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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 비아그라 탄생 스토리

biumgonggan 2021. 5. 14. 08:29

획기적인 신약으로 기록된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의 특허가 만료되면서 국내외 제약사에서 각종 제네릭, 즉 성분이 동일한 약들까지 만들어내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남성들의 고민을 도와주는 발기 부전제는 어떻게 발견되었을까요?

화이자 비아그라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의 주성분은 실데나필입니다. 실데나필은 심혈관계 약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발견되었는데요. 임상실험에 응했던 이들에게 뜻밖의 효과가 나타나면서 그 효능을 알게 된 것입니다. 1986년, 화이자의 연구원들은 혈관 확장 물질을 분해하는 효소인 PDE5를 억제하면 혈관 저항과 혈소판 응집이 줄어든다는 사실을 발견합니다. 이후 1989년 혈관 확장에 관여하는 물질을 몸에서 대사 시키는, ‘효소 활성 억제 성분’을 개발하던 중 UK-92480이라는 코드네임을 가진 화합물을 만들어내는데요.

그리고 거기에 실데나필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1991년부터는 협심증 및 혈압 저하제로써 본격적인 임상 개발을 시작합니다. 그러나 개발 초기,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는데요. 실데나필은 어느 정도의 혈관 확장 효과와 혈압 강하 효과를 나타냈지만, 기존에 사용하던 니트로글리세린의 효과에 비해서 그 효능이 그다지 뛰어나지는 못했습니다. 또한 니트로글리세린과 실데나필을 동시에 사용했을 때 지나치게 혈압이 낮아지는 현상까지 발생했는데요. 협심증 환자들에서 니트로글리세린이 흔히 사용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좋지 않은 결과였습니다. 또한 실데나필의 반감기는 비교적 짧기 때문에 하루 3회를 복용해야 했다는 것도 문제였는데요. 심지어 임상 개발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몇몇 환자의 부작용 사례가 보고되었습니다. 10일 이상 실데나필을 복용한 남성 환자들 중, 성기의 발기가 좀 더 자주 일어나고, 약을 복용하지 않았을 때보다 길게 지속된다는 사실이 밝혀진 건데요.

연구진들은 처음에는 이런 부작용에 크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해당 부작용은 10일 이상 실데나필을 하루 3회 복용했을 때만 나타났고, 단일 복용량에 의한 임상시험에서는 보고되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지속되는 부작용은 연구자들의 관심을 끌었고, 이에 대한 기전 해명을 위한 연구가 실시되었습니다.

화이자 주요품목

연구진은 먼저 PDE5에 집중했습니다. 만약 PDE5를 억제했을 때에 발기가 유지된다면, 발기를 가능케 하는 해면체의 평활근에도 PDE5가 많이 발현되어야 하는데요. 예상대로 남성기의 해면체 조직에는 PDE5가 많이 존재하는 것을 발견한 것이죠. 즉, 성적 자극을 받게 되면 해면체의 신경세포와 내피세포는 산화질소를 방출하게 되는데요. 이렇게 방출된 산화질소는 평활근의 이완을 야기하고 혈액의 유입을 증가시킵니다. 사람의 음경은 스펀지와 비슷한 해면 조직으로 되어 있는데요. 그 속에 있는 동맥과 정맥이 발기에 작용하게 됩니다. 즉, 동맥을 확대시키고 정맥을 수축시키면 음경 속에 피가 많아져 발기하게 되고, 반대로 정맥이 확대되면 피가 빠져나가며 수그러지게 되는 원리인데요. 사람한테는 정맥과 동맥을 조절하는 GMP와 PDE-5라는 효소가 있는데, 비아그라는 이들의 분비량을 적절히 조절하여 발기를 유발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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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비아그라는 "비가르"라는 라틴어 단어와 "나이아가라"라는 뜻이 합쳐져 붙여진 이름인데요. 현재는 여러 다른 질환의 치료에도 사용됩니다. 망막질환과 고산병 치료제, 그리고 비교적 짧은 반감기로 소아의 폐동맥 고혈압 치료에 사용되는 등 그 효능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비아그라는 보통 50mg, 100mg 두 가지 용량이 사용되는데요. 화이자는 지난 2007년 실데나필 20mg 용량을 폐동맥고혈압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레바티오’라는 상품명으로 허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폐동맥고혈압은 폐동맥의 압력이 상승해 호흡곤란과 어지러움, 피로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희귀 질환이며, 또 사망률도 높은 질환인데요. 비아그라의 발견이 폐동맥고혈압의 치료에도 도움이 되고 있는 것이죠. 비아그라의 특허만료 이후 국내외 제약사들도 비아그라 복제약을 하나 둘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한미약품, 대웅제약, 한올바이오파마 등 3개 업체는 실데나필 성분을 20mg 함유한 폐동맥고혈압치료제도 별도로 허가받았고요. 릴리의 ‘시알리스’는 발기부전 치료제 중 유일하게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 적응증까지 인정받았는데요. 동아에스티는 현재 자사의 발기부전 치료제인 '자이데나'의 치매치료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알츠하이머 환자를 대상으로 인지개선 효과를 확인하는 임상시험에 돌입하기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간세포가 손상을 받아 죽고 다시 재생되는 과정에서 문맥의 혈압이 상승하는 간문맥압 항진증의 효능 파악을 위한 임상시험까지 진행한 바도 있죠. 이렇듯 우연한 기회에 발견한 하나의 약이 여러 질환을 치료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이 어찌 보면 놀랍기도 합니다. 흔히 과학계에서는 실험 도중 중대한 발견을 하거나 발명을 하는 것을 ‘세렌디피티적 발견·발명’이라고 표현합니다. 세런디피티는 ‘행운’의 다른 말로 사용되기도 하는데요. 비아그라 역시 우연히 발견한, 그야말로 세렌디피티적 명약이 아닐까요? 감사합니다.

화이자 연구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