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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서는 증시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하반기 코스피가 3,000선을 회복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상반기 고물가가 정점을 찍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긴축 부담이 점차 완화된다면 지수 반등을 시도할 만하다는 기대감이 반영됐다. 증권사들은 거시(매크로 환경)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경기 둔화 우려 등을 고려해 예상지수 바닥을 2,400~2,500으로 낮추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 코스피 3,000 돌아올까?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케이프 투자증권 등 4개 증권사는 현재까지 코스피 3,000선 회복 가능성을 열어뒀다. 코스피는 올해 1월 3일(장중 최고치 3,010.77)과 지난해 12월 24일(3,009.48) 이후 3,000선을 넘지 못하고 있다.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지수 예상 변동폭(밴드) 상단을 3,000으로 설정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2분기 물가상승률 '피크아웃'이 하반기 성장률 회복과 연준의 긴축 속도를 자극할 것"이라며 "수출에 힘입어 기업들의 실적도 지난해를 넘어 선순환을 이어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지수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5~6월까지 등락을 반복할 수 있지만 통화긴축 부담은 하반기로 갈수록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투자증권은 하반기 국내 증시 여건이 달라지며 코스피 3,000선을 탈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인덱스 예상 밴드가 별도로 표시되지 않았습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가 완만하게 하락하면 연준의 금리 인상도 '빅 스텝'(50bp 1회 인상)에서 '베이비스텝'(25bp 1회 인상)으로 바뀔 것"이라며 "긴축 추세는 지속되겠지만 증시의 부담은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케이프투자증권은 각종 대외 리스크 완화라는 최상의 시나리오를 상정해 코스피가 3,000선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나정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2분기 안에 끝나는데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코로나 확산을 통제해 중국의 공급망 교란이 2분기 정점으로 완화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 "하반기 역시 살얼음판"... 지수 하단에 2400~2500대 예상

다만 증권사들은 물가 심화에 따른 하방 리스크와 중국의 공급망 문제 등을 고려해 하반기 코스피지수를 낙관적으로 전망하지는 않았다. 하반기 코스피 밴드 정상을 3,000으로 잡은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도 각각 2,500과 2,460으로 밴드 하단을 제시했다. 이는 2,600선 안팎에서 변동하는 지금보다 낮은 수준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상승률을 자극하는 공급 부족은 해소돼야 한다"며 "첫 번째 관건은 중국인데 글로벌 생산기지 역할을 하는 중국의 성장 둔화가 공급망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라고 말했다." 코스피 3,000 회복 가능성을 점친 케이프투자증권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고 중국의 공급망 차질이 계속되는 기본 시나리오로 하반기 코스피 밴드를 2,500~2,900으로 제시했다.

 

이밖에 신한금융투자와 IBK투자증권(각각 2,400대 2,850대), 하나금융투자(2,530대 2,810대) 등도 하반기 코스피 밴드 바닥을 2,400대 2,500대로 잡았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하반기 하방 리스크는 고정물가상승률에 따른 통화정책 긴축이 가속화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금리 인상과 자산 축소 등 긴축 속도가 빨라지면 하반기 내내 우려가 이어질 수 있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하반기 물가와 연준 긴축 우려가 반영됐고, 물가상승과 긴축에 따른 본격적인 경기둔화가 증시에 새로운 부담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단기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하반기 증시는 여전히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것처럼 불확실성이 반영될 것으로 예상돼 보수적인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본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