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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세상 만들기에 힘써온 세계적인 부호

열심히 일해서 얻은 부와 권력으로 기부와 헌신에 힘쓰는 부자라면 여러분은 누가 떠오르시나요? 많은 분이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나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을 떠올리시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두 사람만큼 커리어 일생의 대부분을 더 나은 세상 만들기에 힘써온 세계적인 부호가 있는데요, 바로 전 뉴욕 시장으로 더 잘 알려진 마이클 블룸버그입니다. 사실 많은 사람이 뉴욕 시장직 외에 그에 대해서 아는 바가 많지 않습니다. 그만큼 뉴욕 시장으로서의 블룸버그가 이루어 놓은 업적이 많다는 것을 시사하는데요. 하지만 블룸버그의 재산은 330억 달러로 포브스 억만장자 순위 16위를 기록한 미디어 재벌입니다. 또한 전 세계 금융권과 비즈니스 업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정보 통신 단말기인 블룸버그를 제작 판매하고 있는 IT 기업의 창업자이자 최대 주주인데요. 이처럼 막강한 부와 정치적 권력은 블룸버그를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억만장자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블룸버그의 인생

블룸버그는 1942년 미국 매사추세츠 주 보스턴에서 태어났습니다. 회계사인 아버지와 학교 선생님이었던 할아버지 덕에 유복한 어린 시절을 보낼 수 있었는데요. 여느 유대인 가정처럼 교육을 강조하는 부모 밑에서 자란 그는 1964년 전자 공학도로 존스홉킨스 대학을 졸업합니다. 그리고 2년 뒤에 하버드 경영 대학원에서 MBA 학위를 수여하면서 월스트리트 인생을 시작하게 되는데요. 살로몬 브라더스라는 투자 은행에서 주식 트레이더로 입사해 13년 만에 파트너 직에 오르면서 뛰어난 실력을 발휘합니다. 그러나 1981년 예상치 못한 시련이 닥칩니다. 피브로라는 상품 선물 투자 기업이 살로몬 브라더스를 인수한 것인데요. 안타깝게도 블룸버그는 인수 합병 후 구조조정의 희생양이 되면서 퇴직금 천만 달러와 함께 회사에서 해고됩니다. 잘 나가던 주식 트레이더에서 하루아침에 실업자로 전락했으니,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좌절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해고의 시기를 창업을 위한 준비 기간으로 여기면서 재기를 모색하는데요. 블룸버그는 살로몬 브라더스에서 경험했던 업무상의 불편함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상품을 기획하게 됩니다. 당시 투자 은행가들은 몇 주 전 주가를 조회하거나 채권 수익률 등을 계산하려면 오래된 경제 신문들을 일일이 뒤져서 계산해야만 했습니다. 블룸버그는 바로 이점에 주목했는데요. 그리고는 금융회사에서 꼭 필요로 하는 다양한 데이터와 뉴스들을 중앙 서버에서 전송받을 수 있는 단말기를 개발합니다. 블룸버그의 단말기는 복잡한 금융 업무 대부분을 한 책상 위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해주면서 금융계에 일대 혁신을 가져왔는데요. 2013년 기준 전 세계에 설치된 블룸버그 단말기는 31만 5천 대를 넘어섰고, 기업의 매출액은 83억 달러에 이릅니다. 사업의 실패와 성공여부를 떠나 보다 편한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그의 꿈이 가져온 결과였습니다.

블룸버그의 더 나은 환경 만들기

더 편한 세상,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했던 그의 노력은 단순히 금융권에서만 발휘되지 않았습니다. 블룸버그는 부와 정치의 결합이야말로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수단이라 판단하고, 2001년 정치가로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데요. 그는 민간 로비단체에 휘둘리지 않는 시장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하면서 모든 선거비용을 사재로 부담합니다. 또한, 시장 연봉을 1달러로 받겠다는 파격적인 공약도 제시하면서 2002년 시장 직에 당선되는데요. 당시 뉴욕시는 911테러의 영향으로 관광 수익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재정적자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재정을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였죠. 그는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재산세를 18.5%나 인상해 재정 불안을 해소하고, 공격적인 뉴욕시 홍보 활동을 등을 통해 도시에 생기를 다시 불어넣었습니다. 그리고 뉴욕시를 이전보다 더 세계적인 관광 명소로 업그레이드시킨 블룸버그는 2005년과 2009년에 각각 재선과 3선에 성공하며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뉴욕을 책임지게 됩니다. 그가 활기를 되찾아준 것은 비단 뉴욕시만이 아닙니다. 블룸버그는 환경, 비만, 알코올 등 시민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에 대항하여 전쟁을 벌여왔는데요, 그중에서도 금연 운동에 가장 큰 열정을 보였습니다. 2007년에서 2012년까지 자신의 사재 6억 달러를 곳곳에 기부하고, 각종 정책을 시행하며 적극적인 캠페인을 펼쳤는데요. 담배가격에도 커다란 세금을 부과함에 따라, 뉴욕시의 담배를 미국에서 가장 비싼 담배로 만들었습니다. 2002년 22.5%였던 뉴욕의 흡연율이 10년 만에 14%까지 떨어지게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을 겁니다. 블룸버그의 더 나은 환경 만들기는 뉴욕시를 거쳐 이제 전 세계를 향하고 있습니다. 그는 최근, 세계적 자선단체인 빌 게이츠 재단에 1억 달러를 기부하면서, 게이츠 부부와 함께 전 세계의 소아마비를 종식시키기로 약속했고요. 남미와 동남아의 식량 문제 해결을 위해 5,300만 달러를 기부했습니다. 블룸버그가 일평생 기부한 총금액은 약 24억 달러에 이른다고 하는데요. 블룸버그가 부자가 되었기 때문에 기부와 헌신을 즐기는 것일까요? 경영학자인 올 릿즈 키는 사회적 책임과 봉사를 열심히 하는 기업일수록 경쟁자들보다 더 깊이 있는 시각과 관찰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며, 따라서 변화하는 외부 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경영 효율성이 발생한다고 주장합니다. 블룸버그 역시 기부와 헌신이 몸에 배어 있었기 때문에 세상이 꼭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직관적으로 포착, 사업가로서는 물론 정치가로서도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고 생각되는데요. 기부와 헌신의 정신을 바탕으로 세상의 필요를 충족시키고, 이를 통해 탄생된 부가 다시 기부와 헌신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우리 경제에서도 볼 수 있길 기대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