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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C

중고의류 거래 사이트, Thredup

biumgonggan 2021. 9. 7. 22:58

2016년 미국 시장 규모 180억 달러, 우리 돈으로 20조 원. 2021년에는 330억 달러, 37조 원까지 성장. 어마어마한 규모인데요. 제가 어떤 시장에 대해 말씀드리는지 짐작이 되시나요? 바로 ‘중고의류’ 시장입니다. 사실 중고의류라고 하면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은 사람들이 주 거래층이라고 생각하실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그런데 최근 포브스에서 ‘중고 의류가 멋진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로 이러한 중고의류에 대한 인식을 확 바꾸며 거대한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한 스타트업이 소개되었는데요. 바로 ‘ThredUP’입니다.

 

Thredup은 2009년 문을 연 중고의류 위탁판매 및 거래 사이트입니다. 창업자인 James Reinhart는 대학 시절 재미 삼아 친구들에게 옷장에 안 입는 옷이 얼마나 되는지를 조사하게 되는데요. 70%가량의 옷을 입지도, 그렇다고 버리지도 못하고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이러한 점에서 아이디어를 착안, 중고의류 거래 사이트인 ThredUP을 개설합니다. 2009년 사이트 개설 이후 지금까지 ThredUP은 美 전역에 4개의 물류센터를 보유한 거대 중고거래 업체로 성장했습니다. 어떻게 중고거래만으로 이러한 성장이 가능했을까요?

 

ThredUP의 시작은 P2P 남성복과 여성복 공유 플랫폼이었습니다. 하지만 사업 시작 1년여 만에 아동복으로 아이템을 변경합니다. 성인의류보단 아동복의 공급과 수요가 훨씬 더 크다고 판단한 것이죠.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은 산 옷이 금방 작아지다 보니 아동복 비용 부담이 클 뿐 아니라, 버리기엔 아깝고 그냥 옷장에 두자니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처치 곤란의 옷들로 고민하는 부모들이 많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입니다. 이에 Thredup은 작아진 아이의 옷을 팔고자 하는 부모와 저렴하게 구하고자 하는 부모들이 자유롭게 정보를 주고받고 거래하는 플랫폼으로 첫 번째 변신을 시도합니다. 중고의류 거래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고 있던 2012년 Tredup은, 또 한 번의 변신을 단행하는데요. 바로 중고 의류 위탁 판매점으로의 변신입니다. 각각의 거래건별 수수료만으론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Reinhart는 중고 아동복을 매입해 이윤을 붙여 재판매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재변 신한 겁니다. 방식은 의류 판매를 신청한 이용자에게 전용 봉투를 보내주고 무료로 수거해, 가격을 책정하고 ThredUP 사이트에 사진을 올려 판매하는 건데요. 최초로 옷을 판매한 사람에게는 사이트에서 판매된 가격의 20~30%가량을 매입 가격으로 돌려주면서 수익성이 훨씬 더 개선되었고, 이에 힘입어 다시 여성복까지 아이템을 확장하게 됩니다.

 

중고의류를 매입해 이윤을 붙여 재판매하는 모델로 변신한 이후에는 ThredUP이 중고의류를 거래의 직접적인 주체로서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는데요. 무엇보다도 엄격한 품질 관리, 검수를 통해 중고거래의 신뢰도를 높이는데 주력했습니다. 택배로 수거된 옷은 얼룩이나 흠, 낡은 정도 등에 따라 매우 꼼꼼하게 품질을 평가하게 되는데요. 판매 부적격으로 판단된 옷은 판매자에게 다시 반송하거나, 반송받지 않기를 원하는 경우엔 자선단체에 기부도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한 이용자는 “아이의 옷을 판매하기 위해 보냈을 때 제 기준에서는

충분히 깨끗하다고 생각한 옷도 조금의 얼룩이 있다는 이유로 반송되어 온 걸 보고는, 앞으로 이곳에서 믿고 아이의 옷을 사도 되겠다”라고 확신했다고 하는데요. 이처럼 엄격한 품질관리로 획득한 고객 신뢰는, 기존 구매자의 만족도를 향상할 뿐 아니라, 처음에는 그저 헌 옷을 처분하기만 원할 뿐 중고의류 구매를 꺼리던 판매자까지도 Thredup의 구매자로 유입시키는 효과까지 있었습니다. 중고의류에 편견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까지도 ThredUP의 고객으로 끌어들일 수 있었던 또 다른 비결은 중고의류 거래에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했다는 점입니다. ThredUP은 자라나 H&M 등 중저가 SPA 브랜드에서 새 옷을 살 돈으로, 차라리 ThredUP에서 럭셔리 브랜드 의류를 할인된 가격에 사는 것이 더 ‘똑똑한’ 소비라고 얘기합니다. 그래서 사이트 전면에 ‘중고’를 내세우기보다는 ‘할인’, 혹은 ‘가치’라는 단어를 지속해서 노출하고 있죠. 게다가 중고의류를 거래하는 것은 중저가 의류를 사서 몇 번 입고 버리는 것보다 훨씬 더 환경친화적인 소비라는 점을 강조하는 한편, ThredUP에 판매한 의류의 수익금을 현금으로 돌려받는 대신 자선단체나 자연재해 피해자 등에 기부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이용자들에게 ‘착한 소비’를 한다는 의미도 부여하고 있습니다. 즉, 중고 거래에 대한 인식을 ‘타인의 도움이 필요한 저소득층의 전유물’에서 ‘환경을 보호하고 타인을 도울 수 있는 기회’로 전환하고 있는 것이죠. 그런데요. 사실 무엇보다도 사람들을 강하게 유인한 것은 ‘재미’였습니다. 오늘은 어떤 옷을 찾게 될지 보물 찾기를 하는 듯한 기대감을 갖고, 매일매일 Thredup 사이트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인데요. 실제로 중고품 상점을 찾는 주요 이유로 76%의 사람들이 ‘재미’를 택했고요. 또 다른 조사에선 이용자가 하루 평균 ThredUP사이트에서 보내는 시간은 45분으로, 일반 의류 e커머스 사이트의 9분, 심지어 페이스북 하루 평균 이용시간인 35분보다도 길었다고 합니다.

 

창업자 Reinhart는 말합니다. “우리는 중고거래 사업을 통해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살도록 돕고, 돈을 절약할 수 있도록 하며 쓰레기 매립지에 버려지는 옷을 줄이고 있다. 그것이 우리가 세상을 바꾸어 나가는 방식이다.” 자선단체 외에는 그 아무도 관심이 없던 ‘헌 옷’이라는 아이템으로 세상을 바꾸어 보겠다는 포부, 어떠신가요? 아주 작은 것에서 시작한 커다란 변화가 앞으로 어디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