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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중국과 홍콩의 깊은 무역 관계
미국·중국과 깊은 무역 관계를 맺으며 허브 역할을 해오던 홍콩이 미중 무역 전쟁으로 인해 위기에 처했습니다. 사실 현재 홍콩은 강대국들의 전쟁 사이에서 넛 크래커 상황에 자주 처하는 한국과도 매우 흡사한데요. 이번 시간에는 앞으로 미·중 무역전쟁이 홍콩에 미칠 직간접적 영향을 살펴보고, 이 같은 과정에서 한국은 무엇을 대비해야 하는지 포스팅해보겠습니다. 우선, G2 무역 싸움이 홍콩에 미칠 직접적 영향은 미·중 양국의 관세 부과로 인한 교역 감소와, 그에 따른 홍콩의 성장률 둔화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홍콩의 경우 연간 수출액 전체의 약 10%가 미·중의 중계무역입니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무역·물류 창구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미중 양국의 관세 부과로 중계무역이 감소된다면 경기후퇴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인데요. 실제로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 500억 달러에 25% 추가 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하자 중국 역시 즉시 동등 규모와 세율의 보복조치 결정을 발표했는데요. 앞으로도 양국이 서로를 향한 반격 수위를 점차 높이게 된다면, 홍콩으로서는 직접적인 타격을 피하는 것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홍콩의 간접적인 타격
경제성장률, 수출 등에 대한 직접적인 영향 외에도 미중 통상분쟁에 따른 경제심리 악화, 그에 따른 소비 및 투자 지연 등 간접적인 영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해 보자면, 과거 홍콩의 소매판매는 10% 이상의 높은 성장세를 유지해왔습니다. 이 배후에는 중국 본토에서 온 관광객들의 기여도가 매우 높았지요. 그러나 미중 무역분쟁이 본격화되자 중국 소비자의 불안감 또한 광범위하게 확산되었고, 중국 본토 경기 둔화에 따른 소비여력 감소 등의 부정적 여파가 홍콩까지 전이되었는데요. 홍콩 소비시장에서 중국의 ‘큰 손’들이 지갑을 닫게 될 경우, 홍콩 소비시장 침체는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그런데 정작 무역전쟁을 한 당사자는 미국과 중국인데, 왜 미국과, 중국 본토보다 특별행정구인 홍콩이 더 피해를 입는 것일까요? 첫 번째 원인으로는 미국과 중국에 대한 높은 무역 의존도가 지목됩니다. 홍콩 GDP 중 5분의 1이 무역·물류입니다. 70여만 명의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기간산업이지만 내수시장 규모가 워낙 작아 홍콩의 무역, 물류의 상당수가 미국과 중국과 연관되어있는데요. 실제로 홍콩의 총 상품 수출에서 70%에 근접한 전자제품 수출의 경우에도 미중 무역전쟁 이후로 수출 심리지수가 2분기 55.2에서 3분기 35.4로 급락했으며, 이 지표만 봐도 의존도가 얼마나 높은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원인으로는 특정 국가의 통화에 자국 통화의 환율을 고정시키는 제도 페그제가 경제 불안정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됩니다. 홍콩의 경우 홍콩 달러화 가치가 미 달러화 가치에 연동되어있어 미 연준이 정책금리를 꾸준히 인상한다면, 홍콩은 저금리로 경기부양해야 되는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상승해 경기가 안 좋아질 우려가 있는데요. 실제로 미 금리 인상 추세에 홍콩 은행들도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인상하는 등 금리 인상에 나섰는데요. 홍콩 SCMP 역시 홍콩의 부채가 GDP 대비 400% 가량 높기 때문에 금리가 인상될 경우 값싼 대출로 치솟았던 부동산 가격이 급격히 조정당하고, 부실채권(NPL)이 팽창해 경제가 혼돈의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금융사 DBS Bank 역시 미중 무역전쟁의 피해 지역으로 중국의 홍콩, 대만, 더불어 한국도 함께 지목했으며 DBS 이코노미스트도 미국과 중국이 모든 제품에 15∼25%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당초 전망치인 2.9%보다 0.4% 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우리 기업 또한 미중 무역전쟁의 부정적 여파가 한국으로 확대될 수 있음을 명심하고, 홍콩의 상황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모니터링 확대와, 대비책을 꼼꼼히 세우시길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