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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과 스마트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키워드, 두 가지를 뽑으라면 여러분은 무엇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저는 <소셜>과 <스마트>가 아닐까 합니다. 아침에 눈을 떠서부터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점까지, 한시도 손에서 놓지 않는 스마트폰! 덕분에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그야말로 사람들의 일상을 지배하고 있는데요. 트위터에는 하루에 2억 개의 글이 올라오고 페이스북에는 매일 2억 5천 장의 사진이 등록되며, 60일 동안 유튜브에 업로드된 동영상은 미국의 거대 방송국들이 지난 60년간 제작한 영상보다 더 많다고 합니다. 구글의 CEO 에릭 슈미트는 2010년 미국 캘리포니아 레이크 타호에서 개최된 테크 노미 콘퍼런스에서 인류문명이 시작된 이래 2003년까지 만들어진 데이터의 양은 모두 5 엑사 바이트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이틀마다 그만큼씩 새로운 데이터가 추가되고 있으며, 이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콘텐츠 과잉의 시대, 이쯤 되면 소셜미디어 얼리어답터의 31%가 <이제는 지겹다>는 반응을 보였다는 것도 어느 정도 수긍이 가는데요.

소셜 큐레이션의 탄생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원하는 정보를 찾아내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그래서 사람들은 이제 누군가 그것을 대신해주길 바라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탄생한 서비스가 이른바 소셜 큐레이션인데요. 미술관의 큐레이터가 갤러리를 찾은 사람들에게 좋은 작품을 선별해 소개해주는 것처럼, 소셜 큐레이션은 다른 사람이 만들어놓은 콘텐츠를 목적에 따라 가치 있게 재구성해서 다시 배포하는 서비스를 말합니다. 일상을 압도하는 콘텐츠 과잉과 우리 사이에 <인간>이라는 필터를 하나 더 두어서 가치를 배가시키는 거죠. 우리 스스로, 우리가 신뢰하는 사람의 도움을 받아 정보의 홍수가 빚어내는 잡음을 제거하자는 것이 바로 큐레이션 서비스의 핵심입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는 지인들이 올리는 다양한 글들이 시간대별로 여과 없이 올라온다면, 소셜큐레이션은 누군가가 자신만의 기준으로 선별한 정제된 콘텐츠가 등록된다는 것이 차이점입니다.

핀트 레스트 닷컴

소셜큐레이션 분야의 선두주자는 여성층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핀트 레스트 닷컴입니다. 2009년 말 예일대 출신의 벤 실버먼과 두 친구가 함께 창업한 이 회사는 페이스북의 뒤를 잇는 차세대 인터넷 기업으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웹에서 발견한, 마음에 드는 이미지를 복사해 간단한 설명과 함께 자신의 보드에 표시하고 친구와 공유하는 방식입니다. 잡지에서 옷 사진이나 요리법을 오려 메모판에 핀으로 붙여놓던 행동을 웹상으로 옮겨놓은 것이죠. 핀트레스트를 처음 방문하면 사진, 그림, 도표를 핀으로 꽂아놓은 게시판을 볼 수 있습니다. 회원으로 가입하면 주제별로 여러 개의 게시판을 만들 수 있는데요. 이 게시판에 인터넷을 서핑하다. 발견한 흥미로운 사진이나 그림 등을 게시하는 겁니다. 이 행위를 Pin it이라고 부르는데요. 예를 들어 <겨울에 가고 싶은 여행지>라는 게시판을 만들어놓고, 인터넷을 돌아다니다 여행지에서 찍은 환상적인 사진을 보게 되면, 클릭 한 번으로 Pin it을 할수 있습니다. 계속해서 Pin it을 하다보면 어느 순간, 겨울 여행지 전문 큐레이터가 되어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사용자들은 트위터처럼 관심 있는 게시판을 찾아 팔로잉할 수 있는데요. 팔로워들과 댓글을 통해 교감을 나누는 재미에 많은 사람들이 중독되고 있다고 합니다. 수익모델은 아직까지 기프트 판매 수수료 정돈 데요. 하지만 대부분의 소셜미디어 기업들이 그러하듯, 사업이 아직 초기단계인 만큼, 수익을 내기보다는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고, 이들을 통해 네트워크 효과를 증대시키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핀트 레스트에 대한 투자자들의 반응은

뜨거운데요. 2011년 10월에는 실리콘밸리를 움직이는 벤처 투자자 안드레센 호로위츠로부터 2700만 달러의 투자를 받았고요. 앞선 9월에도 1,0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Pearltrees

Pearltrees도 주목받고 있는 소셜 큐레이션 서비스 중 하납니다. 펄트리스는 평범한 조개 속에서 진주를 찾아내듯, 웹상의 수많은 정보 중 진주같이 값진 정보를 찾아내, 다른 사용자들과 함께 이를 확장해간다는 의민데요. 눈에 띄는 것은, 마인드맵 형태와 트리 방식으로 자신의 북마크를 관리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스페인 여행 관련 정보를 모은다고 하면, 주요 공항정보부터 대중교통, 주요 관광지, 맛집 명단, 쇼핑리스트, 숙박정보 등 다양한 정보가 필요한데요. 이 많은 정보를 트리 형식의 이미지로 분류해, 원하는 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스페인 여행을 위한 트리>는 스페인 여행에 관심이 있는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고요. 사용자 역시 다른 사람의 북마크 트리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2009년 12월 오픈한 펄트 리스는 현재 1,000만 건의 비주얼 북마크를 보유하고 있고, 약 20만명의 콘텐츠 큐레이터가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뉴스플랫폼, 블로그와이드

뉴스플랫폼을 지향하는 <블로그와이드> 역시 넘쳐나는 뉴스 속에서 혼란스러운 사람들을 위해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큐레이션을 통해 기사를 작성할 수 있다니 신기하실 텐데요. 예를 들면 이런 식입니다. 영화 <부러진 화살>을 둘러싸고 사법권에 대한 논쟁이 뜨거운데요. 큐레이터가 각종 언론사의 관련 뉴스를 종합해 선별한 뒤 요약, 정리하고, 거기에 자신만의 견해를 덧붙여 담아내는 겁니다. 별도의 취재를 하지 않았어도, 그 자체만으로 이미 훌륭한 뉴스 콘텐츠가 될 수 있는데요. 미국에서는 이미 허핑턴포스트 같은 블로그 기반 언론사가 이런 방식으로 기사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6,000명 정도의 블로거들이 큐레이션을 통해 기사를 쏟아내는 허핑턴포스트는 2005년 설립되었는데, 불과 4년만인 2009년에 <워싱턴포스트>의 방문자를 앞질렀고, 2010년에는 월평균 방문자가 2500만 명까지 치솟으며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기성 언론들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결국 2011년 2월 7일, 3억 1,500만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액수로 미국의 인터넷 서비스업체인 아메리칸 온라인에 인수되었는데요. 합병 후 월 방문자는 3,620만 명으로 합병 전에 비해 47%가 더 늘었다고 합니다. 우리는 인터넷을 정보의 바다라고 부르지만 사실, 가치있는 정보는 생각처럼 많지 않습니다. 검색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지만 기계의 힘만으로 정보를 걸러내는 데에는 한계가 있죠. 그렇기때문에 기술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인간이 가진 경험의 잣대를 가지고 콘텐츠를 새롭게 구성하고 편집하는 소셜 큐레이션의 필요성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실리콘벨리에서는 조만간 소셜 큐레이션 기업 중 <넥스트 페이스북>이 나올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다는데요. 국내 시장에서도 좀 더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