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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C

시세이도 브랜드 이야기

biumgonggan 2021. 10. 27. 05:43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화장품 브랜드

글로벌 컨설팅 기업 딜로이트가 발표한 ‘세계 100대 명품기업’ 순위에서 일본 화장품 기업 시세이도가 17위에 올랐습니다. 화장품 분야에서는 에스티로더와 로레알에 이은 3위이고요, 일본 기업 중에서는 가장 높은 순위에 오른 겁니다. 1872년 약국으로 시작해 1897년 화장품 사업에 진출한 시세이도는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화장품 브랜드인데요. 2010년대 초만 해도 ‘아줌마 브랜드’라 불리며 고가 라인은 로레알 등 외국계 브랜드에, 중저가 라인은 고세, 폴라카오 등 일본 로컬 브랜드에 밀리며 몰락의 위기에 있었죠. 이에 시세이도는 2014년 일본 코카콜라 일본법인장이었던 우오타니 시장을 영입하며 반격을 꾀했고, 2017년 매출액 11조 엔을 돌파하며 2020년 경영목표를 3년이나 앞당겨 달성하는 등 다시 도약하고 있습니다. 시세이도는 어떻게 재건에 성공할 수 있었을까요? 오늘은 시세이도의 브랜드 재건 전략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시세이도, Vision 2020

시세이도가 2015년 브랜드 재건을 위해 발표한 전략은 Vision 2020입니다. 2020년까지 매출액 11조 엔을 달성한다는 매출 목표는2017년에 이미 이뤘지만, 2020년까지 이 전략에 따른 경영은 아직 진행 중이죠. Vision 2020에서 시세이도가 가장 먼저 실행한 것은 바로 수많은 자사의 브랜드를 재정리하는 것이었습니다. 시세이도는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수많은 자사의 브랜드를 론칭하고 M&A도 M&A 해왔는데요, 이에 소비자들은 시세이도 내 수십 개의 브랜드로 혼란을 겪을 뿐만 아니라 각 브랜드나 제품의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였죠. 때문에 시세이도는 경쟁력이 없거나 경쟁력 확보가 어려운 분야의 브랜드를 매각하거나 아예 없애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숙박업소용 어메니티 제품 사업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숙박업소용 어메니티 제품 사업입니다.. 여러분들도 일본 여행지나 출장길에 호텔에 비치된 시세이도의 제품을 많이 보셨을 텐데요. 이 제품을 담당하는 시세이도 어메니티 굿즈는 현재 사업을 정리하고 있고, 홈페이지에는 2018년 말로 영업을 정지한다고 게시했습니다. 가격경쟁이 심한 사업영역이었고, 후발주자들 대비 가격경쟁력을 갖기 어렵다는 판단을 한 것이죠. 성장하고 있지만 이기기 어려운 시장은 과감히 버리는 전략적 선택도 있었습니다. 유럽에서는 그리스와 터키 시장에서 철수하고 자연주의 화장품으로 주목받았던 키 나리 브랜드와 노화방지 화장품 브랜드 아유라도 매각했습니다. 사실 매각된 브랜드와 철수한 시장은 성장 분야이기 때문에 더 놀라웠는데요, 경쟁력 우위를 가질 수 있는 시장을 성장 전망을 가진 시장보다 우선하겠다는 겁니다. 이런 방식으로 시세이도는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자사의 브랜드 120개 중 28개를 구조조정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절감한 마케팅 비용을 핵심 브랜드에 투입시키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진행 중이죠.

시세이도 기업 브랜드, 프레스티지 브랜드

과감히 비효율을 잘라낸 시세이도가 역량을 집중한 곳은 바로 프레스티지 브랜드입니다. 시세이도 기업 브랜드 자체의 아이덴티티이자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영역에 집중하자는 겁니다. 시세이도는 2017년 발표한 새로운 Vision 2020에서 ‘Prestige First’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는데요. 자사의 브랜드 중 고가 라인에 해당하는 시세이도, 끌레 드 뽀 뽀떼, 나스, 입사 등 4개의 브랜드를 강화하겠다는 것이죠. 특히 나스는 시세이도가 2000년 인수한 메이크업 전문 브랜드인데요.. 이 브랜드의 높은 글로벌 인지도를 이용해 크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메이크업 시장을 겨냥하겠다는 계획도 있습니다. 프레스티지 전략에 따라 중국에서의 사업도 재정비하고 있습니다. 사실 시세이도는 1981년 발 빠르게 중국시장에 진출한 회사였습니다. 당시 시세이도는 원료 조달부터 제조까지 중국에서 원스탑으로 해결하는 중국 브랜드‘화시’를 출시했는데요, 화시의 화장수 1병은 일본 생산제품의 1/31/3 가격으로 저렴해 처음에는 인기를 끌었지만 그 인기는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중국 경제성장과 중산층 시장의 확대로 중국산 제품에 대한 불신이 커졌고, 오히려 비슷한 가격에 우수한 품질을 갖춘 한국산 화장품이 그 인기를 대신하기 시작했죠. 시세이도는 기존 중국시장에서의 저가전략자체가 잘못됐음을 인지해 프리스티지 라인을 강화했고, 일본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으로 다시금 시장을 공략했습니다. 그 결과 중국시장 매출 비중은 2017년 14%까지 늘어났습니다.

시세이도의 온라인 채널 공략

시세이도가 마지막으로 주력한 분야는 온라인 채널입니다. 사실 시세이도는 온라인 채널에 친숙한 브랜드는 아니었는데요. 신용카드보다는 현금 사용이 익숙한 일본에서는 지금까지 이커머스 시장 비중이 낮았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였죠. 하지만 시세이도는 최근 자체 온라인몰 와타시(watashi+)와 함께 여러 이커머스 리테일러 들과 제휴를 하며 온라인 채널 확대에 힘쓰고 있습니다. 지난 2017년 1월에는 Matchco 라는 뷰티 애플리케이션 기업을 인수했는데요. Matchco는 고객이 카메라를 통해 자신의 피부톤을 스캔하면 빅데이터로 분석하여 각 고객의 피부에 맞게 블렌딩 된 맞춤형 파운데이션을 추천해주는 어플입니다. 시세이도는 이 앱을 통해 최근 화장품의 트렌드 중 하나인 맞춤형 제품 확대와 함께 고객 마케팅 접점도 늘릴 계획이라고 합니다.한편, 2018년 4월에는 바이올렛 그레이라는 온라인 몰에 투자했는데요. 이 온라인몰은 2014년 LA에서 론칭된 프레스티지 뷰티 웹사이트로 할리우드 배우들이 쓰는 메이크업 제품을 소개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죠. 시세이도는 바이올렛 그레이를 통해 디지털 마케팅을 전개하고 SNS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제고한다는 계획인데요. 이러한 디지털 전략으로 2017년 매출서 7%에 수준인 온라인 매출 비중을 2020년에는 15%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명품 브랜드의 생존전략

시세이도의 턴어라운드를 주도한 우오타니 사장은 2014년 취임식에서 “시세이도를 귀족에 무사로 탈바꿈시키겠다”라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3년 후, 2020년의 경영목표를 3년이나 앞당겨 조기 달성하고 영업이익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오랫동안 변하지 않는 브랜드 가치를 지키면서도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수많은 변신을 거듭하는, 가장 기본이면서도 제일 어려운 명품 브랜드의 생존전략, 다시 한번 명심해야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