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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양품과 무지

biumgonggan 2021. 7. 30. 17:39

무인양품과 시게루반의 콜라보레이션(출처 : 무인양품 트위터 )

건축이 예술의 기본이다. 종합예술이다 라고 타 분야의 아티스트들이 주로 얘기하곤 합니다. 건축은 공학이기도 하고, 디자인이기도 하고, 또한 인간을 다루는 인문학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죠. 그러다보니 건축이 건축의 영역을 넘어서, 타 분야의 협업을 통해서 새로운 창작을 하는 경우가 최근 부쩍 많아졌습니다.

2014년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일본 건축가시게루 반의 경우는 종이로 구조를 만드는 건축가로 유명합니다. 가벼운 종이 건축으로 난민의 수용소를 지어 큰 주목을 받았었지요. 그는 평소 집의 구조에 대해서 평소 남다른 생각을 해온 듯합니다. 일본의 유명 리빙 회사로서 7천여 아이템을 취급하고 있는 생활잡화 브랜드 MUJI(무인양품)와 시게루반은 컬래버레이션을 해서 주택을 선보였습니다. 그냥 건축가가 주택 설계를 하는 것은 그리 새로울 것은 없지만, 건축가가 리빙 회사와 손을 잡고, 시공의 편리성을 위한 규격화된 주택을 발표한 것입니다. HOUSE VISION 2013 TOKYO EXHIBITION에서, 시게루반은 MUJI와 같이 작업한 주택의 프로토 타입 디자인을 선보입니다.

말씀드린데로 시게루 반은 구조를 남다르게 제안했습니다. 즉, 구조기능을 갖고 있는 파티션을 수납장 가구로서, 또한 벽체로서 디자인으로 풀었습니다. 일명 “가구의 집” 입니다. 가구가 모여서 집이 되고, 집이 가구가 된다라는 개념인 것이죠. 좁은 공간에서 주거생활을 하는 일본에서는 항상 수납공간 확보는 집 디자인의 주요한 요소 중에 하나인데, 이부분을 수납과 구조를 동시에 겸하는 디자인으로 풀고, 또한 규격화 시켰다는 데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보입니다. 또한, 주거자의 취향대로 마음대로 옮겨서 공간 분할을 할 수 있는 것인데요, 이것은 바로 벽이 구조로서 수납장으로서 다양한 기능을 갖고 있기에 DIY 하우스가 가능한 얘기가 되겠지요.

가구 및 수납 자체가 천장을 지지하는 구조체로서 기능을 하는 주거의 형태. 건축가 시게루 반은 18년 전부터 이 아이디어를 구상해 왔고 상당히 무인양품적인 건축이라 생각해 왔다고 합니다. 건축가와 콜라보를 한 제품으로서의 주택. 주택에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여, 그냥 이쁘다 무엇으로 마감했다 수준이 아닌, 근본적으로 집의 철학을 새롭게 제시한 아주 멋진 컬래버레이션의 사례인 듯합니다.

여러분 건축가가 만든 신발, 상상해보신 적 있으십니까? 프랑스의 저명한 건축가 장 누벨은 건축가의 생각으로 신발을 만든다는 건, 축소형 건축물을 만드는 것이다라고 얘기합니다. 건축의 설계와 신발의 설계의 핵심개념은 유사하다고 보는 것이죠. 토대가 튼튼해야지 다른 요소들도 공존할 수 있기 때문인 것이죠. 장 누벨은 이탈리아 브랜드 ruco line과 협업하여 스니커즈 하나를 디자인했습니다. 이 신발의 기능적인 장점은 단단한 월형과 견고한 밑창입니다. 신발도 토대가 튼튼해야지 좋은 신발이라고 쟝누벨은 이야기하는 것을 보니, 어떻게 보면 건축보다 신발의 설계가 더 인체공학적이고 형태가 더 유기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명품 브랜드들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 자신들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는데요. 특히 샤넬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로 유명한 여성 건축가, 자하하디드와 함께 컬래버레이션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습니다. 샤넬의 아트 디렉터인 칼 라거펠드와 콜라보를 하여 모바일 파빌리온을 선보였습니다. 모바일이라는 말이 붙여진 까닭은 이동할 수 있는 건축이라는 것인데요. 총 700개의 조각으로 구성되어 탈 분리, 조립이 가능하지요. 2008년부터 시작된 세계 투어는 홍콩, 도쿄, 뉴욕을 거쳐 파리에 설치되었다고 합니다.

자하하디의 특유의 유선 성의 조형감과 샤넬의 디스플레이가 잘 조합롭게 전시되었습니다. 건축과 제품의 경계션을 모호하게 할 정도로, 파빌리언건축이 하나의 제품으로 보이고, 명품브랜드의 이미지가 건축에 의해서 다시 재해석되어 고급 마케팅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는 듯합니다. 자하 하디드는 샤넬뿐만 아니라 루이뷔통과도 작업을 했습니다. 실리콘 소재의 백에 루이비통 문양을 양각으로 튀어나오게 디자인되었다고 해요. 가방 안의 색깔이 핫핑크라서 돋보입니다. 마치 하나의 조각품처럼 건축이 조그마한 오브제로 재탄생된 느낌입니다.

건축가의 디자인은 장신구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장신구로써 세계적인 크리스털 전문 회사인 스와로브스키와 자하 하디드는 협업을 선보였는데요. 금속의 우아한 곡선이 옷과 함께 어우러져 3D적인 공간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외계인이 착용한 것 같은 느낌까지 나지요. 바로 자하 하디드의 건축의 시작 이바로 미래지향적인 사고에서부터 출발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건축가에게는 유명 브랜드와의 협업은 건축의 개성을 살리면서 그 개념을 제품에 도입함으로써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이며, 브랜드 측에서는 건축이라는 마케팅을 활용하여 더욱 명품 이미지를 굳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서로 윈윈이 되고 있습니다. 이 윈윈 전략이 바야흐로 새로운 유행의 최전선으로 나설 수 있는 것이죠. 컬래버레이션이라 불리는 이런 형태의 작업은 향수병이나 화장품 케이스를 비롯해 의자, 테이블, 호텔, 인테리어, 쇼룸, 건축,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전 분야를 아우르며 전개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보여드린 예로 건축에서 얘기하는 구조 개념이나 조형 개념, 공간 개념이 고스란히 잘 녹아들어 가 있는 건축과의 컬래버레이션은 여러 가지로 의미가 있는 작업으로 보입니다. 고객들의 눈을 사로잡고 싶다면 건축과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시각에서 제안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