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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학개론

삭발, 그 효과는?

biumgonggan 2017. 2. 3. 22:30

2013년 4월, 연패의 늪에 빠져 팀전체가 특단의 조치로 삭발투혼을 발휘한 한화이글스.

우리나라에서는 성적이 저조한 많은 선수단이 단체삭발을 통해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는 수단으로 활용합니다. 2012년 LG트윈스도 선수단 전원이 라커룸에서 직접 머리를 깎으며 부진 탈출에 대한 의지를 천명한적도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삭발의 효과는 존재하는 걸까요. 다른 종목에 비해 단체 삭발이 잦은 야구! 매일 경기를 치르는 탓에 연패에 대한 부담이 크고 그만큼 팀워크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삭발이후 연패탈출에 성공한 한화이글스! 당시 삭발을 주도한 주장 김태균이 홈런과 2루타로 활약하며 팀의 연패 탈출을 견인했습니다.

삭발은 왜 효과가 있는걸까요? 삭발은 '머리모양새를 나쁘게 만들어 바깥 출입을 삼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모자와 헬멧을 쓰고 경기하는 야구, 깎은 머리를 보일 일이 없는데도 삭발효과는 존재하여 왔습니다.

단체경기에서의 경기력의 결정요소인 응집력(팀워크)! 스포츠 심리학자들은 삭발의 응집력 강화효과에 주목했습니다.

특정목표를 향해 팀이 뭉치는 과제응집력과, 선수단 내부의 관계를 강화하는 사회응집력이 두가지의 향상이 경기력향상으로 이어져왔던 것입니다.

한화이글스의 삭발 투혼은 결국, '연패를 끊어야 한다!'는 공통의 목표 아래 의기투합했던 과제응집력과, 삭발을 통해 선수단 내부의 유대관계 강화를 만들어낸 사회응집력이 더해져 연패탈출의 결과를 가져온 것입니다. 특히나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들과 비교하여 사회응집력(팀워크)이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삭발의 또 다른 효과는 공언·공표의 효과입니다. 다이어트나 금연을 할 때 주변에 널리 알림으로써 의지를 강화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상대방에 팀의 의지를 보임으로써 압박감을 주는 효과도 탁월하다고 합니다.

삭발을 통한 단체행동이 반드시 응집력을 가져오는 것은 아닙니다. 강요된 삭발의 경우 오히려 사회응집력을 떨어뜨린다는 사실!

메이저리그에서는 성적이 부진할 때가 아니라 분위기가 좋을 때 집단행동을 하곤합니다. '지금 이렇게 잘 나가고 있으니 힘을 모아 목표를 달성하자!'라는 의미를 만들어낸다고 하는데요,  

과제응집력보다 사회응집력이 강력한 효과를 발휘하는 국내스포츠에서는 비전과 목표 공유보다는 선수들 간 인간관계가 응집력 강화에 효과적입니다.

한국야구가 국제무대에서 강한 이유 역시 대표선수들 간 끈끈한 사회응집력 때문이라고 보는 견해가 많습니다. 2009년 WBC준우승 당시 LA타임스의 분석기사에는 '한국 대표선수들은 미국처럼 대표팀에 뽑힌 후 서로 인사를 나눌 필요가 없다. 고교시절부터 잘 알고 지냈기 때문이다'라고 분석평을 내놨었습니다.

무턱대고 비전과 목표를 공유하기보다는 조직원 간 인간관계를 원할하게 만드는 '사회응집력' 강화가 선행될 필요가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