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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nology push 혹은 기술 추동 혁신이란 용어 들어보셨나요? 생소한 분들 많으실 것 같습니다. 기술경영에서는 빈번하게 사용하는 단어입니다. 기업이 어떻게 혁신하는가를 설명하는 모형입니다. 과거 학자들은 과학기술의 발달이 기업으로 하여금 신제품 발명을 촉진한다고 보았습니다. 주로 과거에 있었던 파괴적 혁신을 설명할 때 유용합니다.

 

반면 많은 기술혁신은 소비자의 요구와 수요를 어떻게 반영할까 고민하는 과정에 이루어졌습니다. 학자들은 이런 시각을 시장 견인 혁신 혹은 demand pull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물론 둘 중 하나만으로 기술혁신을 설명할 수는 없지만 실상 기업은 고객에게 더 관심을 갖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소비자의 잠재적 기대와 수요가 반영된 소비자 주도형(Consumer-driven) 혁신은 필수가 되었죠. 여기서 의문을 하나 던져봅니다. 그렇다면 소비자 주도형 혁신이 우리를 항상 성공으로 이끌 수 있을까요? 우리는 소비자 주도형 혁신을 잘 해내고 있을까요?

 

실상 우리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에는 함정이 있기 때문인데요. 학자들은 신시장을 만들려는 기업들의 노력을 일관되게 훼손하는 공통 요소가 무엇인지를 탐구해 왔습니다. 그리고 그 원인이 “오해”에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중에 한 가지가 바로 틈새시장 전략입니다. 많은 기업들은 ‘틈새시장 전략 = 시장창출’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것을 정답이라고 믿습니다. “이 같은 오해가 어디서 왔을까”는 질문엔 금세 답을 찾을 수 있는데요. 틈새시장전략은 기업이 산업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적용할 수 있는 세 가지 “본원적 경쟁전략 중 하나입니다. 마케팅 부서는 틈새시장을 식별하고 장악하기 위해 시장을 정교하게 세분화 해왔습니다. 하지만 성과 없이 끝나기 일쑤입니다. 왜 실패하는 걸까요? 다른 전략은 없을까요?

 

송에어라인이란 항공사를 들어보셨나요? 거의 잘 모르실 겁니다. 세계 최대 항공사 중 하나인 델타항공에서 만들었지만, 2006년 4월 문을 닫았으니까요. 델타항공은 틈새시장을 찾고자 했습니다. 대부분 항공사의 목표 고객은 누구인가요? 출장을 자주 다니는 비즈니스맨들이죠. 그런데 송에어라인은 목표고객을 전문직 여성으로 잡습니다. 물론 이제껏 이 고객 그룹에 관심을 둔 항공사는 없었습니다. 일단 시장을 잘 분할해 낸 것 같습니다. 전문직 여성의 취향에 맞춰서 유기농 식단, 기내 운동 프로그램을 제공했고요. 승무원은 유명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유니폼을 입었습니다. 이 정도면 고객을 만족시키고 시장의 빈틈을 메우면서 성공하리라고 봤습니다. 하지만 결론은 시장이 너무 좁았고, 36개월만에 사업을 접었죠.

 

물론 이 사례로 틈새시장 전략이 무용하다는 얘기를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효과적인 다른 전략도 있다는 점을 말하려는 것입니다. 바로 디세그먼테이션이라는 전략인데요. 시장 세분화를 의미하는 세그먼테이션과 반대 개념으로 “다시 묶는다” 또는 “수요의 공통점을 찾아낸다”는 전략입니다.

 

이번엔 프레타 망제란 기업을 보겠습니다. 영국을 돌아다니다 보면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샌드위치 체인점인데요. 이 영국기업이 사명으로 정한 프레타 망제는 “Ready to Eat”란 의미의 불어입니다. 레스토랑 퀄리티의 샌드위치를 제공하는 기업이죠. 창업 초기 프레타 망제는 세 개의 lunch buyer(점심고객) 그룹을 만납니다. 첫 번째 그룹은 식당에서 점심을 먹는 이들입니다. 두 번째는 패스트푸드점에 가는 고객이었고요. 세 번째는 소위 브라운 백을 준비해 오는 그룹입니다. 우리 식으로 말하면 점심 도시락을 갖고 오는 사람이죠.

 

일반적이라면 여기서 하나를 정하고, 어떻게 차별화할지 생각하거나 빈 시장을 찾을 겁니다. 하지만 프레타 망제는 반대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세 그룹이 원하는 공통점이 뭔지를 찾아보기로 한 거죠. 그리고 세 가지 공통점을 발견했는데요. 어느 그룹에 속한 고객이든 관계없이 모두 “빨리 제공되는” “신선하고 건강한” 먹을거리를 합리적인 가격에 원하고 있었습니다. 이후 프레타 망제는 매일 신선한 재료로 레스토랑 퀄리티의 샌드위치를, 패스트푸드점의 스피드로, 합리적인 가격과 깔끔한 매장에서 제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죠.

 

우리는 초점을 맞춘다는 것을 생각하면 뭔가 집중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됩니다. 마케팅을 생각하면 자연히 소비자 중 누군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라 생각하게 됩니다. 기업은 초점을 맞추는 것에 익숙합니다. 모든 것을 분명하게 만들어 주니까요. 송 에어라인을 다시 생각해 봅시다. 분명 초점을 맞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너무 좁은 세그먼트 즉, 전문직 여성들을 목표로 삼았고, 차별화되고 훌륭한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지속되지 못했습니다. 프레타 망제는 다른 초점을 찾았습니다. 서로 다른 고객 그룹의 공통점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고객이 원하는 공통점으로 수요를 묶어낸 결과 번영할 수 있었습니다.

 

초점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상황을 분할하는 것입니다. 그 상황에 집중하는 방식입니다. 다른 하나는 동시 상황입니다. 동시에 벌어지는 여러 현상의 공통점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만일 여러분이 상황 분할에 집중하는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면 그 반대에 기회가 있을지 모릅니다. 이런 현상은 여러 산업에서 목격됩니다. 세그먼테이션이 경쟁전략인 시장에서 더 이상 쪼갤 빈 시장을 찾기는 힘듭니다. 하지만 렌즈를 동시 상황으로 바꾸면 초점은 달라집니다. 이 새로운 렌즈로 초점 맞춘 혁신은 여러분에게 다른 모습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