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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덩이에 난 여드름? 우습게 보다간 큰코다쳐

 

40대 직장인 A 씨는 최근 의자에 앉을 때마다 엉덩이가 불편해 일을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그게 뭔지 알 수가 없어서 손으로 만져보니 뭔가 둥글고 단단한 게 느껴졌어요. '엉덩이에 여드름이 났나?'라는 생각과 동시예요. 누군가에게 말하기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어서 혼자 고민하다가 통증이 심해지고 의자에 앉는 것조차 어려워져 인근 병원을 찾았습니다. A 씨는 여드름이 아닌 농양으로 진단받아 수술을 앞두고 있습니다.

 

농양은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할 수 있지만 가볍게 여기고 방치하다 보면 합병증으로 고생하거나 목숨을 잃을 수 있습니다. 특히 조선시대에 농양이나 사망으로 고생한 기록이 있습니다. 문종·효종·정조가 종기로 목숨을 잃었고, 조선 27명의 왕 중 12명이 종기 치료를 받았다는 사실은 조선왕조실록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방송인 홍석천은 올해 초 한 프로그램에서 고관절 농양을 앓았던 일화를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홍 씨는 초기에 종기를 방치했는데, 갑자기 열이 39도까지 올라 오한이 나서 병원을 찾았습니다.

 

종기, 방치하다간 자칫 목숨 잃을 수도

 

다행히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고 회복됐지만 의료진은 조금만 늦었다면 엉덩이의 종기가 계속 곪아 패혈증으로 사망할 수 있었다고 말해 화제가 됐습니다. 대부분의 농양은 우리 몸의 털이 자라는 모낭에 염증이 생기거나 감염돼 결절이 생기는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합니다. 모낭이 있는 부위는 어디서나 농양이 발생할 수 있지만 얼굴, 목, 겨드랑이, 엉덩이 등에도 자주 발생합니다. 땀이 많이 나거나 습진이나 면도 등으로 인해 피부 장벽이 손상되거나 피부 마찰과 압박이 잦을 때 많이 발생합니다.

 

처음에는 만지면 아프고 단단한 붉은 결절로 종기가 시작되는데 점자가 커지면서 통증이 심해지고 노란 고름을 눈으로 볼 수 있습니다. 잠시 후 손가락으로 살짝 누르면 부드러워지고, 완전히 곪으면 고름이 터지면서 배출됩니다. 배출된 종기는 색소침착과 흉터가 남고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자연 치유됩니다. 단순 종기를 치료하지 않고 종기 부위를 뜨겁게 포장하면 화농증이 되어 고름이 쉽게 배출될 수 있습니다. 다만 △열이나 오한, △연조직염 등 농양 주변 피부질환, △코, 코, 귀 주변에 발생하거나 △병변이 크거나 △재발하는 경우가 많은 전신증상이 있다면 특별한 치료가 필요합니다.

 

초기에는 항생제와 같은 약물 치료를 통해 개선될 수 있습니다. 증상이 심하면 수술로 제거해야 합니다. 수술로 병변 주변을 마취하거나 고름을 짜내거나 직접 종기를 제거할 수 있습니다. 수술 전까지는 피부에 큰 흉터가 생기고 치료기간이 길어질 수 있으므로 종기가 발생하면 방치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합니다. 대동병원 외과 조호영 원장은 "일반적으로 종기는 여드름처럼 가볍거나 오염된 손이나 기기를 이용해 제거하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잘못된 방법이나 타이밍으로 2차 감염이 발생하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고, 최악의 경우 패혈증이나 생명 등 합병증이 위험할 수 있습니다. 종기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몸을 청결하게 유지하고 통기성이 좋은 옷을 입는 것이 좋습니다. 종기가 자주 발생하면 가급적 고온 다습한 환경을 피하고 속옷을 자주 갈아입고 빨래를 삶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