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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으로 늦게 개발된 강남권은, 그 덕에 옛 한양의 모습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대신 새로 지은 첨단 건물이나, 젊은 감각으로 지은 특이한 건축물이 종종 눈에 띈다. 그들 중, 사물을 모티브로 삼은 건물들 몇 개는 특히 재미있다.
강남역에서 나오자마자 반기는 물결모양의 <GT타워>. 고려청자를 본 따, 부드러운 곡선미를 강조했다고 한다. 이 특이한 디자인은 단지 곡선미뿐만 아니라 내구도도 강해, 태풍을 비롯한 진도6의 지진에도 끄떡없다는 내진 설계 1등급을 부여 받았다. 상상으로만 가능할 것 같은 외관을 현실에 구현하고자, 해당 시공사는 1.5m짜리 알루미늄 멀리언(mullion) 바를 다양한 경사각으로 이어 붙여 원하는 각도를 만드는 방법을 구사했다. 그래서 2만여 개의 알루미늄 바와, 2300장의 모양이 다른 유리 1만 2500여장을 사용해 물결모양을 구현해낸 것이다. 일리노이 공대생들이 현장을 방문하는 등 연 400명가량의 사람이 건설 현장을 찾아오면서 GT타워는 강남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고 있다.
GT타워의 옆 멀지 않은 곳엔, <부티크 모나코>가 자리하고 있다. 멀리서 보면 공간과 공간을 포개고 이어 만든 모양의 건물로, 49개의 서로 다른 평면과 22개의 공중 정원을 가지고 있다. 기존의 사각형을 부정하고, 공간 자체를 재창조하려 노력한 건물로, ‘공간’자체가 건물의 컨셉이 된다는 철학을 담은 건축물이다.
동그란 구멍이 송송 뚫려있어, 일명 벌집 빌딩으로 불리는 <어반 하이브>. 단지 모양만 특이한 건물이 아니라, 굉장히 실용적인 건물이다. 낮에는 햇빛이 들어오고, 밤에는 공기가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 난방과 냉방에 용이하다.
세계최초 핸드백 박물관인 가로수길 <시몬느 백스테이지>는, 최종 결과물인 핸드백뿐만 아니라, 제작과정까지 모두 볼 수 있다. 그래서 건물 이름도 무대의 뒤를 의미하는 백스테이지backstage이다. (또한 발음상의 말장난으로 bag-stage 이기도 한 것 같다.)뉴욕타임즈에서 ‘서울에 간다면 반드시 들러야 할 곳’으로 선정된 바 있으며, 핸드백 DIY 수업도 진행한다. 이곳에서 열심히 교육 받고 나면, 부모님의, 아내의, 남편의 가방을 직접 만들어 선물해볼 수도 있다.
사회가 진화하고 기술이 발전하면서, 건물 또한 같이 발달하고 있다. 외형적인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기능적인 부분까지 고려한 서울의 이색 건축물들. 건축에 문외한인 사람들도 탄성을 자아내게 만드는, 서울의 자랑거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