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information

요코하마 페리 터미널

biumgonggan 2021. 7. 30. 15:25

우리는 요즘 어디 가나 똑같은 도시경관을 보는 것 같습니다. 대단지 아파트단지, 그리고 상가들 전국 어느 지역에 가도 그 특색을 점점 찾아보기 힘든 시대가 되었죠. 하물며 바다를 메꾸어서 새로운 도시를 만들어도 똑같은 신도시를 만들어냅니다. 그런데 이번에 말씀드리는 사례는 바닷가에 멋진 새로운 지형을 만든 건축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건축으로 어떻게 멋진 지형을 만드냐고요? 바로 일본 요코하마에 있는 페리 터미널인데요, 공식 명칭은 오산바시 국제여객터미널입니다. 당연히 바닷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1994년 요코하마시는 도쿄 베이에 있는 오산 바쉬 피어를 재건설하기 위해서 국제현상설계를 한 결과 많은 건축가들이 응모하였는데요, 총41개국으로부터 660건이 응모되었고, 일본에서 336건, 해외에서 324건이 접수됨에 따라, 일본에서 개최된 가장 큰 국제적인 현상 설계인만큼 프로젝트는 전 세계의 건축계와 일본 건축계의 큰 관심 속에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의외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기라성 같은 기성 유명 건축가들을 제치고, 무명건축가 그룹 F.O.A가 당선됩니다. 부부건축가가 대표로 있는 건축가 그룹인데요, 스페인 출신의 알레한드로 자에라 폴로와 이란 출신의 파시드 모사 비가 세운 건축 설계 사무소로 런던에서 활동을 시작했는데요, FOA는 1993년에 결성되었습니다. 그런데 2년도 채 지나기도 전에 국제현상설계에서 당선되는 영광을 얻었고, 일약 세계적인 스타 건축가그룹이 됩니다. 하지만, 당선후 본격적인 작업이 착수되기도 전에 일본의 경기 침체로 프로젝트는 무산돼 버리고 말았는데요, 극적으로 한일월드컵이 효자노릇을 합니다. 바로 요코하마에서 폐막식이 열리게 되죠. 그런 분위기 속에서 다시 이 프로젝트는 다시 급물살을 탑니다. 한일월드컵에 맞추어서 우여곡절 끝에 준공하게 됩니다.

사연이 많았던 과정만큼이나 페리터미널의 건축은 단연 주목을 받았습니다. 건축적 특징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그들이 보여준 도면은 기괴한 선으로 조합된 추상미술과 같은 형태였죠. 이러한 선들은 바다의 파도와 같아 보였고, 도저히 페리터미널이라고 연상하기 힘든 넓은 광장과 같은 건축이었습니다. 그렇게 보인 이유는 단 하나. 바로 지붕을 공원으로 만들었기 때문이죠. 바다와 도시의 경치가 교차하는 곳에 새로운 공원을 만든다? 참 멋있는 발상 아닌가요? 페리 터미널의 주기능은 그 지붕 아래로 위치해있는 구조이죠. 바로 바닷가의 지형을 연장시킨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새롭게 공원 하나를 만들었다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결국 이같은 건축은 사람들의 발걸음을 옮겨오게 하고, 많은 활동이 일어납니다. 도시의 새로운 광경이 펼 져지는 것이죠. 건축은 공간을 둘러싸는 벽이 있고, 그 벽들이 모여서 만든 외관이 있기 마련인데, 요코하마페리터미널은 건축입면이 지붕이 되고, 그 지붕의 디자인의 건축 외관이 되는 셈입니다. 즉, 이 건축외관을 제대로 찍으려면 결국 헬리콥터를 타고 찍어야 된다는 얘기가 됩니다. 새로운 건축인 것임에는 틀림이 없죠.

