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information

나오시마 지추미술관

biumgonggan 2021. 7. 30. 17:34

나오시마 지추미술관(출처 : 평생학습타임즈)

일본의 나오시마, 일본 시코쿠 가가와현 세토나이카이에 위치한 섬으로 섬주민이 3,000여 명 정도인데요. 19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이 섬은 제련업과 산업폐기물, 오염물질로 파괴되어 버려진 섬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이 섬은 이제 매 해마다 몇 십만 명의 관람객들이 방문할 정도로 아주 유명한 관광지로 탈바꿈되었습니다. 영국의 한 여행잡지에서는 이곳을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세계 7대 명소로 꼽기도 할 정도로 성공한 섬 재생 프로젝트입니다.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알려져 많은 분들이 나오시마에 관광차 산업시찰차 벤치마킹 차원에서 다녀오셨지요. 한국어 스텝들도 있을 정도니까요. 버려진 섬이 어떻게 해서 세계가 주목하는 관광지로 변화할 수 있었을까요?

선친의 유언대로 나오시마에 관심을 가진 베네세 그룹의 후쿠다케 소이치로 회장은 안도타다오와 의기투합하여 나오시마섬 내 건축의 공간을 만들고, 아트 프로젝트로서 풍부한 콘텐츠를 아름다운 예술과 자연이 어우러진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시키고자 했습니다. 반성과 성찰, 위안과 위로를 동시에 주게 된 것이죠. 1992년 완성된 베네세 하우스 뮤지엄은 미술관 내부에 레스토랑이 있고, 자연과 예술에 둘러쌓여 휴식을 한다는 발상의 호텔은 세계적으로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었죠. 호텔 객실 몇 개만 존재하고, 호텔에 가려고 해도 케이블카(모노레일)를 타고 올라가야하는 말 그대로 힐링을 위한 건축 공간입니다. 옥상 위를 올라가면 나오시마 섬 전체를 조망하는 전망대 역할도 하고 있어, 나오시마의 가장 높은 위치에 있는 건 축답 게 그 상징성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파크, 비치라는 이름의 숙박 전용동까지 모두 안도 타다오가 설계했는데요, 미술관과 호텔을 일체화한 종합 공간인 것입니다. 나오시마 프로젝트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시설인 지추미술관, 지추미술관으로 인해 나오시마가 폭발적으로 관광객이 늘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외관상으로는 꼭 벙커 같은 군 시설처럼 보입니다. 지하에 묻혔다는 공통점은 있지만, 말그대로 땅속에 파묻혀있는 안다 타다 오의 설계 역작입니다. 나오시마의 경관을 해칠 수 없다는 생각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모네, 월터드 마리아, 제임스터렐 등의 작품과 어우러져 대단한 명상 미술관을 탄생시켰습니다.

지추미술관에 이어서 또 하나의 역작이 탄생되는데요, 한국인으로서 일본에서 활동하는 세계적인 아티스트 이우환의 미술관으로서 2010년 6월에 개관했지요. 후쿠타케회장이 2007년 베니스비엔날레에서 이우환의 전시를 본 것을 계기로 골짜기의 지형을 이용하여 미술관을 계획하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안도타다오의 설계로 극단적인 절제된 공간에서 미니멀리스트 이우환의 작품이 돋보이게 되어있습니다. 입구에서부터 이우환의 작품을 감상하면서 , 안도 특유의 회유하는 동선으로 점점 미술관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세가의 켜를 가진 건물로 구성됩니다. 특이한 점은 설계 처음부터 이우환 작가와 계속 대화를 하면서 작품 놓일 위치와 건축 공간을 같이 구상했다고 하네요.

건축가 안도 타다오만 섬의 변신을 이끈 것은 아닙니다. 마을 주민들도 합심을 했지요. 섬 내 지추미술관 반대편에는 혼무라지구라는 오래된 마을이 있습니다. 이곳은 ‘이에프로젝트’로 불리는 아트하우스 프로젝트를 통해 어촌에서 예술의 마을로 탈바꿈한 곳입니다. 300년 정도 된 마 치나미에 현대미술을 접목시키는 프로젝트로 인구감소와 고령화로 활력을 잃어가던 섬 전체에 생기를 불어넣게 된 것이죠. 100년 넘은 오래된 빈집과 염전 창고에도 현대 미술의 숨결이 녹아들어있고, 작품들에는 예술가의 손길뿐만 아니라, 마을주민들이 직접 참여한 흔적이 묻어납니다.

