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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C

3D 프린터가 바꿀 세상

biumgonggan 2021. 5. 14. 19:46

2021년 2월 미국에서 3D 프린터로 지어진 집이 실제 부동산 거래 매물로 등록이 되면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 집은 현장에서 대형 3D 프린터를 설치하고 다양한 소재를 적용해 단 48시간 만에 지었다고 하는데요, 필요한 인부는 단 3명이었고, 인건비과 건축비용을 크게 절감해, 집 값이 주변시세 대비 30~50%가량 저렴하다고 합니다. 과거 시제품이나 모형물 제작에만 활용되던 3D 프린터가 새로운 산업군으로 자리잡기 시작한 건데요. 미국 컨설팅사 월러스 어소시에이츠에 따르면 세계 3D 프린터 시장은 2014년 41억 달러에서 2020년 210억 달러로 고속 성장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3D 프린팅 발전에 날개를 달아 준 3D 프린팅 소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출처 : 조선비즈

사실 3D프린터가 처음 출시된 것은 1984년입니다. 이 혁신적인 기술에 많은 사람들이 주목했지만 가격이 비싸고 산업현장에서 원하는 물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큰 단점이 있었죠. 하지만 2006년 이후 주요 3D 프린터 개발회사들의 특허가 만료되어 설비 가격이 1/3 수준으로 떨어졌고, 여기에 소재 혁신까지 더해져 3D 프린터는 눈부신 발전을 거듭했습니다. 3D 프린터는 공정 특성상 액체타입이나 실처럼 얇은 필라멘트, 혹은 분말형태 소재를 사용해야 가능한데, 이 때문에 초기 3D 프린터는 주로 냉장고나 자동차 내장재로 사용되는 ABS 플라스틱 소재를 활용해 제작하는 것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출처 : 조선비즈

이렇다 보니 높은 강도, 내열성, 내구성 등이 필요한 곳에는 활용성이 떨어졌죠. 하지만 최근 고성능 플라스틱, 탄소섬유, 세라믹, 금속 등 다양한 소재기술 발전이 더해지면서 3D 프린터 시장은 제조업, 의료, IT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제조 패러다임을 바꾸며 산업혁신을 이끌고 있습니다. 탄소섬유는 강철과 비견될 만큼 뛰어난 강도와 내열성, 그리고 가벼운 무게까지 갖춰 3D 프린팅에서는 매우 주목받는 소재 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3D 프린팅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정교한 가공이 가능해야 했기 때문에 적용이 어려웠죠.

출처 : 나우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의 스타트업 AREVO는 카본섬유의 가닥과 나일론, 폴리에텔 에텔 케톤 물질을 혼합시켜 만든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CFRTO) 소재로 가볍고 내구성이 가능한 3D 프린팅 소재를 개발했는데요. 이 소재는 티타늄 금속 대비 5배는 강한 강성을 지니면서도 제작된 제품의 공극률은 1% 미만의 제작 완성도를 보여 주목을 받았습니다. AREVO는 소재와 가공기술의 우수성을 시현하기 위해 실제 이 소재로 만들어진 자전거를 클라우드 펀딩을 통해 판매했는데요. 과거 탄소섬유 프레임을 적용한 자전거는 성능이 뛰어나고 가볍지만 가격이 높아 일부 선수들과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사용이 되었지만, AREVO가 3D 프린터로 제작한 슈퍼 스트라타 바이크는 기존 탄소섬유 자전거의 1/5 가격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거기에 사용자 체형에 딱 맞도록 맞춤 제작까지 가능하죠.

출처 : 뉴스토리
출처 : 비즈온

3D 프린팅에서 가장 주목받는 분야는 바로 의료분야입니다. 치아 같은 인공 보철물부터 인공장기까지 제작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역시 인체 적합성이 높으면서도 내구성을 갖춘 최적의 소재를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는데요. 최근 이 분야의 연구자들은 자가세포를 활용한 새로운 생체소재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2019년 이스라엘의 텔아비브대 연구팀은 환자의 세포를 이용해 하이드로겔 소재로 만들어 3D 프린터를 이용해 인공심장을 만들었습니다. 이 소재는 환자의 지방조직에서 콜라겐, 당단백질 등의 생체재료와 세포를 분리해 내고 생체재료를 하이드로겔 형태로 가공한 건데요.

출처 : 메디컬옵저버

여기에 세포를 혼합한 후 심장혈관과 함께 3D프린터로 출력해 내는 것이죠. 아직까지 이 연구팀이 만든 심장은 토끼 심장 정도의 크기지만, 수축을 통해 피를 보내는 심장의 역할을 할 수 있고 생체 적합성이 매우 높아 부작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향후 인간의 심장도 만들어 낼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죠.

출처 : 셔터스톡

과거부터 금속은 3D프린팅 분야에서 니즈가 높은 소재 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금속의 가공은 늘리고 녹이는 방식이었기에 3D 프린터의 가공법에는 적용이 제한적이었죠. 하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복합 소재들이 등장하면서 금속의 활용 가능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2013년 미국 MIT 공대에서 설립한 Markforged는 제조현장에 쓰이는 고강도 부품을 3D 프린터로 제작할 수 있도록 금속 소재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폴리머 왁스와 메구리, 알루미늄 등 메탈 파우더를 혼합시킨 금속을 얇은 실 형태의 필라멘트로 제작하는 것인데요. 이 제품은 산업용 알루미늄보다 강도가 높고 견고한 부품 제작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Markforged는 최근 IT기기의 부품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전정기 방전 안전 요구사항을 충족한 금속 복합소재, Onyx ESD도 출시했는데요. 표면에 마이크로 탄소 섬유 충전 나일론을 활용해 IT기기의 성능기준인 표면저항 범위를 달성한 제품입니다. 과거 대량생산 체제와 함께 값싼 재료와 인건비를 찾아 글로벌 생산기지를 구축하던 시대는 3D 프린터를 만나면서 달라질 것입니다. 나만의 디자인으로 제작한 스마트폰, 집에서 찍어내는 자동차 교체 부품 등 언제 어디서든 내가 원하는 제품을 단 시간 내에 제작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게 되는 것이죠. 소재와 함께 달라지는 제조업의 미래, 같이 기대해보셔도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