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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대기업들의 각축장인 IT나 제조업에서 작은 벤처기업이 성장할 빈틈이 남아 있을까요? 특히, 교육시장 분야에서는 더더욱 어렵다고 합니다. 그런데요. 이러한 상황에 정면으로 맞선 스타트업이 있습니다. Nabi(나비)라는 어린이용 안드로이드 태블릿을 최초로 개발해, 초고속 성장을 기록 중인 미국 교육용 개발업체인 '푸후'입니다.
푸후는 마케팅 전공의 롭 후지오카와 컴퓨터 엔지니어 전공의 존 후이, 스티브 후이 형제가 2008년 공동으로 창업한 교육용 태블릿 개발업체이자 콘텐츠 전문업체입니다. 이들 성의 앞 글자를 따서 회사명을 'FUHU'라고 지었죠. 엑센추어 컨설턴트 출신인 짐 미첼을 CEO로 영입한 후, 2011년에 출시한 아동용 태블릿 '나비'가 공전의 히트를 거두면서 출시 3년 만에 무려 158,957%라는 정말 믿기 어려운 매출 성장을 기록했는데요. 2014년 포브스지 선정, 미국 내 가장 주목할 기업 1위로 선정됐고요. 경제잡지 INC가 선정한 미국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기업에도 뽑혔습니다. 총 300여 명의 임직원에, 취급 점포는 1만 5천 개가 넘고요.
연간 약 2억 달러어치의 태블릿과 액세서리를 판매하는 강소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푸후는 유아용 태블릿에서 구축한 신뢰와 판로를 바탕으로 아동용 7인치짜리 나비2, 8세~10세 사이를 위한 10인치짜리 나비 XD까지 풀 라인업을 갖췄고, 최근 터치스크린 방식의 대형 전자기기를 내놓으며 유아용이라는 틈새시장에서 가족과 함께 하는 ‘스마트 에듀’로 사업을 확장하였습니다. 이렇게 성장을 거둘 수 있었던 비결에는 무엇이 있었을까요?
첫째, 남들이 놓친 '유아용 태블릿' 틈새시장을 먼저, 재빠르게 공략했습니다. 창업 당시 푸후는 유아교육 소프트웨어인 Fooz Kids 등을 개발해 에이서 등의 PC 제조기업에 판매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였습니다. 제조업으로 전환한 것도 2010년 태블릿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면서부터였죠. 후지오카와 미첼은 기술 제품으로 여겨졌던 태블릿의 주 타깃이 여성으로 확장되는 것을 감지했고, 2011년 봄에 여성용 태블릿 프로토타입인 Pinq를 출시했는데요. 하지만 소매상의 반응은 싸늘했죠. 그때 후지오카가 발상을 전환해 “이미 아동교육용 Fooz Kids를 개발했는데, 왜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동용 태블릿'이라는 아이디어를 꺼냅니다. 크리스마스 쇼핑시즌을 겨냥해 푸후는 유아용 태블릿 '나비'를 최초로 개발합니다. 2011년 가을, 토이저러스에 독점 공급한 나비는 2주 만에 만 대 이상이 판매되는 큰 성공을 거뒀죠. 하지만 경영진은 한 유통업체에만 의존해서는 확산속도가 너무 느려, 미국 전역에 다 퍼지기도 전에 모방품이 범람할 것을 우려했고, 2012년 1월 독점계약을 멈추고 월마트, 타깃, 베스트바이로 판로를 다변화해 단기간에 나비를 쏟아내는 속도전을 벌였는데요. 그 결과, 같은 해 100만 대 이상을 판매하는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남들이 보지 못한 아동용 틈새시장을 포착하고 모방자가 진입하기 전 브랜드를 각인시킨 스피드 전략이 주효했던 것입니다.
다음으로는, 돈 버는 비즈모델에 집중했습니다. 푸후는 먼저, 액세서리에 초점을 맞춥니다. 기본적으로 소프트웨어 기업이기 때문에, 제조는 팍스콘과 같은 외주업체에 맡깁니다. 디바이스에서는 대당 5~10달러의 이익만 남기고, 나머지 이익은 액세서리 판매로부터 거두는데요. 태블릿 뒷면을 아이 이름이나 귀여운 아이콘으로 꾸밀 수 있는 킷트인 키나 비가 24.99달러, 야광 소프트 커버가 30달러, 소음 제거 헤드폰이 99달러, 차량용 충전키트가 40달러, 고프로와 비슷한 170달러짜리 액션 카메라까지 모두, 푸후에 의해 자체 개발된 액세서리입니다. 2010년에 총매출의 10%를 차지했지만, 현재는 매출의 1/4 가량이 액세서리에서 나올 정도입니다. 또한, 콘텐츠에도 집중하는데요. 디즈니 비디오가 내장된 199달러짜리 디즈니 버전과 200달러짜리 니켈로디언 특별판을 내놓았고, 270달러짜리 드림웍스 특별판의 경우엔 슈렉 캐릭터의 목소리로 읽어주는 동화 콘텐츠도 있고, 드림웍스 애니메이터들이 가르쳐 주는 색칠 교실 프로그램도 포함되어 있는 등 푸후는 콘텐츠 업체와의 제휴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푸후의 경영진은 “'나비'를 단지 기기가 아닌 TV 방송국과 같은 어린이 콘텐츠 유통채널로 바라보고 있다 “고 말합니다.
셋째, 구매자인 부모의 마음을 제대로 읽었습니다. 나비에 담긴 기능을 보면 미리 정해진 웹사이트만 접속 가능한 '유해 콘텐츠 차단 기능'이나 잘 시간이 되면 노래와 함께 꺼지는 '자동 off 기능은 기본이고요. 재미있는 기능 중 하나로 '할 일 목록'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는데요. 정해진 일을 다 하면 부모가 사인을 하고, 미리 구입해 둔 가상 동전인 '나비 코인'이 인센티브로 지급되면서 앱이나 게임, 바탕화면 등에 활용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교육용 게임의 경우 미국 학업성취도 분석 시스템과 연동되어 내 자녀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어떻게 보완할 지에 대한 조언을 들을 수 있는 기능까지 갖춰져서 교육에 관심이 많은 미국의 부모들과 아시아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홍보되었습니다.
흔히 틈새시장이라고 하면 '소수의 특이한 고객을 위한 별난 제품'을 생각하기 쉬운데요, 하지만 '자식 사랑'과 '교육열'이라는 만고불변의 니즈와 태블릿이라는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를 솜씨 좋게 결합한 푸후의 성공은 '성장이 갈수록 희소해지는' 요즈음, 더욱 곱씹어 볼 만한 성공사례가 아닐까 하는데요, 여러분께서도 오늘 한 번 평범함 속에서의 비범한 아이디어를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