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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C

독일 의료기기 유니콘 기업

biumgonggan 2021. 9. 29. 11:33

여러분 ‘유니콘 기업’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유니콘은 통상적으로 기업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비상장 기업을 말하는데요. 주로 IT나 바이오 등 기술기반 벤처 스타트업들이 유니콘 기업으로 등장하곤 합니다. 그런데 100년 된 유니콘이 있습니다. 바로 독일의 의료기기 업체 오토복 헬스케어입니다. 1919년 설립돼 올해로 만 100살이 된 오토복은 2017년 스웨덴 벤처캐피털 EQT로부터 35억 달러의 기업 가치를 평가받으며 가장 오래된 유니콘 기업이 되었습니다. 오토복은 1차 세계대전 직후, 의수/의족 제작 기술자인 오토복이 상이군인을 위해 보조기를 공급하기 위해 창업하여 현재 3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는데요. 오토복이 백 년 동안 건재하면서 높은 기업 가치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요?

 

오토복은 100년 동안 의수와 의족, 보조기와 전동휠체어, 기타 장비와 소재 등을 생산하는 헬스케어 분야에서 줄곧 시장을 선도해오고 있는데요. 그 비결은 새로운 소재와 기술에 대한 호기심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혁신제품을 만들어내는 데 있습니다. 오토복은 신소재를 제품에 최적화하려는 노력을 꾸준히 해왔는데요. 1930년대 초반에는 알루미늄 소재를, 50년에는 플라스틱 소재를 의족과 의수에 도입하며 당대의 혁신을 주도했습니다. 최근에는 초경량 고강도의 카본 소재 적용에 힘을 기울여 완전 방수 의족 ‘탈레오’와 같은 제품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한편, 오토복은 1965년에 무거운 물건이나 가볍고 깨지기 쉬운 물건을 잡을 수 있는 의수를 최초로 시장에 내놓았는데요. 몸에서 근육을 움직일 때 생기는 미세한 전류를 이용해 의수를 조절하게 하는 아이디어가 적용된 것입니다. 현재 오토복의 대표적인 제품인 다양한 그립(grip) 감을 제공하는 ‘미켈란젤로 의수’나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로봇 의족 ‘C-레그(C-Leg)’는 여기에 지능형 자동제어 기술까지 더해진 결과물입니다. 오토복은 기술 역량을 강화화기 위해 외부 기업과의 제휴나 인수에도 꾸준히 공을 들여왔습니다. 외부의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고, 이를 자사의 기술과 결합해 상품과 서비스를 늘리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한다는 전략입니다.

 

2017년 5월에는 영국 의료기술 회사 스티퍼(Steeper)와 계약을 체결해 다축 관절 의수인 '비바 이오닉(BeBionic)'을 인수했는데요. 이 제품은 검지의 분리된 컨트롤을 강점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덕분에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의 사용이 용이한데요. 오토복은 비바 이오닉을 포트폴리오에 포함시킴으로써 기존 미켈란젤로 의수가 제공하지 못했던 소비자의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었습니다. 또한, 캐나다의 3D 설루션·엔지니어링 서비스 기업인 크리 폼(Creaform)과도 전략적 OEM 파트너십 계약을 맺었는데요. 오토복은 3D 스캐너로 사물을 디지털 이미지화하는 크리 폼의 기술을 이용해 자사의 헬스케어센터에 사지절단 환자들을 위한 ‘3D 맞춤형 설계’ 서비스를 도입했습니다. 최근에는 뒤셀도르프의 3D 프린팅 스타트업을 인수하면서 3D 기술을 제조에까지 확장하려 하고 있습니다. 한편, 오토복 백 년의 역사를 지탱해온 또 다른 한 축은 ‘움직임의 자유’라는 확고하고 명확한 경영신념입니다. 의수, 의족 등을 생산하는 오토복은 “장애를 잊어버릴 정도로 우수한 장비를 만들어 다시 한번 인생의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을 경영목표로 삼고 있는데요. 이러한 경영목표 실천을 위해 사회공헌 활동에도 집중하고 있습니다. 패럴림픽의 오랜 스폰서 기업인 오토복은 88년 서울 패럴림픽에서 수리의 필요성을 느낀 이후 현재까지 30년 동안 매 대회마다 기술자를 파견해 전용 부스를 무료로 운영해오고 있는데요.

 

2012년 런던 패럴림픽에서는 20개국에서 모인 78명의 기술자들로 구성된 팀이 1만 시간 동안 2천여 건의 수리를 도맡기도 했습니다. 그 외에도 재활이나 모빌리티 헬스케어와 관련한 여러 대회를 지원하는 활동도 하고 있죠. 뿐만 아니라 의수 의족 기술자를 비롯한 관련된 인력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는데요. 이러한 활동들은 오토복의 장비가 필요한 환자들을 비롯해 의료기관 등 관련 업계 전반에서 오토복을 업계 일류 브랜드로 인식하게 하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하루가 다른 트렌드의 변화를 따라 수많은 스타트업이 빠르게 뜨고 지는 요즘의 경영환경에서 한 길을 따라 오랜 기간 성장해온 ‘백 살 먹은 유니콘’ 오토복의 행보가 참 신선하게 느껴집니다. 호기심을 간직한 기업, 기술에 집중하는 기업, 경영신념을 실천하는 기업으로서, 오토복의 백 년 역사에서 배울 점이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