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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어느 나라를 가던, 그 나라의 사람과 경제를 보고 싶으면 제일 먼저 시장에 가라고 했다. 하지만 서울에 사는 사람들조차 다 가보지 못한, 하지만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서울에만 있는 시장들. 없는 게 없다는 것이 보통 시장의 모습이라지만, 특이하게도 서울의 시장들 중 몇 곳은 특유의 전문성을 자랑한다.
건어물 전문 중부시장. 오장동에 위치한 중부시장은 국내에서 가장 큰 건어물 전문 도매시장이다. 50년대 후반에 동대문과 남대문에서 밀려난 상인들을 시작으로, 60년대가 돼 건어물 상인들이 대거 모여든 것이 시작이다.
삼면이 바다인 작은 반도 형태의 우리나라는 자연스럽게 해산물을 가까이하게 된다. 그러다보니 늘 보관이 문제였고, 절여서 보관하는 방식의 젓갈과, 또 하나는 말려서 보관하는 건어물이 발달하게 된 것이다.
마장동 축산시장. 각종 고기 뿐 아니라, 근처 정육점에서 고기를 사들고 상차림비만 내면 맛볼 수 있는 식당까지 즐비하다. 선물용으로도, 직접 먹으러 가기에도 제격인 마장동 축산시장. 질 좋은 고기를 이 정도로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는 곳은, 서울 안에서 또 찾기 힘들 것이다.
해산물은 단연 노량진 수산시장 이 가장 크고, 가장 많고, 가장 유명하다. 이곳도 마장동처럼 직접 해물을 골라 사다가 상차림비만 내고 바로 맛볼 수 있는 식당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다만 전 세계 어딜 가더라도, 시장 특유의 바가지는 조심해야 하는 법. 적당한 조사와 공부는 필수!
황학동 벼룩시장 은 중고품이 가득해 볼거리가 많다. 청계천에서 떠내려 온 물건들을 판매하던 것으로 시작됐고 보는 이곳은, 발품만 잘 팔면 정말 좋은 제품을 아주 저렴하게 구할 수 있다. 사람들은 한 번 들어가면 시간가는줄 모른다고들 한다. 중고품을 관리해놓은 만큼 손 때 타는 것에 민감하기 때문에, 꼭 물어보고 만져야 한다.
그리고 서울엔 정말 특이한 시장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한약재 거대 시장인 ‘서울약령시’이다. 국내 한약재 거래량의 약 70%를 점유하는 곳으로, 많은 사람들은 정식명칭인 서울약령시보다 경동시장에 더 익숙한 곳이다. 온갖 종류의 약재와 가게가 즐비한, 하루 만에 다 보기도 힘들 정도로 거대한 한약재 시장이다.
서울의 시장은 마치 장르가 나뉘듯 고유의 성질을 가진 곳이 많다. 무엇보다 용도와 입맛에 맞게 찾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매력이다. 연인의 데이트코스로, 아이들의 살아있는 교육으로, 가족의 의식주 해결로, 사람 냄새 나는 풍경으로, 그 어떤 목적으로도 찾을 수 있는 서울의 시장들. 모든 경제활동의 기본인 시장엔, 배울 것도, 먹을 것도, 느낄 것도 많다. 전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절대 뒤처지지 않을 이 시장들은, 서울의 자랑거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