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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칫날 어김없이 등장하는 요리, 잡채!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이젠 글로벌푸드대열에 올랐습니다. 스페인 음식박람회 마드리드 퓨전 2012에서 세계 정상급 요리사들의 감탄을 자아낸 잡채! 오늘은 잡채에 대한 스토리텔링입니다!
지금으로부터 400년전 조선 제15대 임금 광해군도 잡채사랑에 푹 빠져있었다고 합니다. "처음에서는 사삼각로의 권세가 드높더니 지금은 잡채상서의 세력을 당할 자가 없구나!"
*사삼각로 : 더덕요리로 광해군의 총애를 얻은 좌의정 한효순 * 잡채상서 : 잡채로 광해군의 총애를 받아 호조판서에 오른 이충
조선왕조실록 광해군일기에 나오는 구절입니다<출처 : 광해군일기(1633)>
"이충이 진기한 음식을 만들어 사사로이 궁중에 바치곤 했는데, 아침 저녁으로 맛있는 반찬을 만들어 올리니, 임금이 이충이 올리는 반찬이 도착한 후에야 수라를 들었다" "채소에 다른 맛을 가미했는데 그 맛이 희한하였다"
광해군의 잡채, 과연 어떤 맛이었길래? 지금의 잡채와는 전혀 다른 맛이었다고합니다. 지금의 잡채와 달리 고기와 당면이 들어가지 않았다고 합니다. 도라지, 오이, 숙주, 무 등 익힌 나물에 진한 식초인 엄초를 가미했다고 합니다. <출처 : 이명준(1749) 잠와유고> 일종의 샐러드와 비슷했다고 합니다.
그러면, 당면잡채는 언제 생겼을까요? 1924년 우리나라 최초의 컬러판 요리책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서 소개된 그 당시 잡채레시피는 이랬다고합니다. "도라지, 미나리, 표고버섯, 석이버섯 등 각종 채소와 쇠고기, 돼지고기를 넣고 여기에다 해삼, 전복을 불려 채쳐 넣으면 더욱 좋다"
1920년 전후, 당면잡채가 대중화되기 시작, 1912년 일본인이 평양에 당면공장을 설립하고 1919년 한국인이 황해도 사리원에 대규모 공장을 설립했다고 합니다. 이후 1921년 <조선요리제법>이라는 책에서 처음 당면잡채가 선보였다고 합니다. 이때부터 버섯, 고기, 해삼, 전복위주의 고급요리 전통잡채에서 당면, 시금치, 당근, 고기를 넣은 당면잡채로 변화하게 되었습니다. 잡채가 전세계를 사로잡는 음식으로 더더욱 발전하길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