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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앞 문화변천사 응답하라 1990 홍대
서울에서 놀 곳, 먹을 곳, 신나는 곳, 재미있는 곳을 찾는다면? 단연 둘째가라면 서러운 곳이 바로 홍대 앞일거에요. 한 대학교의 앞인 이곳이, 어떤 과정이 있었기에 다른 대학가들과 차별화된 지금의 모습을 갖출 수 있었을까요?
1946년 처음 설립된 홍익대학교, 1961년 대학정비령 때 일시적이지만 '홍익미술대학'으로 개편됐을 정도로 미술로 유명한 것은 굳이 거론하지 않아도 될 만큼 일반적인 상식입니다.
그러다보니 홍대 주변은 미대 교수들, 미대생들의 그것과 같은 분위기를 풍기게 됩니다. 1990년대 전후 홍대 모습은 지금과는 약간 달랐습니다. 전체 건물의 대부분이 단독주택의 모습을 하고 있었고, 그 주택에 딸린 주차장 상당수를 미대생들이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작업실로 개조해서 말입니다.
홍대입구 주변 일대가 미술학도들의 거처로 자리를 잡기시작하면서, 그 특유의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들 미술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부터 미술가를 꿈꾸는 사람들까지 다양하게 찾게 되는 곳이 되었습니다. 미술학도를 꿈꾸는 수험생들도 많이 몰리게 되고 자연스럽게 미술학원도 많아지게 되었지요.
이곳 미술학원에서 수험생활을 끝낸 학생들은, 이후에도 자꾸 찾게된다고 합니다. 이곳에서 보낸 추억이 그립고, 어느새 이곳 지역문화에 녹아든 것이겠지요. 그들이 성장해 먹고 마시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예술활동을 즐기던 그곳 홍대입구는 자연스럽게 20대 초반의 젊은 기운으로 채워지게 되고, 그들 나름의 문화가 전반을 지배하게 됩니다. 또한 미술가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들이 모여들어, 그들이 운영하는 공간이 늘어나면서 홍대 특유의 지역문화적 성격을 본격적으로 갖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청춘남녀 사교의 장인 댄스클럽, 가난할지언정 세상과 타협하지 않는 자신만의 음악을 선보이는 라이브클럽, 젊음의 패기와 톡톡 취는 아이디어로 창업하는 각종 식당, 그리고 패션, 액세서리의 중심지로 자리답게 된 것입니다.
미술학도를 꿈꾸며 학창시절을 보내고 그 추억을 되새기며 새로운 청춘을 맞이하는 이곳 홍대. 거리미술전이 시작되고 외국인 시낭송이 정기적으로 펼쳐지며 세계의 다양한 문화가 홍대거리에 섞여갔습니다. 젊은이들 특유의 개방적인 마음가짐과 변화에 민감한 의식이 어우러져 최신유행을 선도하는 또 한 곳으로 자리하기 시작했구요. 어느 새인가 이곳은 피 끓는 남녀들이 예술을 나누고 사랑을 나누는 곳으로 점점 진화하게 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