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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사당에는 태권브이가 있을까?
1976년 애니메이션 <로보트 태권브이>를 보며 어린 시절 꿈을 키웠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들었을 소문이 하나있다. 바로 여의도 국회의사당이 태권브이를 숨기고 있는 비밀 기지이며, 의사당의 둥근 돔 지붕이 열리며 태권브이가 출동한다는 것이다. 어처구니없는 이 소문이 현재에 와서 실제로 국회의사당에서 재현되었다.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위치한 국회의사당은 총 공사비 135억원을 들여 1975년 완공되었다. 2만 4636평의 건물면적에 지하 2층, 지상 6층의 규모로 길이는 122미터, 폭은 81미터에 달하는데 이것은 단일 의사당 건물로는 아시아에서 가장 큰 것이다. 과연 태권브이가 숨겨져 있을 법한 크기임에 분명하다.
지금까지 국회의사당은 국민의 뜻을 전달하는 곳이면서도 정작 국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곳이었다. 들어선지 40년이 넘었지만 아직까지 정치현장과 국민과의 거리감은 쉽게 좁혀지지 않았다. 권위적인 이미지와 폐쇄성 때문이다. 태권브이가 숨겨져 있다는 소문은 그런 폐쇄성이 만들어낸 촌극이었다.
그런 국회를 이제 변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좋은 학습 현장일 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좋은 경험이 될 만한 장소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국회의사당 견학은 국회의사당과 헌정기념관 관람으로 나뉜다. 국회의사당에서는 국회가 하는 일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실제로 법안 처리가 이루어지는 본회의장을 관람할 수 있고, 헌정기념관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입법기관인 임시의정원과 초대 제헌의회에 관련된 자료를 볼 수도 있다.
우리의 태권브이를 발견할 수 있는 곳은 헌정기념관이다. 이곳의 홍보영상관에서 국회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홍보 동영상이 상영되는데, 태권브이가 나와서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친절히 설명해준다. 이제 우리 앞에 활짝 개방된 국회의사당에서 태권브이는 친절한 해설사의 역할을 맡게 된 것이다. 한껏 변화된 국회의 모습은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국회의사당 입구에는 두 마리의 해태 상(像)이 있다. 원래 해태란 시비와 선악을 판단한다는 전설의 동물로, 이런 상징성 때문에 조선시대에는 관리들을 감찰하는 기관인 사헌부의 상징이었다. 아마도 국회가 국민들을 대신해 정부를 감시하고 잘못을 바로잡는 역할을 하라는 의미에서 해태 상을 국회의사당 앞에 세운 것이다. 오늘 날 국회의사당에 숨겨진 태권브이란 바로 해태와도 같은 정의의 의지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