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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갱년기 극복하기

biumgonggan 2021. 9. 23. 08:32

갱년기는 노년기로 접어 들어가는 단계로 지극히 자연스러운 삶의 흐름입니다. 갱년기는 남녀 차이가 기간과 정도에 따라서 좀 다른데요. 제일 차이가 나는 점은 여성 갱년기는 좀 뚜렷하게 나타나는 데 비해 남성 갱년기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남성이 갱년기를 겪더라도 여성보다는 훨씬 시간의 폭이 넓은 편입니다. 여성 갱년기 기간은 폐경을 지나면서 급격하게 호르몬 수치가 떨어지면서 갱년기를 맞게 되고, 평균 4~7년 정도인데 반해, 남성은 20대에 남성호르몬이 가장 왕성했다가 30대를 넘기면서는 해마다 1퍼센트씩 감소하고 개인 차이가 있으며 40대 후반에서 50대에 누적된 남성 갱년기를 맞게 되는 편입니다. 이와 같이 여성과 다르게 서서히 갱년기가 진행이 되고 자신이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가 다수입니다.

 

이렇다 보니 대부분은 부인이 남편의 갱년기를 잘 이해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다소 벌어집니다. 부인 입장에서는 내가 이렇게 갑자기 열이 나고 잠도 설치게 되고 여러 가지로 기력도 없고 우울해서 힘든데, 멀쩡해 보이는 남편은 별로 나에게 관심을 두지 않는 것 같아 오해를 불러오게 되는 겁니다. 사실 남편은 훨씬 오래전부터 갱년기를 앓고 있느라 힘든 기간을 보내고 있는데 말입니다. 더군다나 남편들은 이렇게 힘든 갱년기를 보내면서도 남성다움을 잃지 않으려 내면으로는 기를 쓰고 있고, 내가 기력이 빠져 있다는 것을 가족들이 알게 되면 내 가정이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티를 낼 생각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남편들 주관적으로는 가정을 유지해야 한다는 심리적 갑옷을 계속 입고 있는 것입니다.

 

갱년기로 여러 난해한 상황을 겪으며 당혹감을 감추기 어려운 부인과 이미 오래전부터 갱년기를 앓고 진행 중인 남편과 만나는 기간이 바로 부부 갱년기입니다. 이미 앞서 말씀드렸듯이 먼저 갱년기를 시작하고 한참 후에 서서히 마치게 되는 남편의 갱년기와 갑자기 폐경 이후 4~7년의 기간 동안이 부부 갱년기 기간이 되는 경우입니다. 그렇다고 4~7년 기간 동안 다 부부 갱년기를 겪는 다기보다는 그중에 특히 2~3년 정도의 기간은 부부가 충분히 같이 갱년기를 겪느라 때로 예민하고 더 권태기에 시달릴 수 있습니다. 서로 갱년기를 지나는 자기 몸과 마음을 돌보느라 버거운 상황에 배우자를 생각할 마음의 여유를 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 되는 겁니다. 그리고 또 다른 얼굴의 갱년기를 보자면, 이렇듯 남성호르몬의 특징이 정도껏 사라지면서 때로 욱하고 화를 잘 내던 남성들이 중립적이 되기도 하고 점잖아지면서 중후한 느낌이 나기도 합니다. 또 여성의 경우는 남성화 성향이 드러나며 진취적인 태도로 가정에서 보다는 사회와 주변에 관심을 갖게 되기도 하는 등, 기존과는 다른 삶을 느끼며 다양한 경험과 기회 등으로 삶이 풍요로워지기도 합니다. 다시 말해, 우리의 삶이 영글어지고 숙성되는 과정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면 같이 갱년기에 있는 우리 부부, 어떻게 해야 될까요? 우선은 나도 갱년기를 앓고 있고, 배우자도 갱년기를 지나고 있는 거라면 그 자체를 내놓고 마주 보고 대화를 하길 권합니다. “내가 이렇게 갱년기를 맞으며 때로 놀라고 당황스럽고 그런데, 당신도 얼마나 쉽지 않겠어... 우리 같이 갱년기 지나느라 같이 고생 좀 하고 있네? 그래도 당신이 옆에서 같이 있어서 참 다행이야. ” 우리가 선택하지 않은 서로의 어려움을 함께 나눌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부부는 안정감을 갖게 됩니다. 특히나 사회에서 등 떠밀리며 더욱 설 자리가 없다는 심리적 압박감으로 힘든 남편들에게는 매우 치유적인 시간이 됩니다. 우리 모두 알고 있듯이 갱년기는 우리가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몹시 당황스럽습니다. 그러니 그런 갱년기에는 그냥 곁에 머물러만 줘도 괜찮습니다.

 

50대 중반의 남편분은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자꾸 눈물이 난다고 합니다. 몇 해 전 아버님이 돌아가셔서 그런 건가 싶지만, 그렇게 생각하기에는 너무 관련짓기가 상황상 멀고, 티브이를 보면 시사, 다큐만 보며 유식함만 내세우던 분이 영화, 드라마를 보면서 눈물을 흘리니, 가족들이 당황을 한 겁니다. “여보, 사람이 변하면 죽는다더니 당신 요즘 왜 그래? 그냥 하던 대로 해. 그게 더 낫다고...” 부인 말에 남편 분은 “당신한테 크게 피해 안 주니까 당신 불편하면 그냥 못 본 척 해” 라며 자신에 대한 배려가 없고 이해하지 못하는 부인을 저만큼 물려 냅니다. 부인은 혹시 남편이 우울증은 아닌가 싶어 걱정이 되는 건데 이 갱년기라는 전달이 잘 되지 않은 경우입니다. 사실 남편 분은 자신의 감정을 사회생활에 유리한 똑똑함으로 눌러 오며 살아왔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살아온 남편 분은 남성 갱년기를 겪으며 이제는 자신의 감정에 대해서 해제를 시키고 있는 것이죠. 이럴 때 부인은 오히려 그냥 곁에 머물러 주며 부드럽게 티슈를 건네는 다정함을 표현하는 게 좋습니다. 어떤 면으로는 고생 많았던 오랜 세월, 어깨에 있던 긴장의 많은 짐을 내려놓고 이제야 자기감정을 솔직하게 맞고 느끼는 중이니 참 기쁘고 반가운 일이니까요.

 

부부 갱년기는 창피한 것도 아니고 자연스러운 삶의 흐름입니다. 부끄러워 마시고 힘든 점, 속상한 점을 배우자에게 털어놓고 서로에게 위로가 되어보세요. “조용하던 부인이 갑자기 걸걸해졌어요.” “남편이 갑자기 눈물이 많아졌어요.” 그저 따뜻한 말 한마디, 티슈 한 장이면 충분합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