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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C

차폐소재, 소부장 이끄는 신소재

biumgonggan 2021. 5. 14. 10:25

2018년 말 대한민국과 일본의 외교적 마찰이 심해지면서 2019년 7월 일본 경제 산업성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의 핵심 소재인 불화수소, 포토레지스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3개 품목에 대한 수출을 규제했습니다. 이중 포토레지스트와 플루 오드 폴리이미드는 거의 90% 이상 일본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한국 반도체 산업에 엄청난 타격이 예상되는 위기상황이었는데요. 다행히 소재의 국산화에 극적으로 성공하고, 공급처 다변화를 통해 위기를 극복했죠. 오늘날 ‘소재’는 이렇게 무역 분쟁의 주요 카드로 사용될 만큼 중요한 분야인데요. ‘소재’가 첨단 산업의 핵심이자 출발점이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미래 신소재 2.0에서는 최근 개발된 소재들의 동향과 기술 그리고 그 적용사례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하는데요. 우리나라 기업의 혁신과 성공의 열쇠를 미래 신소재에서 발견해보시길 바랍니다.

소개드릴 소재는 미래의 자율주행자동차, 스마트홈, 스마트 팩토리 등이 현실화되기 위해서 꼭 필요한 소재인데요. 바로 ‘전자파’를 차단하는 차폐소재입니다. 이들 기술 대부분이 실시간 정보를 송수신하면서 운영되고, 이를 위해서는 적용되는 수많은 전자부품들이 서로 간섭 없이 기능을 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때문에 전자파를 차단하는 차폐소재 개발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높아지고기업과 대학, 기관들의 연구도 크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먼저 차폐소재의 개발이 가장 활발한 분야는 바로 스마트폰입니다. 작은 스마트폰 하나에도 통신, 카메라, 저장장치 등 서로 다른 기능을 하는 초소형 칩들이 장착되는데요, 여기서 발생하는 전자파들이 서로 간섭을 일으키게 되면 오작동과 고장을 일으키게 되죠. 때문에 스마트폰에는 부품마다 전자파를 차단하는 소재로 코팅을 하거나 전자파를 차단하는 필름을 넣어야 합니다. 문제는 휴대폰이 점점 더 얇아지고 있다는 건데요, 초박형의 휴대폰을 만들기 위해서는 더 얇은 차폐 소재의 개발이 필수인 거죠.

독일의 소재업체 헤레우스는 2019년 얇게 프린팅할 수 있는 방식의 차폐소재를 개발해 출시했습니다. 과거 전자소재의 전자파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나노입자로 코팅시키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는데요. 나노입자를 분사시키는 스프레이나 프린터가 나노입자로 인해 노즐이 막히면서 잦은 고장을 일으키는 문제가 있었죠. 헤레우스는 차폐기능을 할 수 있는 미세 은 입자를 유기물 분자와 결합해 큰 사슬 형태로 된 소재를 만들었습니다. 이 신소재를 활용해 전자소재에 프린팅 방식으로 도포하고 이를 말리는 경화 작업을 거치면 유기물 성분은 증발하고, 은 입자만 남게 되어 효율적으로 전자파를 차단할 수 있습니다. 이 방식은 재료와 비용을 절약할 뿐 아니라, 시간당 처리량도 기존 방식의 3배로 생산시간을 단축시킨 혁신적 방식으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지금까지 전자기기의 차폐소재로 널리 쓰여 온 건 구리나 은 같은 금속이었는데요, 금속으로 만든 필름이나 박막은 유연성이 떨어지는 것이 단점이었죠, ToyoChem은 금속 대신 유연하면서도 전도성이 있는 우레탄으로 차폐필름을 개발했는데요. 180도 각도, 2kg 하중으로 필름을 20 번 구부린 후에도 균열이 없는 뛰어난 유연성을 가져 작은 모바일 속 부품뿐만 아니라 웨어러블 기기에 까지도 적용 가능합니다.

차폐소재가 주목받는 또 다른 분야는 바로 자동차 입니다. 자동차의 전장화 트렌드에 따라 이제는 자동차가 초대형 전자기기로 불리는 시대가 됐죠. 특히 전기자동차는 배터리의 한계로 경량화에 대한 요구가 높은데요, 따라서 더 가벼운 차폐소재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스위스의 연방 재료과학 기술연구소(EMPA) 과학자들은 에어로겔 기반 재료를 개발하여 지금까지 세계에서 가장 가벼운 전자기 차폐소재를 개발했습니다. 연구팀은 셀룰로스 나노섬유를 기초로 에어로겔을 개발하고, 여기에 은 나노 와이어 소재를 추가했는데요, 덕분에 뛰어난 차폐효과를 지니면서도 1세 제곱센티미터 당 무게가 1.7mg에 불과하고요, 매우 부드럽고 쉽게 구부릴 수 있어 금속소재보다 다양한 형태로 응용이 가능합니다.

한편 2019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그래핀 복합소재에 ‘멕신(MXene)’이라는 신소재를 첨가해 전기전도도가 높으면서도 매우 가벼운 차폐 소재를 개발했는데요. 그래핀-고분자 복합소재에 멕신의 한 종류인 티타늄 카바이드(Ti3C2)를 첨가한 것인데, 다공성 구조를 가지고 있어 높은 전기전도도를 지니면서도 매우 가벼운 특성을 지녔습니다. 또, 유연하고 저렴하면서 금속재료보다 제조가 쉬워 필름이나 코팅으로 상용 제품을 양산하는 데도 유리하죠. 이 소재는 자동차뿐만 아니라 경량화가 요구되는 다양한 전자기기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차폐소재의 시장은 2020년 68억 달러에서 2025년까지 연평균 6.3%로 성장하여, 시장규모가 9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독일의 자동차 기업 폭스바겐이 2018년 자동차용 차폐소재의 공급물량 부족에 대비해 무려 5년간 사용할 차폐소재를 미리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차폐소재의 중요성이 다시금 인식되기도 했죠. 앞으로의 IT기술 혁신과 확산, 그 중심에 있는 차폐소재의 발전에 주목해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