두번째 건축의 특징은 선형으로 만든 부두 형태에서 벗어나, 방문객들이 한쪽으로 들어가서 다른 쪽으로 나올 수 있도록 일종의 순환식 부두 형태를 제안한 것인데요, 순환식 동선체계의 공간의 연속성과 흐름을 극적으로 디자인으로 잘 표현하였습니다, 속도감있는 나무 마감재 질의 선형의 디자인은 진정한 현대건축의 요소를 충분히 갖추고 있습니다. 이러한 디자인들은 서로 다른 층들을 자연스럽게 엮는 역할을 하고, 경사진 램프로 구성된 통로 등이 순환형 건축의 아이콘으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페리 터미널을 들어가는 입구는 그냥 어찌 보면 평범한 버스터미널과 같습니다. 단지 목재로 마감된 유려한 선으로 구성된 디자인이 조금 특이할 뿐이죠. 헌데 안으로 들어가 보면 어찌 보면 체육관 같은, 어찌보면 자그마한 공항 같은 느낌으로 구성되어있는데요, 결국 옆 벽면으로 굴뚝모양의 터널을 통과하다 보면 앞으로 펼쳐지는 놀라운 광경에 입을 다물지 못하지요. 눈앞에 펼쳐지는 바다는 물론이고, 목재 마감의 출렁거리는 바닥면들이 수평선과 맞닿을 정도로 한없이 펼쳐져있는 것이죠. 순환형 동선의 묘미입니다. 건물안으로 들어가서 걷다 보니, 자연스럽게 어느샌가 결국 새로운 바다를 만나는 체험을 하게 되는 것이죠.

바다만 바라보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해변도시 쪽을 쳐다보면 요코하마 미나토미라이21 계획이라는 요코하마 신도시 계획으로 탄생된 도시가 보입니다. 어찌 보면 바닷가에서 도시를 바라보는 느낌은 배를 타고 있지 않고서야 느끼기 힘든 체험인데 그것을 가능하게 한 것입니다. 한편 여기에 끝나지 않고, 잘 정리된 잔디들이 곳곳에 있어서, 사람들이 누워있기도 하면서 그야 말고 해상공원을 만끽하게 만들었습니다. 아무 멋진 노천카페도 있어서 차도 마실수 있고, 또한 경사를 이용해 야외공연장도 만들어서 수시로 이벤트가 펼쳐집니다. 이 야외공연장의 경사는 자세히 보면, 또 다른 터미널로 들어가는 진입부가 됩니다. 그 공간 안에서는 컨벤션 전시가 열리기도 하는데요, 오산바시 홀은 면적이 약 2,000㎡로, 최대 1,200명을 수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페리 터미널에서 끝나지 않고, 새로운 용도를 넣어서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으로 탄생시킨 것이죠. 페리 터미널의 지붕 끝까지 가서 서게 되면, 바다를 눈앞에서 보면서, 영화 타이타닉의 주인공처럼 두 팔을 펼치고 싶게 됩니다. 바람과 함께 바다를 느끼게 됩니다. 그런데 뒤를 돌아보면서 내가 걸어온 입구 쪽을 보면, 그 웅대한 스케줄에 다시 한번 놀라게 됩니다. 어찌 보면 건축을 본다기보다는 땅의 연장선의 놀라운 지표면을 경험한다고 해야 할까요? 말씀드렸다시피 지형을 만드는 건축이라는 말이 이제 이해가 되십니까? 요코하마는 새로운 페리 터미널로 인해서, 이곳은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습니다. 어쩌면 페리를 이용하는 사람들보다는 오히려 컨벤션에 방문하고, 지붕의 공원에 나들이 온 사람들이 훨씬 많은 것이죠. 그냥 자칫 평범해지기 쉬운 페리 터미널을 이렇게 도시의 새로운 핫스폿으로 만든 아이디어가 대단해 보입니다.

페리 터미널의 순기능을 넘어서, 새로운 해상공원을 만들고, 그 아래에 컨벤션을 만들어서, 사람들이 즐기는 곳으로 만든 것입니다. 건축이란 것이 결국 단순이 외벽에서 보이는 외관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발상의 전환인 것이죠. 요코하마 페리 터미널을 통해서 결국 하나의 용도로만 그쳐는 게 아니라, 이제는 새로운 용도를 창의적으로 부여함에 따라 훨씬 그 가치를 배가시키는 사례를 본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