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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현대 건축을 보고 있노라면, 기존 건축의 불변의 원칙을 타파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건축이라는 것은 원래 대지 위에 우뚝 서 있으며 항상 변하지 않는 존재감으로 정적이면서 고정적인 위용을 자랑하기 마련인데요, 세월의 떼가 묻으면서 그 얼굴이 조금씩 변하기는 하지만, 처음부터 카멜레온처럼 변화무쌍한 외모를 가지고 있지는 않은 법이죠. 그런데요, 최근에는 이러한 상식이 변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밤낮으로 여러 얼굴로 변신하는 건축물도 있고, 중력의 법칙을 무시하고, 움직이는 건물도 있고요, 로봇처럼 움직이는 건축물도 등장합니다.
일명 다이내믹 타워 또는다빈치 타워로 불리는 건물은 건축가이자 도시계획가인 데이비드 피셔가 2008년에 제안하여 화제를 모았습니다. 당시 타임지가 선정한 올해 최고의 발명품 50에도 선정된 바 있는데요. 세계 경제위기 때문에 현재는 현재 보류 중에 있지만 2020년 두바이의 세계엑스포 유치 도전을 위해 공사는 곧 재개될 듯합니다. 이 건축물의 개념은 하나의 축에 각층이 매달려있는 형태로서, 각층이 움직인다는 콘셉트입니다. 타워의 각층은 미리 제작되어서, 마치 전자제품을 집으로 배달해서 장착하듯이 설비공조시스템까지 갖춘 상태의 모듈로 7일에 한 층씩 시공된다는 개념입니다. 공기도 당기고 공사비도 줄인다는 것이죠. 만약 이것이 실현된다면 혁신적인 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움직임에도 특징이 있습니다. 전망대처럼 일정한 시간에 몇 도씩 움직이도록 설계된 것이 아니라, 입주자가 원하기만 하면, 음성인식을 통해서 경관을 즐기기 위해서 회전을 어떻게 할 것인지 그리고 회전의 속도도 정할 수 있다고 합니다. 게다가 자동차를 위한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각 층까지 지정주차가 가능한 데요. 이제 고층빌딩 주거에서도 차도 자기 집 앞을 찾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움직이는 타워는 자체 에너지 조달뿐만 아니라 5개 정도의 주변 건물의 전기도 조달 가능하다는 친환경 건축물인데요, 그 비결은 바로 각층 사이에 풍력으로 인한 에너지를 동력으로 만드는 발전기 48개의 터빈과 지붕에 있는 태양발전기로 인해서 충분히 에너지를 조달할 수 있다는 것이죠. 지금까지는 단일건물 자체 에너지 조달 건축물은 있었어도 주변 건물의 에너지까지 조달하는 건물은 처음인 것이죠. 이것 또한 의미가 있는 기술입니다. 주변의 에너지까지 소화하는 건물이 나오면 어쩌면 지속 가능한 친환경도시가 가속화되지 않을까요? 다이내믹 타워를 보고 있노라면 건축이 더 이상 부동적이지 않는 살아있는 역동적인 건축으로 태어나게 된다는 개념입니다. 그렇다면 그냥 각층마다 돌아가게 한다는 깜짝 효과에 단순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경제적인 효과까지 양수겸장으로 얻게 됩니다. 최고의 전망을 각층이 골고루 즐길 수 있다는 점. 즉, 호수마다 전망이 달라 가격이 달리 책정되지 않는다는 점이고, 또한 360도 주변 경관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으로 보일 수 도 있겠습니다. 모든 부분이 전망이 같기에, 최고의 전망 뷰의 부동산적 가치를 가진다는 점입니다. 결국 경제적인 이득이 있는지는 더 따져봐야 하겠지만, 그 나름의 가치는 있다고 보입니다.
