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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
요즘 길에서 파란색 번호판이 붙은 차량을 종종 보신 적이 있으실 텐데요. 바로 전기차를 알리는 표식입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전기차 등 친환경차량 판매량은 2017년부터 연간 19~21%씩 증가하고 있으며, 2019년 기준 연간 400만 대가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각국 정부에서도 환경보호 및 온실가스 배출 저감을 위해 친환경차 관련 정책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특히 ‘녹색도시’로 알려진 싱가포르에서는 지난 2020년 2월, 2040년까지 단계적으로 내연기관 자동차를 축소하고 모든 차량을 친환경 차량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요. 오늘은 싱가포르 정부의 친환경차 전환 정책과 전망에 대해 알아봅니다.
싱가포르의 전기차 3가지 정책
현재 싱가포르의 전기 차 등록 비중은 전체 차량의 0.18%, 약 1,125대 정도입니다. 앞으로 20년 안에 무려 99%의 차량을 모두 친환경차로 전환해야 하는 수준이니, 매우 파격적이죠. 싱가포르 정부는 이와 관련 해 크게 3가지 정책을 발표했는데요. 먼저, ‘차량배출가스제도 ‘VES(Vehicular Emission Scheme)’의 경상용 차량 포함’ 정책입니다. '차량배출가스제도'는 2018년 1월부터 모든 승용차와 택시 차량을 대상으로 시행되고 있는데요. CO2나 NOX 등 5개의 오염물질을 기준으로 정하고, 오염물질 배출 정도에 따라 5개 구간으로 나눠 환급 또는 부과금을 적용하는 제도입니다. 배출량이 적은 구간에 해당하는 차량은 환급금을, 배출량이 많은 구간에 해당하는 차량에는 부과금을 적용하게 되는데요. 승용차는 최대 2만 싱가포르 달러, 택시는 최대 3만 싱가포르 달러로 한화 약 2천600만 원에 해당하는 수준의 금액을 환급받거나 부과하게 됩니다. 한편 싱가포르 정부는 이 제도의 적용범위를 다마스와 같은 경상용 차량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실상 대형 화물차를 제외한 모든 차량에 대해 배출가스 규제를 적용하고 친환경 차량에 강력한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국민들의 친환경 차량 구매 및 이용을 독려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두 번째는 전기차 보조금 지급 정책입니다. 싱가포르 정부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순수 전기차를 구매할 경우 차량 등록비의 최대 45%을 환급해 주는 전기차 조기 도입 인센티브 EE AI(EV Early Adoption Incentive) 정책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는데요. 이 제도를 통해 차량 구매자는 차량 가액의 평균 11%를 절감할 수 있게 됩니다. 수입 차를 구매할 때에도 이 혜택은 적용되는데요. 우리나라에서 수출된 전기차 역시 최대 1.9만 싱가포르 달러의 보조금이 지원되는 등 싱가포르 정부는 이번 정책을 진행하기 위해 2023년까지 약 7,100만 싱가포르 달러를 소요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충 정책입니다. 현재 싱가포르 전기차 충전소는 총 1,600여 개입니다. 지금까지는 좁은 국토와 비싼 차량 가격은 물론 충전소까지 미흡하다 보니 전기차 판매가 실효를 거두지 못한 게 사실인데요. 앞으로 민간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2030년까지 공공 주자창에 최대 2만 8천개의 전기 충전소를 보급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친환경차 전환 정책에 큰 힘을 쏟겠다는 입장입니다.
싱가포르가 친환경차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
그렇다면 싱가포르가 친환경차 전환 정책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먼저, 그동안 싱가포르에서 국가적으로 추진해 오던 환경 친화 정책에 힘을 실어 국가 이미지를 제고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실제로 싱가포르 재무부 장관은 2020년도 예산안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기후변화 대응과 공중보건을 이유로 이번 정책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뿐만 아니라, 현재 싱가포르는 파리 기후변화 협정에 의거해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대비 35% 감축해야하기에 새로운 환경정책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또한, 친환경차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의도도 엿보이는데요. 싱가포르는 이를 위해 전기차 클러스터 조성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로 2019년, 영국의 가전업체 기업인 다이슨이 싱가포르에 전기차 공장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하자, 싱가포르 정부는 생산 시설 유치를 위해 세제 혜택 등 유리한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결국, 다이슨이 수익성을 이유로 계획을 철회하기는 했지만, 싱가포르 정부가 전기차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였죠. 하지만, 이번 정책 추진에는 많은 걸림돌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지배적입니다. 모든 차를 전기차로 전환할 경우 약 10억 싱가포르 달러 규모의 유류세수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이에 싱가포르 정부는 전기차에 연료 소비세 대신 출력과 운영기간을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또, 이번 결정으로 싱가포르의 자동차 내수시장이 더욱 쪼그라들 가능성 역시 우려되는데요. 최근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그랩이나 고객과 같은 공유차량 서비스가 자리 잡으면서 차량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데다가 만만치 않은 전기차 가격 때문에 소비자들의 심리가 더욱 위축될 수도 있기 때문이죠. 내연기관 차량을 축소하고 친환경 차량을 도입하는 추세는 비단 싱가포르만의 일은 아닙니다. 노르웨이, 덴마크, 중국, 인도 등에서 내연기관 차량 판매 금지 정책을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앞으로 이러한 동향을 눈여겨보며 또 다른 기회를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