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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소개할 건축은 스페인 금융그룹 카이샤 은행이 운영하는 미술관 중 마드리드에 위치한 카이샤 포럼입니다. 스위스 건축가 그룹 헤르 조르그 디 메런은 런던의 테이트 모던 갤러리에 이어서, 또 한번 화력발전소를 멋지게 문화공간으로 설계를 하였는데요. 2007년 화력발전소는 미술관으로 재탄생하게 됩니다. 마치 르네 마그리트 작품처럼 떠 있는 모습이 특징인데요. 카이샤포럼이 주목을 받고 사랑을 받는 이유를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마도 건축을 통한 문화마케팅에 관심이 있으시는 분들은 좋은 영감을 얻으실 것입니다.
카이샤포럼이 위치한 지역은 프라도 미술관과 마주 보는 곳으로 상당히 문화지향적인 곳으로 인식되는데요. 사실 과거에는 주변에 또 다른 환경인 중앙 전기발전소, 가스발전소 등도 있는 양면의 얼굴을 한 곳이었습니다. 100여 년전 마드리드 남부지역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도심에 위치한 것이 어쩌면 당시로써는 피치 못할 선택이었을 텐데요. 그렇다 보니, 산업시설과 도심의 문화시설 등이 혼재되어 있는 지역적 특성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이 화력발전소가 있던 자리는 상당히 좁은 골목길 안에 있는 곳으로써 미술관이 들어서기에는 눈에 띠지 않는 곳이었는데요. 바로 앞에 주유소를 전격적으로 매입하여, 광장으로 만들면서 본격적으로 미술관으로서의 입지가 갖추어졌다고 합니다. 광장을 두는 방법을 비롯하여 건축가의 능력이 특별히 요구되는 이 프로젝트에서는, 건축가들의 디자인 방향 또한 상당히 세간의 주목을 끌었는데요, 그냥 내부의 개조를 넘어서, 이번에는 아주 적극적으로 외관에 손을 대면서 화력발전소의 외관을 지키는 동시에 새로운 조형적인 시도도 곁들여졌습니다.
헤르 조르그 디 메런은 오래된 건축을 보존하되 새로운 방식으로 해체 조립하기 시작하면서 구조는 전면적으로 새롭게 재구성합니다. 지면 위와 아래로 두개의 공간으로 분리하여, 재구성을 했다고 하는데요, 지면위 중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곳은 입구 역할을 하는 1층 공간인데요. 건물이 살짝 들어 올려있는 형태입니다. 화력발전소를 지탱하고 있는 바닥의 돌 들을 제거하여 마치 땅으로부터 자유롭게 떠 있도록 되어있는데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일 수 있도록 만든 개방형 공간입니다. 구조적으로 상당히 난이도 있는 계산이 수반되어야 하는데요, 눈앞에서 거대한 건물이 들려져 있어서, 충분히 미술관의 입구로서의 상징성은 표현되어있고요. 광장과 어우러져 카이샤 포럼의 얼굴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한편 1층 입구에 붙어있는 카이샤포럼의 로고는 바로 아티스트 미로가 디자인한 것이라고 하니, 1층 진입에서부터 이미 문화적 힘을 느낄 수밖에 없겠지요.
지면 위 중에서 외관은 그대로 사용하고, 흔적을 중요시하고, 역사를 기억하려는 의도에서 원래 화력발전소의 벽돌 외관을 그대로 건물의 외장으로 사용하였습니다. 마드리드시가 지정한 보존건물이라는 측면도 있었지만, 건축가는 기존의 완성도 있는 오래된 벽돌 건축을 그대로 살린다는 데 전제로 작업에 들어가는데요. 문제는 보존하기 어려울 정도로 파손도 많이 되었고, 구조적으로 안전하지 않는 곳이 많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건축가는 바로 다시 정교하게 복원을 하기로 결정하는데요. 외관 30-40% 부분 정도의 면을 다시 작업을 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외관을 지키기 위한 작업을 철저히 했던 것이죠. 건물 외관은 다층의 지표면을 연상하게끔 하는 조형 형식을 선보이고 있는데요, 관리사무실과 레스토랑이 들어있는 공간의 옥상층 외관은 코르텐 스틸 즉, 부식 철판으로 구성된 새로 얹은 디자인으로 상당히 파격적으로도 보이지만, 한편 상당히 주변 공간에 잘 묻혀있음을 느낄 수 있는데요. 이는 바로 주변 건축들의 지붕의 경관과 잘 어울리도록 했다는 이야기입니다. 기존 17미터의 높이를 27미터로 수직증축을 하면서, 그 부분을 코르텐 스틸로 마감하여 이색적인 루프의 경관을 만들어줍니다. 기존의 붉은색 벽돌 마감과 1층의 스테인리스 스틸, 그리고 코르텐 스틸까지 어울리지 않는 듯 어울리는 듯 외관마감 구성을 하게 됩니다. 한편 지상만큼이나 지하 공간을 신경을 썼다고 하는데요, 그리 큰 공간은 할애하지는 못했지만, 지하로는 오디토리엄, 서비스룸, 주차공간 등을 새롭게 넣어두었습니다.
