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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수소 열차 개발

고갈될 염려가 없고 연소될 때도 이산화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청정 에너지원이 있는데요. 무엇인지 알고 계신가요? 바로 수소입니다. 수소는 최근 ESG 열풍을 타고 수소경제, 그 중에서 수소 모빌리티로 부상하고 있는데요. 대체적으로 수소자동차 대한 관심이 절대적입니다. 그런데요. 유럽에서는 수소자동차뿐 아니라 수소 열차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심지어 2022년부터는 수소열차가 본격적으로 상용화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과연, 유럽의 수소열차는 어디까지 달려온 것일까요? 유럽에서 열차는 산업혁명 이후로 여객 및 화물의 자국 내뿐만 아니라 국가 간 이동 수단으로써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 왔습니다. EU 여객 운송의 약 7%, 모든 물품의 11%를 철도가 담당하고 있을 정도죠.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닙니다. EU는 2030년까지 300KM를 넘는 장거리 도로화물수송의 약 30%, 2050년까지 약 50%를 철도 및 수로로 전환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죠. 열차나, 관련 철로의 업그레이드가 필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그래서 관심을 두는 것이 바로 수소열차입니다.

수소 열차의 경제성

우선 수소 열차는 경제성이 매우 높습니다. 기존의 도시 철도나 고속 전철은 전력선을 통해 전기를 공급받죠. 때문에 철로에 전선을 설치해야 하는데, 이 설치 비용만 1km당 120만 유로에 육박합니다. 반면,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해 자체적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수소열차는 별도의 전선 설치가 필요 없습니다. 따라서 인프라 구축 및 선로 위 전선 등 시설 관리에 드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죠. 나아가 수소열차는 1회 충전만으로 140km/h의 속도를 유지하며 약 1,000km를 주행 가능해 연비도 매우 높습니다. 여기다, 친환경적이라는 장점도 있죠. 일반적인 열차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체 운송 관련 모빌리티가 내뿜는 배출량 중 0.5%에 불과한데요. 수소 열차는 탄소배출량을 여기서 더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습니다. 이런 장점들 때문에 유럽은 현재 낙후된 디젤열차를 대체할 열차로 수소 열차를 낙점하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독일은 2040년까지 디젤열차를 전량 폐기하고 수소 열차로 전환할 예정입니다.

유럽의 수소열차 개발 수준

그렇다면 유럽의 수소열차 개발 수준은 어느 정도까지 왔을까요? 최근 몇 년 사이 선진국을 중심으로 수소열차 개발 및 도입 경쟁도 점차 치열해지고 있는데요. 유럽은 수소 열차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며 철도 역사에 새로운 챕터를 써 내려가고 있습니다. 가장 선두에 나선 수소 열차는 프랑스의 고속열차 TGV(테제베) 제작사인 알스톰사가 독일의 R&D 자금을 지원받아 개발한 코 라디아 아이린 트입니다. 이 열차는 수소를 직접 연료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차량에 수소연료탱크와 연료 전지를 탑재한 수소 전기열차라고 할 수 있는데요. 수소와 산소의 반응으로 전기가 생산되면 모터를 돌리는 데 사용하고, 남은 전기는 리튬 이온 배터리에 저장하는 방식입니다. 코 라디아 아일린 트는 지난 2018년 9월 16일, 독일 북서부 니더작센 주의 브레머푀더역을 출발해 첫 운행을 했는데요. 2대로 운행된 이 열차는 최대 300명의 승객을 태우고 니더작센 주의 쿡스 하벤과 북스 테 후드를 잇는 123km 구간을 2020년 2월까지 성공적으로 시범 운영했습니다. 이 성공에 힘입어 2022년 3월부터 14대의 수소 열차가 해당 루트에서 상업적으로 운용될 예정입니다.

유럽 주요국들의 수소열차 도입

이외 유럽 주요국들도 수소열차 도입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2019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와 라인-마인 지역을 연결하는 대중교통 네트워크가 알스톰사에 27대 수소 열차를 주문했고, 2022년 12월부터 인도받아 기존 디젤열차를 수소 열차로 대체할 예정이고요. 이탈리아 2대 철도회사인 북 밀란 철도(FNM)와 프랑스 국경철도회사(SNCF)도 알스톰사에 각각 6대, 12대의 수소 열차를 발주해 2023년부터 수소열차 운행을 본격 시작할 계획입니다. 그런가 하면 독일 국영 철도회사인 도이체반(Deutsche Bahn)은 자국 고속열차 ICE(이체에) 제작사인 지멘스와 수소열차 협력을 강화할 예정인데요. 도이체반은 2024년부터 자체 개발한 첫 수소열차를 남중부에 위치한 바덴뷔르템베르크 주의 총연장 600km 구간에서 최고 시속 150km로 운행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한편, 수소 열차의 구동 시스템을 효율화하여 속도 및 가속 성능을 높이기 위한 유럽 국가 간 협력도 강화되고 있는데요. 지난 2021년 1월 독일, 벨기에, 스페인, 포르투갈의 기업과 연구소 참여로 시작된 FCH2 RAIL(철도 애플리케이션용 연료 전지 하이브리드 파워 팩) EU 프로젝트는 기존 수소 열차의 전원 공급 장치와는 별도로 장착된 연료전지 및 배터리를 가동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2021년 4월 21일 EU 회원국들은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기존 40%에서 55%로 상향 조정하였는데요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 EU 국가들의 여객 및 화물 수송용 수소 열차 도입은 향후 더욱 가속화될 전망입니다. 알스톰 사는 유럽 내 5천대 이상의 디젤 열차가 점진적으로 수소 열차로 대체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모건스탠리는 탄소배출 규제 강화 등으로 유럽의 수소 열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여 2050년경에는 최대 480억 달러 규로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죠. 이런 분위기에 발맞춰 우리나라 역시 액화수소 열차 개발에 착수, 수소열차 개발 대열에 올라섰는데요. 유럽을 선두로 전 세계적으로 도입이 가속화되고 있는 수소 열차. 우리 기업들도 새롭게 부상하는 수소 열차 관련 기술 개발 및 사업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