나오시마의 성공으로 베네세 그룹은 바로 옆 테지마로 섬 재생 프로젝트를 이어갑니다. 테지마 미술관은 건축가 니시자와 류에와 아티스트 나이토 레이의 공동작업으로 40m x 60m규모에 높이가 4.5m이고 기둥이 하나도 없는 얇은 피막 같은 구조로 서있는 건축물은 신비스럽기까지 합니다. 지세의 기복이 풍부한 아름다운 지형 속에 세워졌는데 그 주위의 자연이 지닌 곡선을 닮은 건물을 만들고자 물방울 모양을 떠올리고 계획했다고 하는데요, 천장의 큰 개구부로부터 빛과 바람이 들어오는 자연과 하나 된 미술관입니다. 개구부에 유리를 사용하지 않아 환경과 건축, 예술의 조화와 연속성이 중요한 테마를 표현한 것이죠. 건축이자 공공아트인 이 작품은 실제로 들어가 보지 않으면 뭐가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들어가는 순간 숨이 막히면서 명상을 자연스럽게 할 수밖에 없게끔 하는 묘한 공간입니다. 자연속에 파묻혀 지붕의 원형 구멍 사이로 보이는 하늘을 바라보며 명상을 하면서 물방울 설치작품까지 감상하면 더 이상의 힐링이 없다고 생각할 정도일 것입니다. 한편, 바로 옆 섬의 이누지마는 총인구가 50명밖에 안 되는데요, 그나마 있던 초등학교까지 폐교를 하여서 이제는 섬에는 젊은 사람은 없고, 노인들만 거주하고 있는데요, 여기에도 건축과 아트의 손길이 가해져 섬이 변신하고 있습니다. 이누지마의 이에 프로젝트에는 일본의 여성 건축가 세이지 마 카즈요 가전 격적으로 참여하였는데요, 나오시마와는 달리 빈집을 적극적으로 건축으로 리노베이션 혹은 신축으로 디자인을 하고, 아트작업을 접목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누지마에는 1900년 초 10년만 가동되고 폐허가 된 구리 제련소를 마침 베네세 그룹은 매입과 동시에 미술관으로 본격 작업을 하여서, 건축가 산부이치 히로시와 이 지역 출신의 아티스트 야나기 유키가 컬래버레이션을 선보이게 됩니다. 비환경적인 구리제련소가 최고의 친환경건축물로 재탄생되고, 아트의 숨결로 가득차 이 누지 마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재탄생됩니다. 나오시마 등의 성공으로 인해서, 나오시마와 유사한 프로젝트를 국내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베네세그룹의 나오시마 섬 재생 프로젝트의 성공 요인은 도대체 무엇일까요? 먼저, 첫번째아티스트들이 직접 방문해 나오시마에서만 볼 수 있는 작품을 만들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이 아니라 “거기에만 있는” 장소특정적 미술을 보여준 것이죠. 또한 건축가도 안도 타다오의 작품으로 시작해서, 최근 세이지마카즈요, 니시자와 류에 등 계속 건축가들의 작품을 새롭게 선보이면서 진화하는 예술의 섬이라는 인상을 심어준 것입니다. 두번째로는 지역주민들이 제작에 참여하기도 하고, 관람객들을 안내하기도 하면서, 노인들만 있는 섬이 훨씬 활동적으로 바뀌었다는 점이고, 이웃섬 쇼도시마에서는 대학의 미술학도들이 아예 작업실을 섬으로 옮겨서 지역의 노인들과 대화를 하면서 작업을 같이 하기도 하는 진풍경을 선보이기도 합니다. 지역주민을 배제한 개발이 아닌 적극적으로 개입을 시키는 프로젝트를 도입했다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마지막으로는, 가장 비환경적인 곳을 가장 친환경적인 곳으로 변화했다는 테마가 강력하다는 것입니다. 역시 스토리텔링인듯 합니다. 그냥 예술적인 행위로만 얘기한다면 자칫 어려워질 수 있다고 보입니다. 이 누지 마의 세이 렌소 프로젝트 등에서는 오랫동안 방치되었던 구리 제련소를 최고의 친환경건축물로 재탄생시키는 등 근대화의 상징으로 폐허가 된 곳을 아름다운 자연으로 다시 돌려놓는다는 것으로 사람들의 감동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점입니다.

여러가지로 꼭 방문하고 싶은 이유를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나오시마의 성공은 필연적이라고 보입니다. 표면적으로만 보면, 마냥 그냥 금방 따라 할 수 있을 것 같은 나오시마의 성공스토리는 그 내면으로 들어가 철저히 분석하고 보면 참으로 여러 가지 요소가 잘 어우러져 성공이 절대 우연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천문학적인 금액이 투입되는 관광단지개발이나 리조트개발, “왜 거기를 꼭 방문해야 하는지, 꼭 방문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무언지, 다시 가고싶은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근본적인 물음에 대해서 아주 쉬운 정답이 나와야 성공할 수 있는 장소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