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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동차부터 무선청소기까지, 우리가 전기를 선 없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이유는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배터리' 기술이 크게 발전했기 때문입니다.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높기 때문에 작은 저장소에 비교적 많은 양의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다는 중요한 이점이 있지만 무거운 무게, 제한된 수명, 느린 충전 및 상대적으로 느린 에너지 방출과 같은 단점도 있습니다. 또한 배터리를 만드는 소재들은 대부분이 독성 금속 및 기타 유해 물질을 포함하고 있죠. 이러한 단점을 해결하는 것이 바로, 오늘 소개드릴 슈퍼 커패시터 소재입니다. 배터리는 화학반응을 이용해 전기를 저장한다면, 슈퍼커패시터는 소재 자체가 가진 특성으로 축전하는 방식입니다. 슈퍼커패시터는 전극과 전해질 소재로 이루어지는데, 이 사이에 이온의 이동이나 표면 반응에 의한 소재 특성으로 전기가 저장되는 것이죠.
급속 충전, 방전이 가능하고, 반영구적일 뿐만 아니라, 리튬 등을 이용하는 배터리보다 독성과 유해물질에서도 훨씬 자유로운 슈퍼소재입니다. 물론 아직까지 대용량 저장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순간적 응답이나 높은 출력이 요구되는 곳에 배터리의 보조 장치로 활용되고 있지만, 앞으로 슈퍼커패시터 소재가 더욱 발전된다면, 언제 어디서든 고출력의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꿈의 신소재라 할 수 있습니다.
슈퍼커패시터의 활용이 가장 기대되는 분야는 바로 자동차입니다. 전기차는 인프라 발전과 함께 크게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낮은 출력과 충전시간의 제약 때문에 내연기관 자동차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는 게 현실인데요. 특히 경주용 자동차나 슈퍼카의 경우는 현재 배터리 기술로는 도저히 전기차로 대체할 수가 없죠. 그래서 많은 자동차 업체들이 슈퍼 캐터 시티 소재에 주목하는데, 그중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은 바로 탄소 나노튜브입니다. 탄소 나노튜브는 강철보다 100배 강한 고강도 초경량 소재이면서도 구리보다 1000배 높은 전도성을 갖춘 혁신적인 신소재죠.
2017년 람보르기니는 바로 이 탄소 나노튜브를 이용한 전기 콘셉트카 트르조 밀레니오를 공개했는데요, 이 자동차의 특징은 바로 차체 자체가 슈퍼커패시터의 기능을 하도록 했다는 점입니다. 본체 자체를 탄소 나노튜브로 만들어 여기에 전기를 저장하고 출력할 수 있도록 한 것인데요. 이 자동차는 기존 리튬 배터리보다 5배의 높은 출력을 내면서도 자가 충전이 가능한 것이 특징입니다. 물론 아직까지는 콘셉트카의 수준이지만, MIT와 공동 개발을 하면서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합니다. 대표적인 전기차기업인 테슬라도 슈퍼커패시터 소재에 주목했습니다. 2019년 2월 슈퍼커패시터 세계 1위 생산능력을 갖춘 Maxwell Technology를 인수했는데요, 그 인수 가는 2,349억 원 규모로 테슬라가 전기차 주행거리와 출력 향상을 위해 전기 저장 기술에 투자한 셈이죠.
현재 사용되는 체내 삽입형 의료장치들은 대부분 인체 내부, 외부의 배터리로 전원을 공급합니다. 이때 외부 전지를 사용하게 되면 피부 및 인체 조직을 통과해 전선이 연결되기 때문에 부식과 감염 가능성에 노출되어 있고, 체내형 배터리는 용량과 수명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일정기간이 지나면 재수술이 필요하죠. 슈퍼커패시터를 활용하면 반영구적이면서도 독성 유발이 없는 에너지 공급원으로 활용이 가능합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LA대학과 코네티컷 대학의 연구진들은 체내용 슈퍼커패시터 소재를 개발했습니다. 이 소재는 인체에서 생성된 단백질이 두께 1 마이크로미터로 얇게 깔린 평평한 그래핀 시트인데요. 소재 자체가 전극의 역할을 하고 혈청이나 소변과 같은 체액을 전해질로 활용해 전기를 공급하는 것이죠. 이 슈퍼커패시터 소재는 인체에서 만들어진 소재를 활용해 안전하고 무독성이면서 성능 저하 없이 전기 공급이 가능하고요, 초박형 구조로 다양한 형태로 가공 가능하다는 점이 큰 장점으로 주목받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스마트워치, 무선이어폰과 같이 웨어러블 전자 장치를 위한 슈퍼 커패시터 소재도 개발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배터리나 슈퍼커패시터 소재들은 대부분 비효율적인 부피와 무게, 물리적 한계로 웨어러블 제품의 디자인과 무게를 개선하기 어려웠는데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유연성을 갖춘 슈퍼커패시터 소재들도 개발되고 있습니다. 대부분은 미세 섬유구조를 이용한 것인데요. 2019년 중국의 난징 공대 연구팀은 탄소 나노소재와 금속유기물질을 복합해 만든 다공성 하이브리드 소재로 슈퍼커패시터를 개발했습니다. 이 소재는 가볍고 유연성이 높을 뿐 아니라, 무려 10,000번 이상의 충전-방전에도 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하고요, LED를 이용한 스마트 색상 제어 등을 적용할 수 있어서 웨어러블 기기에 활용 시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편, 신체와 접촉이 잦은 이런 웨어러블 제품들은 지속적인 충격과 마찰로 인해 미세 균열이나 손상도 잦은 편인데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자가 치유 성능을 가진 슈퍼커패시터 소재도 개발되었습니다. 중국 허페이 공대 연구진은 금 나노입자-탄소 나노튜브-고분자 하이드로겔의 3층 복합소재를 활용한 슈퍼커패시터를 개발했는데요. 이 소재는 금 입자의 광학적 반응성과 신경망 방식의 미세구조를 이용해 무려 8배까지 자유자재로 변형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신속한 자가 치유 기능까지 갖추고 있죠. 이와 같은 슈퍼커패시티 소재의 개발은 미래 웨어러블 장치를 위한 신소재 플랫폼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지금 석탄, 석유와 같은 탄소 고배출 에너지원에서 태양광, 풍력 등 자연을 이용한 신재생 에너지원로의 전환 시기에 있습니다. 신재생에너지원으로의 전환이 보다 빠르고 편리하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전기에너지의 저장과 공급 장치의 발전이 필수적인데요. 앞으로 슈퍼커패시티는 이러한 에너지 전환을 보다 빨리 앞당겨줄 슈퍼 신소재가 되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