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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온라인 유통시장을 뒤흔들었던 소셜커머스 산업이 최근 몇 개의 기업으로 재편화 되었습니다. 중국에서도 마찬가진데요. 5천 개가 넘는 기업이 이 시장에 진출했다가, 현재에는 최대 소셜커머스로 부상한 메이투안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메이투안은 어떻게 치열한 경쟁 속에서 업계를 선도하는 위치로 올라설 수 있었을까요? 중국 유통시장의 거대 공룡으로 등장한 메이투안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고자 합니다.

 

메이투안을 소개하기에 앞서 창업자이자 30대 중반의 CEO, 왕실을 빼놓을 수 없는데요. 1997년 칭화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델라웨어대학원 박사과정을 다니던 중 장기 휴학계를 제출한 뒤 2명의 대학 동기들과 의기투합해 창업합니다. 2004년 미국 유학시절에 경험한 SNS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 <두어두어요우(多多友)>를 시작했죠. 시대를 너무 앞선 탓일까요? 당시 SNS는 중국 내에서도 너무나도 낯선 서비스였기 때문에,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사업을 접습니다. 하지만 왕싱은 2005년 망설임 없이 두 번째 창업에 도전하는데요. 중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중국판 Facebook인 <샤오네 이왕>이죠. 대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으나, 전 연령대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더 큰 기업에 넘기는 게 낫다고 판단, 1년 만에 매각하고 또다시 창업합니다. 그것이 트위터와 비슷한 <판퍼우왕>과 해외 거주 중국인과 연결해주는 <하이네 이왕>인데요. 이 두 회사는 자금 한계에 부딪혀 결국 사업을 접습니다. 하지만 왕싱은 메이투안을 설립하며 다시 한번 새로운 트렌드를 중국에 알렸는데요. 바로 소셜커머스입니다. 2010년, 소셜커머스를 최초로 중국에 출시했고, 서비스 시작과 동시에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굳건히 중국 소셜커머스 시장 1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메이투안의 강점은 무엇이었을까요? 먼저, 처음부터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습니다. 이른바, 내실부터 탄탄히 하자는 전략이었죠. 라쇼우, 워워투안 등 메이투안의 경쟁사들은 초기 시장을 선점하여 지배적 사업자가 되면 향후 높은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전략으로 전국적인 TV광고와 대기업과 제휴 등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였습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고객 충성도는 그리 높지 않았죠. 심지어 경쟁업체가 비슷한 광고나 할인행사를 하면 고객들은 곧바로 옮겨 다니기 일쑤였던 것입니다. 반면, 메이투안은 TV광고보다 저렴한 온라인 광고와 사용자 후기를 적극 활용하였습니다. 이른바 ‘온라인 구전 효과’를 노린 것입니다. 또, 사업 초기 북경을 중심으로 일부 지역에만 역량을 집중했는데요. 그래서 유명 대기업이 아닌 중소상인들과 제휴하며 지역별로 특화된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였습니다. 대기업과의 제휴에는 많은 비용이 소요되나, 중소상인과 협력은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지역의 사업이 안정된 후에는 조금씩 지역을 확대해나갔고요. 그 결과 2011년 4분기, 메이투안은 글로벌 업체 등 경쟁사들의 자본이 고갈되던 시점에 업계 1위로 올라섰고요. 또, 2013년 손익분기점에 도달하는 등 안정적 성장세를 이어갔습니다.

 

또 다른 전략은 소비자 우선 정책입니다. 혹시 소셜커머스에서 상품을 구매한 뒤 기간이 지나 사용하지 못한 적 있으신가요? 심지어 환불이나 취소도 안 되는 경우도 있죠. 소비자 불만 중 가장 컸던 것인 바로 환불 문제였습니다. 메이투안은 사업 초기부터 조건 없이 7일 이내 기간이 지난 쿠폰을 환불한 정책을 중국 최초로 도입했고요. 또,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200여 명의 직원으로 콜센터를 운영하며 소비자의 불편사항 개선에 적극 나섰습니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로 메이투안은 2012년 중국 소셜커머스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고, 한 달 내 재구매율이 60~70%까지 상승하였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메이투안은 자체 개발한 ‘웹 거래 분석 툴’로 온라인 사용자의 행태와 이용후기 및 평점 등을 면밀히 분석하여 소비자 니즈에 맞게 변화를 거듭했습니다. 먼저 소비자가 공산품보다 식당, 미용, 마사지, 영화예매 등 생활서비스 상품 구매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는 점에서 착안해 유명 대기업의 공산품 공동구매에 열중하던 경쟁사와 달리 생활서비스에 특화했습니다. 두 번째는 모바일 앱을 업계 최초로 도입해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영화티켓 예매 앱인 ‘캣아이(CatEye)’를 통해 판매한 티켓이 2015년 1분기, 중국 온라인 티켓 판매량의 63%에 달했고요. 호텔 예약인 ‘메이투안 호텔’의 판매량 역시 중국 내 최대 여행사인 씨트립에 이어 2위를 차지할 정도로 단기간에 큰 성장을 거뒀습니다. 소비자들이 이동 중이나 친구와 대화 중에 소셜커머스를 검색하여 할인된 서비스를 구매한 뒤 곧바로 해당 업체를 방문하는 온디멘드 서비스를 활용한 것입니다.

 

어떻습니까? ‘내실 추구’와 ‘소비자 우선’이라는 전략이 다소 뻔해 보일 수 있는데요. 남들이 앞다퉈 큰 자본을 투자받고 공격적으로 확장할 때, ‘이 사업 지속 가능한 거야?’라며 과감히 다른 길을 선택한다는 것이 실은 결코 뻔해 보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것이 오히려 메이투안은 안정된 1위 기업으로 부상할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작용한 것입니다. 이후에도 메이투안은 안주하지 않고 각 도시에 난립해 있던 부실 경쟁사를 인수해 지역을 확장했고요. 최근에는 중국 소셜커머스 2위인 디안펑과 합병해 한 단계 도약을 준비하고 있어 향후 성장이 기대됩니다. 메이투안의 사례와 같이 지속 가능한 길을 찾는다면 국내외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안정을 유지하고 꾸준히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