내부에는 외관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반전이 일어납니다. 밝은 은색 스테인리스 스틸로 소재로 구성된 내부 마감은 외부의 아날로그 적인 이미지와는 달리 첨단의 이미지를 연출합니다. 입구에서부터 마감된 스테인리스는 미술관의 시각적 구심점 역할을 하는데요, 자칫 어두운 공간인 이곳을 반사광으로 구성된 밝은 1층 광장 공간으로 만들었습니다. 이 스테인리스 마감은 계단실 엘리베이터홀, 뮤지업 샵 등의 바닥 등으로 연결되면서 공간의 특징을 만들어줍니다. 최고의 현대미술을 다루는 미술관답게 진보적인 성향의 내부 마감을 보여주고 있고, 노출된 천정 위로 불규칙적인 형광등 램프의 디자인도 전위적이면서 독특한 내부 분위기 연출에 보탬을 줍니다. 옥상층의 레스토랑 외부로 펼쳐진 펀칭된 철판 마감 사이로 들어오는 빛은 상당히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한편, 외부에서 보면 이 화력발전소 건물만큼이나 유명한 벽에 연출된 조경을 볼 수가 있는데요, 실험적인 프랑스의 식물학자, 패드릭 블랑이 설계한 수직정원입니다. 이 수직정원 요즘 국내에서 자주 볼 수가 있는데요. 그 시초라고 보시면 될 듯합니다. 이 수직정원에는 마드리드의 대표적인 식물을 중심으로 약 250여 종~1만 5천 개의 식물이 심어져 있고. 그 주위로 높이 24미터에 달하는 벽이 둘러싸고 있는데요 , 흙 없이 물과 영양제로만 자란다고 하네요. 사실 미술관만큼이나 인기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화력발전소의 외관, 상부의 부식 철판 외관, 수직 조경 등으로 어우러진 카이샤 포럼은 단연 관광객이나 시민들의 관심을 받기에 충분했고, 더욱이 무료개방이라는 운영 원칙과 함께 1층의 개방된 무주공간은 명소로 자리잡기에 충분했습니다. 카이샤가 소장한 현대미술이 전시도 유명하지만, 오디토리엄 등에서 펼쳐지는 여러 워크숍 및 이벤트 등이 시민들이 상당히 좋아하는 프로그램이라고 합니다. 마드리드의 전정한 문화예술 중심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카이샤 포럼은 가장 트렌드 한 건축디자인의 집결체로 보입니다. 옥탑을 증축한 코르텐 스틸이 조형과 1층의 스테인리스 마감의 로비 내부, 1층을 들어 올린 파격적인 매스 디자인 등은 충분히 화제를 모으기에 충분했다고 보입니다. 하지만 카이샤 포럼에는 주목해야 할 핵심 부분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광장의 힘입니다. 좁은 골목 길안에 있던 발전소 건물만을 개조하는 것만으로는 미술관으로 사람을 오게 하는 데 무리가 있었지요. 바로 발전소 앞 주유소 자리를 과감하게 넓은 광장으로 조성하고, 바로 그 광장을 통해서 사람을 모이게 했다는 것입니다. 부동산적 가치로는 그 주유소의 땅값 등 아까운 낭비라고 생각될지 모르겠지만, 궁극적으로는 미술관도 살리고 지역의 가치도 살리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기에, 결국에는 손해가 아니라 이익인 것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1층의 건축 디자인의 힘이 그 광장을 받쳐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1층을 들어 올린 듯 한 조형으로 자연스럽게 광장에서 미술관으로 유입하게 하는 동선 유도의 건축디자인이 더욱 한몫한 것입니다.
세 번째로 광장에서 바라보는 경관인데요, 바로 패드릭 블랑의 실험적 조경인 벽면 조경이 더욱 이 광장에 서서 주변을 바라보게 하는 힘을 선사한 것이죠. 벽면조경과 함께 또한 복원에 가까운 기술로 만들어낸 오래된 발전소 외벽 벽면, 옥탑 부분의 증축의 신비스러운 철판 마감 등이 충분히 이 광장에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듯, 좁은 골목길의 발전소 건물이지만, 광장을 만들고 사람을 모이게 하는 몇 가지 요소를 갖추면서 더욱 지역이 되살아나는 것입니다.
카이샤 은행은 건축을 통해서, 그리고 미술관을 통해서 문화마케팅의 모범을 보이고 있습니다. 고객들은 건축과 아트를 통해서 카이샤를 알게 되고, 카이샤 은행에 더욱 친숙한 이미지를 갖게 되는 것이죠. 건축을 짓기 전 사람들을 끌어모을 수 있는 공간에 주목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