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올해 27조 순매수 동학 개미 급락장에 눈물… 반대매매 하루 300억
경기 둔화 우려로 코스피가 한때 2,400선 아래로 떨어진 1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습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0.48포인트(0.43%) 내린 2,440.93에,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46포인트(0.43%) 내린 798.69에 거래를 마쳐 하루 만에 다시 800선을 내줬습니다.
내년 결혼식을 앞두고 새 집을 마련하기 위해 연봉의 절반인 2천만 원을 주식으로 넣었습니다. 연초 주가가 하락해서 기회라고 생각해서 더 보탰는데 계속 떨어지니 한숨만 나옵니다. 지금은 '물타기'(주가 하락에도 주식을 추가로 사들여 평균 매입가를 떨어뜨리는 것)도 포기했습니다.(20대 후반 회사원 황모씨)
삼성전자는 우량주가 언젠가는 오를 종목이라고 보고 투자했다가 지금까지 2천만 원의 손실을 봤습니다. 더 잃을 것 같아서 무서워요.(50대 주부)
올해 국내 증시에 수십조 원을 쏟아부은 동학 개미는 금리 인상과 경기 둔화 우려로 코스피 2,500선마저 무너지면서 불타오르고 있습니다. 빚을 내서 주식에 투자했다가 담보비율을 맞추지 못해 청산할 수밖에 없는 맞교환 규모도 하루 300억 원에 달했습니다.
삼성전자만 15조 담아…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전부 손실권
지난주 코스피 5.97%·코스닥 8.18%↓…'빚투' 잔고 20조대로 감소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부터 17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의 국내 주식 순매수 규모는 27조 1000억 원(증권시장 20조 8000억 원, 코스닥시장 6조 2000억 원)에 달했다. 국내 증시에서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단연 삼성전자입니다. 개인 투자자들이 연초부터 사들인 삼성전자 보통주 규모는 14조 4,184억 원입니다. 이 기간 동안 개인은 삼성전자 우선주 1조 4,352억 원어치를 사들였습니다.
보통주와 우선주를 합친 개인의 삼성전자 주식 순매수 규모는 15조 8,536억 원에 달합니다. 개인들의 국내 증시 순매수액 가운데 약 58.5%가 삼성전자에 집중됐습니다. 개인투자자들도 국내 대표 빅 테크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에서 각각 2조 1500억 원과 1조 8380억 원을 순매수했습니다. 이밖에 SK하이닉스(1조 4352억 원), 삼성전기(1조 4166억 원), LG전자(8천465억 원), LG생활건강(7천965억 원), 현대차(7천917억 원), 두산 어빌리티(7천767억 원) 등이 순매수 상위권에 들었습니다.
순매수 상위 종목 줄줄이 하락…'네이버·카카오' 손실률 특히 커
다만 최근 미국의 가파른 금리인상 우려와 경기둔화 등으로 코스피 2,500선이 무너지는 등 증시가 급락하면서 개인투자신고는 참담한 상황입니다.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산 삼성전자의 평균 단가(순매수액/순매수량)는 6만 7,900원이다. 지난 17일 종가 5만 9,800원을 기준으로 보면 약 12%의 손실입니다. 금리 인상에 따른 성장주 하락폭이 더 컸습니다. 올해 개인이 네이버와 카카오 넷을 평균 31만 1,841원, 9만 2,405원에 사들였지만 주가가 각각 23만 7,500원, 7만 2,200원으로 급락했습니다. 네이버는 24%, 카카오는 22%의 손실을 입었습니다. 이밖에 삼성전자(-9%), SK하이닉스(-11%), 삼성전기(-11%), LG전자(-16%), LG생활건강(-24%), 현대차(-2%), 두산 에너지(-17%) 등 개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이 모두 평균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증시가 당분간 높은 변동성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섣부른 저가 매수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기술적 반등은 있을 수 있지만 추세 전환 모멘텀이 부족해 낮아진 지수 수준 내 변동성 시장은 단기간 저가 매수 기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습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콘텐츠 부문장은 "우선 실적이 좋은 저점주를 사들여야 하지만 경기둔화 국면에서 위험에 처한 적자기업이나 한계기업에는 절대 투자해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