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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글래스 팜

biumgonggan 2021. 7. 30. 15:22

MVRDV 가 설계한 글래스 팜

4만여 km2의 경상도 크기만 한 네덜란드는 전 국토의 25%가 해면보다 낮은 아주 불리한 환경을 극복하고, 1/5의 면적, 웬만한 도시크기면적을 새로 만들어 활용한 놀라운 개척정신을 발휘한 나라이지요. 창조는 역경에서 피어난다 했나요? 이들은 물과의 전쟁을 통해 그들만의 독특한 건축을 만들어 내고,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을 입고 건축가들의 다양한 건축 실험과 출판활동을 통해서, 세계 건축의 중심에 네덜란드건축. 램쿨하우스, MVRDV, UN STUDIO 등 유명 건축가와 걸출한 건축회사를 배출하였지요. 특히 역사와 전통을 유연한 사고를 통해 보존하는 모습들이 건축에 그대로 담겨있는데요.

네덜란드 건축 두 가지 사례를 여러분들에게 자세히 소개하면서, 어떤 건축적인 사고를 통해서, 측박한 환경에서 인간이 중심이 되어, 건축을 “사용” 하기 이전에 건축 안에 “사람” 이 있는지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첫번째 작품은 MVRDV가 설계한 글라스 팜입니다. 전통 보존을 형식을 특이하게 보여주는 보기 드문 프로젝트입니다. 글래스팜이 있는 스 헤인 덜 마켓 광장 주변은 2차 대전때 큰 손상을 입은 지역입니다. 이지역의 출신인 MVRDV의 대표 건축가 위니 마스는 1980년부터 7번씩이나 지속적으로 이지역의 새 건축을 제안을 합니다. 결국 위니마스는 글라스 팜이란 이름을 가진 건축으로 선보이게 되는데요, 레스토랑, 가게, 건강센터 등의 기능을 가진 유리 건물로서, 전통적인 스 헤인 덜 농가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그럼 전통적인 농가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놓았냐고요? 아닙니다, 단지 유리면에 프린트가 된 모습으로 농가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것도 건축이냐 라고 반문하시는 분들도 많으실 텐데요. 전통의 보존이라는 측면을 어쩌면 형식 탈피하고 과감하게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지 전통적 농가 모습 하나를 대충 프린트 한 것이 아닙니다. 현재 남아있는 농가들을 분석하여 평균적인 데이터로 건물의 형태를 만들었습니다. 현재 농가의 일상적인 모습을 평균 데이터로 분석해서 그 평균의 일상을 프린트로 표현한 것이죠. 전통의 모습을 데이터의 재배열, 재조합이라는 현재의 기술로 자유롭고, 새롭게 창조한 것이죠. 듣고보니 이해가 좀 되시죠?. 더욱이 이 프린트는 실제보다 1.6배 크기의 모습으로 출력을 했으니 실제와 헷갈리는 현상은 없겠지요. 오히려 상당히 힘이 느껴집니다. 유리창 안으로 힐끗 보이는 실제 사람 모습과 창에 프린트되어있는 1.6배 크기의 농가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재미있는 광경이 연출이 됩니다. 덩치가 큰 농구선수같은 사람들을 눈앞에서 직접 만났을 때, 느끼는 색다름 같은 것이 바로, 글라스 팜에서 펼쳐지는 것입니다. 바로 앞에서 2미터 장신의 거구가 있고, 바로 뒤에 일반 사람이 있는 내 눈에 한꺼번에 들어오는 풍경이라고 생각하시면 좀 이해가 되실까요? 글래스팜이 발표되었을 때, 보존과 재현이라는 측면에서 화제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일단 이 작품은 대단히 인기를 모으게 되었는데요, 글라스 팜을 통해서 보존과 재현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을 하게 합니다. NVRDV는 역사적인 건물을 다루는 방법에서 건축적인 가능성, 건축적인 상상력, 건축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잘 보여준 것 같습니다.

네덜란드 동쪽 리히텐부르드라는 작은 마을이 있습니다. 환경과 지역성을 중시하는 조용한 마을이죠. 이 마을에는 아담한 한 교회가 있었는데요. 안타깝게도 신도수가 점차 줄자 교회는 텅 비게 되게 되었습니다. 시 의회는 이 교회를 철거하고 공동주택을 지을 것을 계획합니다. 우리나라의 연립주택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한스 판 베이크 건축가가 창업한 아틀리에 PRO라는 건축회사가 설계를 맡게 되는데요. 회사는 이 교회를 철거하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보존해 예전 교회가 있었다는 과거의 의미를 살리는데 초점을 맞추게 됩니다. 어떻게 했을까요? 교회내부에 벽을 만들어 집을 만들어 보존했을까요? 먼저 직사각형의 교회 지붕을 걷어냅니다.

교회의 옆면이 남게 되는데요. 이 옆면을 중심으로 외부에 연립주택을 만들게 됩니다. 교회 내부의 벽이 아파트들의 외벽으로 활용하게 된 것이지요. 게다가 교회 내부 공간은 연립주택이 모인 외부의 마당으로 즉 중정으로 재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이 공간 교회 안의 단의 모습은 그대로 유지했다고 해 과거 교회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였습니다. 건물의 일부를 보존하는 동시에 기존 건물의 성격을 지닌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낸 결과물이 탄생한 것이죠. 이 공동주택이 바로 루드허호프라는 공동주택입니다. 실제로 가지고 있는 것을 어떻게 개선 발전시킬까를 고민해서 나온 프로젝트이죠.

네덜란드 건축에서 보이는 특징 중 하나는 역사와 전통을 그렇게 경직되게 보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전통을 바라볼 때 정지된 시점으로 이해하기 보다는 미래로 이어지는 연속적인 흐름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것. 즉 역사는 과거가 멈추고 있는 것이 아니라 계속 흐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요. 결국 역사와 전통은 끊어지는 시점이 있는 것이 아니라, 연속이라서 어느 시점을 정해서 보존하고 무너뜨릴 수 도 있는 자유로움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가치관을 건축에 고스란히 담아내어 보다 의미있고 가치 있는 현대건축들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또 중요한 것은 네덜란드 건축에는 발상의 전환이라는 유연한 아이디어가 있다는 것입니다. 글래스팜에서는 보존과 재현을 데이터로 분석해서 표현한다는 과감함을 선보였고요, 루드허호프 공동주택은 교회의 내부를 외부로 활용하는 번득이는 상상력이 가미되었지요. 바다를 육지로 바꾸어버린 네덜란드의 역발상은 건축에도 여실히 보이고 있습니다. 네덜란드 건축의 사례에서 영감을 받아 뒤집어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누구도 생각지 못한 건축을 여러분들이 창조할 수도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