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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부족’은 원인
최근 들어 ‘물 부족’ 문제에 대해 국내외적으로 관심이 높은데요. ‘물 부족’은 원인에 따라 다양한 유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중동, 아프리카처럼 강수량 자체가 적은 경우도 있고, 싱가포르처럼 비는 많이 오지만 국토면적이 너무 작거나 산지가 없어 수자원을 모으기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강수량이나 수자원 인프라도 충분하지만 인구밀도가 높아 수요가 많은 우리나라도 있고요. 중국처럼 수질오염이 너무 심각해, 물이 있어도, ‘쓸 수 있는 물’이 부족한 국가도 있습니다. 이 중에서 뒤에 말씀드린 두 가지 유형, 즉 많은 양의 물소비와 수질오염으로 인한 물 부족은 기술과 노력으로 비교적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데요. 이런 차원에서 주목받는 것이 바로 ‘산업용수’입니다. 산업용수는 전 세계 물 사용량의 20%를 차지하는데요. 신흥국의 인구증가와 경제성장으로 수요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2030년이 되면 현재보다 2배 정도가 필요할 거라고 합니다. 게다가 산업용수는 농업용수나 생활용수와 달리, 사용 후 고농도의 유독한 폐수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물 부족과 수질오염, 이 두 가지 큰 문제의 공통분모라 할 수 있죠. 여기에 착안해 산업공정에서 물을 아예 안 쓰거나 매우 소량만 쓰도록 해, 폐수 발생까지 줄이는 각종 절수형 아이디어가 등장하고 있는데요.
영국의 스타트업 제로스
영국의 스타트업 제로스는 세탁과정에서 물과 세제를 대체하는 이 작은 구슬을 개발해냈는데요. 나일론으로 만든 이 작은 알갱이들을 한 컵 정도의 물과 함께 전용 세탁기에 넣으면 세탁물에 묻은 얼룩과 때를 흡착해냅니다. 세탁이 끝나면 구슬은 자동으로 따로 모아져 보관되고, 수백 번에 걸쳐 재사용할 수 있죠. 기존 세제보다 세척력이 우수해 고온의 온수가 필요하지 않고, 헹굼 시간도 짧다 보니, 물 소비량은 5분의 1 이하, 전기는 절반으로 줄일 수 있는데요. 옷감도 덜 상하고, 색이 물들까 봐 세탁물을 일일이 분류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 역시 장점입니다. 제로스는 당초 대형 호텔, 세탁소, 의류공장 등을 겨냥해 산업용 세탁시스템을 출시했지만, 최근에는 가정용 세탁기도 출시했습니다. 특히 2014년 이후 미국 내 주요 전력기업들이 잇달아, 제로스의 세척시스템 설치 시 절전, 절수에 따른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하고 있어, 보급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네덜란드 기업 다이쿠(Dyecoo)
섬유염색은 물을 많이 쓰고 유해한 폐수도 많이 발생시키는 대표적인 공정입니다. 섬유를 1킬로그램 염색하려면 100에서 150리터가량의 물이 필요한데요. 전 세계적으로 염색하는 섬유의 양이 연간 280억 킬로그램에 달한다고 하니, 정말 막대한 양의 물이 사용되고 또 폐수로 배출되겠죠.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네덜란드 기업 다이쿠(Dyecoo)는 물을 쓰지 않는 염색기술 ‘드라이다이 공법’을 개발했는데요. 그 비결은 탄소가스에 있습니다. 탄소는 31℃ 이상으로 가열되어 있는 상태에서 압력을 가하게 되면 액체와 기체의 특성을 모두 갖는데요. 물처럼 염료를 녹일 수 있는 용매 역할도 하지만, 기체처럼 확산이 빠르기 때문에 빠른 시간 내에 염색이 가능하도록 해준다고 합니다. 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폐수 발생도 없어 비용이 절약되고, 건조도 필요하지 않아 염색시간을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입니다. 나이키, 아디다스 등은 이미 다이쿠의 기술을 이용한 친환경 콘셉트의 운동셔츠와 운동화 등을 출시하며, 미래 패션산업의 친환경 발전방향을 직접 보여주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