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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복판에서 화산재에 파묻힌 폼페이를 연상시키는 대규모 백제 유적이 발견되며 학계를 발칵 뒤집어 놓습니다. 그것도 평범한 아파트 공사장 바닥에서 말입니다. 하마터면 아파트가 들어서서 백제의 유적이 영원히 발견되지 못할 뻔한 상황이었습니다. 유적의 존재를 처음 발견한 주인공은 선문대학교 이형구 교수

당시 풍납토성 실측조사 작업을 벌이던 이 교수의 시선은 토성 안쪽 아파트 공사장까지 이어지게 됩니다. 공사장을 살펴보던 이교수는 지하 5미터 아래에 이르러 독특한 광경을 목격하게 됩니다. 특이하게도 표면을 덮은 흙과는 구별되는 검은 토층이 깔려 있는 것을 발견한 것입니다. 이상한 느낌을 감지한 이 교수는 더 가까이 확인하기 위해 지하바닥으로 직접 내려갔다고 합니다. 바닥에 다다른 이 교수는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깜짝 놀라게 됩니다. 공사를 위해 파놓은 바닥에 목탄과 토기 파편들이 수없이 박혀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 것입니다. 천년 넘게 숨겨져 온 백제의 흔적이 세상에 드러나는 순간이었습니다.

토기와 유물들이 잇따라 드러나는 것에 전율한 이 교수는 유적의 규모가 생각보다 굉장히 클 뿐 아니라 유물의 매장량도 상당하다는 것을 직감합니다. 이 교수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국립문화재연구소에 신고를 하였습니다.

아파트 공사는 중단되고 유적발굴 작업이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발굴로 발견된 한성백제 유물은 집터와 제사 관련 건물터를 비롯 전돌, 와당, 초대형 항아리, 중국제 도자기 등 500상자가 넘는 엄청난 분량이었다고 합니다. 현장에서 수습한 몇 점의 토기편들은 과연 백제시대에 사용된 토기편들이 분명했고 당시 사회상을 연구하는 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됩니다. 천년의 시간을 넘어 감추어진 비밀이 풀리는 순간이었습니다.

현재 이 유적은 송파구 풍납동에 위치한 역사공원으로 조성되어 소중히 보존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