을 때 그 시원함과 설렘, 티샷이 창공을 거침없이 날아갈 때 그 통쾌함, 롱 퍼터가 홀컵으로 빨려 들어갈 때 그 짜릿함, 이런 것들이 골프를 하는 진정한 즐거움이 아닐까요?
말하자면 골프는 그 자체로 훌륭한 ‘여행’이자 달콤한 맛이라는 겁니다. 여행의 즐거움과 대자연의 감동을 선사할 세계의 명품 골프장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골퍼라면 꼭 한번 가보고 싶어 하는 동남아 최고의 골프코스, 브루나이 엠파이어 호텔 골프장을 소개합니다. 골프와 여행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꼭 한 번 이곳에 가보셔야 하는 이유를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째, 누구라도 감탄할 수밖에 없는 아름다운 대자연입니다. 우선 공기부터가 다릅니다. 아마존과 더불어 지구의 공기를 정화하는 보르네오의 밀림은 자체가 산소탱크입니다. 숨을 쉴 때마다 몸에서 느껴지는 상쾌함이 그 어디에서도 경험하지 못한 신세계를 보여줍니다. 마치 몸이 정화되는 그런 감동까지 주죠. 뿐만 아니라 끝이 보이지 않는 남중국해의 푸르고 넓은 바다는 눈과 마음을 시원하게 만들어줍니다.
둘째는 여행객의 로망을 만족시켜 주는 브루나이 엠파이어 호텔입니다. 엠파이어 호텔입니다. 남자라면, 아니 사람이라면 누구나 인생의 단 하루만이라도 왕처럼 살아보고 싶은 로망이 있습니다. 그걸 체험할 수 있는 곳이 바로 브루나이 엠파이어 호텔입니다. 전 세계에서 딱 두 개 밖에 없는 7성급 호텔인데요. 호텔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그 웅장함과 화려함에 말문이 막힙니다. 기둥과 천장, 카펫까지 금가루를 뿌려놓은 호텔, 우리가 지금까지 경험한 호텔과는 차원부터가 다릅니다. 모두 400여 개의 객실이 있는데요, 그 가운데 엠페러 스위트룸은 기둥과 탁자. 의자가 모두 황금입니다. 전용 엘리베이터와 전용 수영장이 있고, 비서실, 접견실까지 마련돼 있습니다. 그야말로 럭셔리함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Tip 한 가지, 브루나이에선 술을 마실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무슬림이 아니고 만 17세 이상 관광객이라면 호텔 객실에서 개인적으로 가져온 술 한 병은 마실 수 있습니다. 미처 준비를 못했다면 30분 거리에 있는 국경도시 림방(Lim-Bang)을 찾아가시면 됩니다. 가는 길 자체로도 멋진 관광을 할 수 있습니다. 그것도 안 된다면 호텔 부근에 있는 한정식 집을 찾아가시면 됩니다. 그 집 사장님이 워낙 술을 좋아하셔서 1~2병쯤은 구할 수도 있습니다. 판매하는 게 아니라서 공손하게 부탁을 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는 골프 코스에 있습니다. 코스 전체가 부드럽고 안정감이 있는 그런 코스인데요. 우선 1번 홀 티잉 그라운드에 서면 어디서 많이 보던 코스처럼 느껴집니다. 밀림과 바다를 배경으로 잭 니클라우스가 설계를 한 골프장이라서 다른 동남아 골프장과 달리 산지형의 우리 골프장과 흡사합니다. 잔잔한 바람처럼 흐르는 페어웨이가 적당한 곳에 벙커를 만들면서 밀림 속에 또 하나의 세상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이처럼 편안하면서도 품위가 있는 골프장. 부드러운 미소를 띠고 있는 코스. 그러나 그 속에는 많은 변화와 도전이 기다리고 있는, 코스의 샷 밸류가 엄격한 그런 골프코스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6번 홀은 티잉그라운드에 서면 헤저드 너머 오른쪽은 밀림이 페어웨이 깊숙하게 들어와 있고, 왼쪽은 기다란 야자수 밑으로 벙커가 바글바글합니다. IP지점을 결정하기가 아주 난처한 상황이죠. 더구나 오른쪽 도그렉 홀이기 때문에 오른쪽 페어웨이로 떨러 지면 밀림에 가로막혀 세컨드샷으로 그린을 노릴 수가 없습니다. 여기에 함정이 있습니다. 과감하게 떼거리 벙커 쪽으로 드라이버 샷을 날려야 합니다. 웬만한 장타자가 아니라면 벙커까지 갈 수가 없는 홀입니다. 벙커 앞으로는 보기보다 넓은 페어웨이가 숨어 있어서 마음 편하게 그린을 노릴 수가 있습니다.
코스 라운딩 후반으로 들어가보면, 파 4 15번 홀은 시그너처 홀입니다. 티잉 그라운드에 서면에 서면 페어웨이 절반이 벙커죠. 예전에는 해변과 붙어 있어 세계에서 가장 큰 벙커라는 별명이 있었는데 지금은 해변으로 도로를 내버렸습니다. 그래도 어마 무시한 벙커입니다. 한쪽으로는 그 속을 알 수 없는 밀림이 병풍처럼 둘러서 있고, 또 한쪽으로는 끝이 보이지 않는 남중국해가 가슴속을 시원하게 뚫어 줍니다. 마지막 파 4 18홀에 서면 페어웨이 너머로 엠파이어 호텔이 보이고 남중국해 바다와 하늘이 눈과 마음을 시원하게 해 줍니다. 여기서 골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내 마음을 너무 행복하게 해주는 그런 홀입니다.
이렇게 코스 매니지먼트는 세계 최고의 수준입니다. 또, 코스 어디에서도 디봇 자국을 보기가 어렵습니다. 한 팀이 코스를 지나가면 바로 그 뒤에 디봇을 수리하는 캐디들이 코스를 따라올 정도로 정성을 다하는 골프코스입니다. 연인이나 부부가 함께하면 세상 최고의 황홀한 골프 여행을 맛볼 수 있습니다. 또 하나의 Tip으로 페어웨이나 그린 주변은 모두 밀림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원숭이나 이구아나를 만날 수 있습니다. 가끔은 자그마한 원숭이가 귀엽다고 가까이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절대 가까이 가면 안됩니다. 성깔이 장난이 아니라서 맞짱 뜨자고 대듭니다. 그러다가 혼자 안 될 것 같으면 패거리로 달려들죠. 온 그린을 해야 하는데 그린에 원숭이가 있다면 잠시 기다려야 합니다. 갑자기 볼이 그린에 떨어지면 원숭이가 깜짝 놀랐다고 볼을 밀림으로 던져 버리니까요. 꼭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원시의 밀림에서 뿜어져 나오는 맑은 공기와 대자연. 7성급 호텔에서 누릴 수 있는 황홀한 휴식. 부드러운 명품 미소를 띠고 있는 엠파이어 호텔 골프코스. 음식으로 따지자면 옛날 임금님이 드시던 수라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짜지도 맵지도 않으면서 부드럽고 품격 있는 그런 맛입니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한 번쯤은 꼭 가볼 만한 골프장으로 추천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