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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 지역경제 전망

한국의 대 EU 수출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유럽 경제의 성장 여부입니다. 특히, 민간소비와 이의 바탕이 되는 가계소득은 우리의 대 EU 수출과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는데요. 오늘은 유럽 국가들의 가계소득과 민간소비의 향방을 짚어보고, 향후 우리 수출에 어떤 영향을 줄지 포스팅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수의 민간 예측기관들은 유럽 경제의 부진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UBS와 BNP 파리바는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노딜 브렉시트의 영향을 고려해 유로지역의 경제전망치를 0.7%로 하향 조정했는데요. 하지만 최근의 경제성장률 지표는 유로지역의 경기 둔화세가 진정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유로지역의 GDP 성장률은 2분기와 3분기 연속 전기 대비 0.2%를 기록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로는 2분기 연속 1.2%를 기록했습니다. 대외 악재만 없다면 유로지역경제는 내년에 더 높은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유로 가계소득과 민간소비 전망

그렇다면 가계소득과 민간소비는 어떨까요? 수입수요의 큰 축을 담당하는 민간소비는 개인/가계의 소비여력(구매력)에 의해 좌우됩니다. 먼저 가계의 경제상황을 파악하려면 1인당 실질GDP 증가율보다 1인당 실질 가계소득, 즉 가처분소득의 증가율을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요. 다행히 2017년 이래 유로지역의 실질 가처분소득 증가율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가처분소득 구성항목 중 임금소득과 정부 이전소득이 가계의 가처분소득 증가를 견인해 왔는데요. 임금소득은 2008∼2013년 중반까지 정체 내지 마이너스 증가율을 보였지만, 그 이후부터는 고용 증가와 임금 상승 등 노동시장의 여건 개선에 힘입어 임금소득이 매분기 0.3∼0.5% 증가하고 있습니다. 2019년 9월 유로지역의 실업률은 7.5%를 기록했는데요. 이는 2008년 7월 이래 가장 낮은 수치죠. 전체 실업자 수도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73만 8,000명 줄었습니다. 다만, 최근 들어 실업자 감소세가 주춤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주시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유로지역의 시간당 임금도 지속 상승해 왔는데요. 1%대 초반에 머물러있던 시간당 임금상승률이 2016년 하반기부터 오르기 시작하여 2018년에 2%대 초반을 기록했으며, 2019년에는 1,2분기 연속 2.7%를 기록했습니다. 정부이전소득도 국가부채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국가들이 탄력적인 재정정책에 힘입어 2018년 중반 이후 0.2∼0.4%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실질가처분소득의 증가에 힘입어 실질 소비 증가율은 매분기 0.2% 내외를 유지하고 있죠.

EU 주요국 가계의 소비여력

다음으로 살펴볼 것은 가계의 소비여력, 즉 구매력인데요. 2015년 이래 주요국의 구매력 지수를 살펴보면, EU에서 상위 부유국에 속해 있는 룩셈부르크, 덴마크, 오스트리아, 독일은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구매력 지수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습니다. 또한 네덜란드는 경기회복세를 반영하여 2019년에 지수가 큰 폭으로 상승했으며, 헝가리, 폴란드는 구매력이 유럽 평균의 50% 수준에 불과하지만, 외국자본의 유입 증가와 강한 경제성장에 힘입어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지요. 반면 유럽 부국 중 하나인 영국은 브렉시트의 부정적 영향으로,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웨덴은 경기 둔화로 인해 정체 내지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므로 유의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독일의 시장분석기관인 GfK가 지난 10월에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 유럽 평균 구매력은 14,739유로로 추정되며, 작년에 비해 3.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GfK의 구매력지수는 각 국가와 지역의 경제력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척도인데요. 글로벌 기업들은 이를 통해 가장 높은 구매력을 지닌 지역을 파악함으로써 입지 선정과 지역 마케팅 전략 수립 등 주요 의사결정에 활용하고 있지요.

유럽 민간소비의 성장 기조

그동안 정체되었던 유럽의 민간소비가 성장 기조에 접어든 만큼, 기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지역별 구매력을 고려해 프리미엄 제품과 저가 제품 전략을 병행하고 있는 전략을 펼치고 있지요. 일각에서는 보호무역주의 확산, 세계교역량 둔화에 따른 유럽의 수출 감소가 우리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임금소득과 정부 이전소득의 증가세가 현재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안정된 구매력을 바탕으로 한 민간소비가 유럽 경제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기업들은 일희일비하기보다 국가/지역별 구매력 수준과 변화에 대한 철저히 분석을 바탕으로 세밀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여 유럽시장을 공략해야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