이번에는 거주자의 편의를 위해 건축에 생명을 불어넣은 경우인데요. 보다 실용적인 측면에 맞춰 건축이 형태를 바꾸는 경우입니다. 바로 남산 리움미술관의 건축 가중의 한 명이죠. 네덜란드 건축가 렘쿨 하우스가 설계한 보르도 하우스가 좋은 예라 할 수 있지요. 의자와 책상이 배치된 받침대 모양의 슬라브가 엘리베이터처럼 위아래를 움직입니다. 바로 다리가 불편한 집주인을 위한 집인데요, 휠체어 대신에 집에서만큼은 쾌적한 수직이동을 제공하게 됩니다. 엘리베이터가 바로 집주인만을 위한 공간으로 변신하여 새로운 건축 공간이 탄생된 것이죠. 또 하나 놀라운 점은 바로 이 슬라브가 움직이면서 각층마다 펼쳐지는 공간의 변화가 또 다른 건축과 공간이 탄생되게 된다는 것입니다. 비록 장애인한테 뿐만 아니라 이러한 움직이는 공간의 건축은 참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을 듯합니다. 한편, 건물 자체가 움직이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색깔을 변화시켜 동적인 건물로 승화할 수 도 있습니다. 에르 조 &드 무롱이 설계한 2002년 독일 월드컵 경기장은 풍선 모양 형태에 다양한 색으로 변신합니다. 수천 가지의 컬러로 변신하는 스태디엄 건축은 도시의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고, 고착되어있고 무거운 이미지의 건축은 가볍고 부유하는 산물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딱딱하게 보일 수밖에 없는 콘크리트 덩어리가 이렇게 재미있는 모양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놀랍지요. 보는 각도에 따라 변신하는 풍뎅이의 등껍질처럼, 건축의 색깔이 쉼 없이 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네덜란드 알메 레에 위치한 비즈니스센터 라 데팡스인데요, 계속되는 빛의 반사로 위치와 시간에 따라 그러데이션의 표면을 선보입니다. 아홉 개의 색채로 변화하는 금속 재질 외관에 빗살 무늬의 색 그림자는 마치 우리가 자연을 바라다보는 그런 모습을 연상케 합니다. 자연과 동화하는 곤충들 같이 예측 불가한 자연의 빛을 담아서 표현하는 건축이라고 할 수 있지요. 이러한 트랜스포머 건축들은 바로 변신하는 건축이라는 테마로 많은 사람들의 흥미를 자아냈습니다. 각종 기술이 발전하면서 조명과 동력을 무한대로 지원할 수 있게 되면서 건축물에도 변화가 나타난 것이죠. 사람들은 가만히 서 있는 건축물보다는 상황에 맞춰 모습이 바뀌는 건축물에 더 열광하게 됩니다. 이렇듯, 최근에는 컴퓨터 기술과 구조 기술이 발전해 상상을 초월하는 건축이 탄생하기도 합니다. 건축의 공간이라기보다는 마치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는 장으로 바뀌기도 하는 것이죠. 이제는 도저히 인간의 손으로 표현하기 힘든 도면이 컴퓨터에 의해 만들어지고, 그러한 도면을 인식하는 레이저 커터에 의해 로봇 만들듯 건축 모형이 만들어져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게 합니다. 그러한 변화에 따라 공간을 인식하는 기준이 무엇인지, 어떤 가치를 구현할 것인지에 대해 적지 않은 이데올로기적 혼란을 겪는 것도 사실인데요, 컴퓨터 그래픽 기술로 모든 것을 표현할 수 있게 되어 꿈속에서나 볼 수 있던 이상향이나 미래상을 마음껏 예상할 수 있게 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건축은 정적이다라는 고정관념은 건축의 외관뿐만 아니라 기능, 경관, 위치 등에 한계를 줄 수밖에 없었는데요. 이 사례들은 건축에 생명을 주입하여 건축이 지닌 한계를 보란 듯이 뛰어넘고 있었습니다. 이와 함께 건축도 기발한 상상력이 필수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세상을 놀라게 할 변화를 원하십니까?
부동적인 대상에 생명을 불어넣어라. 죽어있는 듯한 부동의 건물에 생명을 불어넣는 것처럼 정적인 대상에 변화를 준다면 혁신이라는 타이틀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 속해있는 분야에서 재미있는 상상을 통해서 또 다른 창의력을 발휘해보는 것이 어떨까요?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겁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